저는 요즘 이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직이 아니라 퇴사한지가 7개월 8개월 되어가기 때문에 재취업이라고 생각하는게 맞는거 같습니다.
퇴사를 하게 된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일, 내가 쓸 서비스를 만들자는게 목표였습니다. 더불어 더 이상 컴퓨터에 대한 기본 이해가 없으면 경력만 있고 내실이 없다라는 평가를 받을수도 있어서 고민 끝에 회사를 그만두고 몇달간 방안에서 컴퓨터만 보고 지내왔습니다.
사실 저도 제 나름의 분석을 하기는 했습니다. 시중에 나와있는 유사한 앱들을 다운받아보고, 사용해보면서 장단점을 비교해보고 하면서 계획을 세웠습니다.
당연히 제가 만든 서비스(안드로이드 앱)이 유명해지고 하면 더 할 나위없이 좋은 경험이겠지만, 애초에 그런 결과를 원하는건 바라지도 않았고, 처음목표인 내가 쓸 수 있는 앱이면 성공이다 라는 생각으로 진행했습니다.
Dribble이라는 디자인 템플릿 사이트에서 디자인도 참고 하고, XD로 그려보고 프로토타입이라는것도 만들어 보고, Word로 작업도 해보고, Notion으로 프로젝트를 단계별로 나누어 진행 상태도 체크해보고, 정말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미래에 같이 협업을 해야할 기획자, 디자이너, 백엔드 분들이 얼마나 고생할지에 대해 조금이나마 체험하게 되는 계기가 된 것도 정말 값진경험이었습니다.
여기까지가 퇴사후 지금까지의 시간 중에서 좋은 부분에 대한 회고입니다.
인생이 우리가 계획한대로만 진행되면 우리는 이미 모두 성공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게 제가 가장 후회하는 부분입니다. 플랜B, C까지도 만들고 시작했다고 했는데...
저도 처음에는 장미빛 미래를 꿈꿨습니다. 이렇게 이렇게 진행해서 이렇게 이렇게 하면 될 것이고 이게 어느 시점까지 완성이되면 다시 넘어가고 이런류의 플랜...
지금 보면 계획대로 흘러간 경우가 별로 없었던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앱이 제가 예상한 완료 시점보다 2개월이나 지나서 끝나있었고, 생각보다 컴퓨터 이론에 대해 학습하는게 버거웠으며,,, 그냥 버거움의 연속이었던것 같습니다.
또 다른 부분도 있습니다. 금전적인 이유이죠. 다음 2편에서 자세하게 재취업과 연결지어 설명을 드리겠지만 자금압박이 들어오기 시작한건 8월부터 였습니다.
일단 돈을 충분히 모아둔 상태에서 퇴사를 했기도 했고, 어느정도 까지는 버틸수있겠다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컨트롤이 안되었습니다. 뜻대로 이루어진게 아무것도 없네? 라는 생각이 지금 생각하니 드네요.
최후의 보루로 현재 가지고 있는 주식과 가상화폐, 퇴직연금, 개인연금을 해지해서 유지 할 생각도 하고있었는데, 좋게도 기회가 찾아와서 지금은 그 기회를 잡으려 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만 말씀드리면 절대로 후회하지 않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몇달간의 시간은 결론적으로는 더 큰 양분이 되어있었습니다. 그리고 퇴사 후 일어나는 모든일에 대해 원한든 원하지 않던 책임을 지겠다는 생각 때문에 부정적인 생각이 들때마다 더 열심히 했습니다 오히려.
나가서 후회하지마라
는 말을 직장 동료들에게 듣습니다. 혹여나 나가게 되더라도 이직은 성공해놓고 나가라는 말을 종종 듣고는 합니다.
내가 왜 그래야 하는거죠? 후회를 하던 말던 그냥 자신의 결정에 책임을 지면 되는거 아닐까요?
그렇게 조언을 해주시는 분들에게 반항하는 의미로 생각한거는 아닙니다. 그냥 제 생각은
어떠한 결정을 하던지 책임은 나에게 있다
입니다. 그분들의 말을 듣고 나서 일어나는 모든 일 , 그분들의 말을 안듣고 나서 일어나는 모든 일도 결국에는 스스로가 책임지는 일입니다.
비록 계획대로 진행되지는 않았던 아쉬움은 있습니다. 하지만
운영체제라는것에 대해 책을 한번이라도 정독을 한 것,
디자인 패턴에 대해 알고 나서 소스 코드를 보며 이해하는 나를 보는 즐거움,
자료구조와 알고리즘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며 use case도 생각해보며 구현해보는 즐거움,
비록 화려하지는 않지만 앱 계획부터 디자인, 백엔드, 프론트(앱)까지 이 모든 것을 해본 경험
이런 경험들이 분명 저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거라고 확신합니다.
그리고 제가 원치 않았던 결과들, 경험에 대해서도 겸허히 받아들이고 성장의 밑바탕으로 활용하면 그만입니다.
상황은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천국이 될 수도, 지옥이 될 수도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