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거추장스럽고 번거로운 짐들을 훨훨 벗어버리고 싶지만, 이왕 백팔번뇌를 해탈 못할 바에야, 미안과 연민을 되풀이하면서 짐승을 기르고 꽃나무를 가꾸면서 살아갈밖에 없다. - 사치스런 번뇌(김소운) 본문
어제 읽었던 천경자 작가의 "한"이라는 수필과 내용이 이 수필을 읽으면서 떠올랐다. 사치스런 번뇌, 왜 번뇌가 사치스럽다는 것일까? 이 수필에서도 여러 번뇌의 경험이 적혀있다.
깜빡하고 잊어버린 군자란이 하룻밤 사이에 죽어버린 일, 아끼던 새를 부주의로 날려버린 일, 정든 열대어를 손님의 부주의로 모두 얼려 버린 일 등 후회되고 마음에 죄책감을 안겨주는 이야기들이 있었다.
천경자 작가는 인생에서 힘든 일이 생겨도 이를 웃고 삼키는 것이 한이고 인생의 매력이라고 표현했다. 김소운 작가도 이왕 백팔번뇌를 해탈하지 못할 바에는 미안과 연민을 되풀이하며 짐승과 꽃나무를 기르며 살아간다고 하였다.
언급하는 대상은 다를지 모르나 힘든 일이 있더라도 그것을 삼키고 나아가는 것, 그것이 두 작가가 독자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