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회고록

jaylnne·2023년 1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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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실험과 일희일비 함정


새로 시작하게 된 프로젝트의 리서치 단계를 끝내고 (사실 리서치에 마무리라는 게 있을 수 있나 싶지만 어쨌든) 본격적인 개발 단계로 넘어갔다. 미리 계획해둔 가설의 피쳐와 모듈을 하나씩 차례로 더했다 뺐다 해보면서 실험 결과를 분석해보고 있다.

아주 가설에 어긋난 결과도 아니고, 아주 가설대로인 결과도 아니다. 당연한 일임에도,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이 모든 실험이 필요한 것임에도, 이 과정을 겪을 때는 늘 일희일비의 함정에 빠진다.

성능이 1% 라도 오르면 '햐-! 대박인데, 😆 막 이러다 엄청난 모델을 만들어버려서, 막, 응? 서비스 매출이 내 모델 덕분에 대박이 나면 어쩌지?, 실험 여기까지만 하고 그냥 얼른 배포 개발 단계로 넘어가야 하는 거 아냐?' 하다가... 다음 실험 조건에서는 성능이 떨어지거나 혹은 그대로이기만 해도 '나는 우리 회사에 필요한 구성원일까?...' 하는 비(悲)의 감정에 빠진다. 🥲

적정한 수준의 감정 상태와 평온을 유지하는 것은 업무 효율성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그래서 이렇듯 한 번 한 번의 실험 결과에 일희일비하는 현상은 나애게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는 일이다. 그래서 12월 한 달 간, 나는 매일 아침 <오늘의 TODO 리스트>를 작성하는 아이패드에 마음을 안정시키고 용기를 북돋워주는 문구 하나씩을 쓰면서 하루를 시작했다.

그 중 가장 많이 작성했던 문구는,

🧘‍♀️ 하는 것이 완벽한 것보다 더 중요하다.

였다.

복잡한 모듈은 개발하는 데도 2~3일씩이 걸릴 때가 있고, 하이퍼 파라미터 값 하나를 수정하는 일도 2~3시간의 학습 시간을 기다린 후에야 확인할 수 있다. 때문에, 새로운 실험 조건으로 넘어갈 때마다 (어차피 할 거면서) 괜히 주저했다. '이거 했는데 결과가 또 별로면?', '괜히 시간 낭비 하게 되는 건 아닐까?', '이거 말고... 좀 더 그럴 듯한 다른 가설을 찾아볼까?' 하는 생각들을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위 문구를 떠올리는 게 도움이 되었다.

결국 하지 않으면 그 무엇도 완벽해질 수 없다. 완벽하지 못할까 봐 혹은 잘하지 못할까봐 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복권에 당첨되고 싶다면 복권을 사기라도 해야 한다. 이 당연한 사실을 늘 기억하자.

2. 유한 게임과 무한 게임


유튜브를 떠돌다가 우연히 '유한 게임과 무한 게임'이라는 개념을 접했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어쩌구, 세계 10대 부자들의 어쩌구, 새벽 5시에 시작하는 하루 어쩌구... 이런 자기 계발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어째서인지 이 이야기는 '오... 오... 😳' 고개 끄덕끄덕 하면서 들었다. 공감이 되었다. 한 번도 이렇게 개념화시켜 생각해본 적은 없었지만, 무언가 찜찜하면서도 어렴풋하게 느껴오던 부분이었다.

유한 게임과 무한 게임에 대한 설명은 뉴욕주민님의 유튜브 영상을 추천!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결국 인생을 사는 마인드는 무한 게임에 참여하는 플레이어로서의 마인드여야 한다는 말 같다. 하지만, 남들과의 비교는 어느 정도 인간의 본능인 것도 같고... 뿐만 아니라 (영상에서 뉴욕주민님이 말한 것처럼) 우리를 휘감고 있는 수많은 매체와 미디어가 비교와 경쟁 심리를 이용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으니... 사회에서 고립되어 혼자 살아갈 것이 아니라면, 이렇듯 수많은 유혹과 본능을 이겨내기란... 쉽지 않을 듯하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인생은 무한 게임임이 변함 없는 사실이다. 그러니 끝, 승리, 1등, 그러한 유한 게임의 허상에 쓸데없이 매달리지 않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하자. 무한 게임의 승자는 생존하는 자이며, 생존하기 위해서는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면 된다.

3. BEP 달성 기념 파티


2022년 12월 리멤버가 처음으로 BEP (Break Even Point) 를 달성하면서 소소한 사내 파티가 있었다. 팀끼리 모여 앉아서 저녁을 먹으며 올해 BEP 달성과 관련해 본인의 기여를 자랑하는 시간을 짧게 가졌다. 내 차례가 되었을 때 나는 자랑하고 싶은 기여가 없다고 솔직히 말했다. 올해 7월에 입사한 이후, 아직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고 진행한 프로젝트가 없다. 내년에도 이렇게 팀끼리 모여앉아 비슷한 주제로 이야기 나누게 된다면, 지금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성공을 자랑할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4. 대학원 첫 번째 학기 성적


대학원 첫 번째 학기의 성적이 모두 나왔다. 필수 2개, 선택 2개... 총 4개 과목을 들었는데 한 과목은 결국 도저히 시간을 내지 못해 내버리다시피해서 C+ 가 나왔다. 오랜만에 본다... 교수님의 씨뿌리기... ㅎ 막 너무 잘해서 자랑할만한 성적은 아니지만 새로운 회사 적응과 동시에 잦은 야근들... 과 함께했던 몇 개월 치고는 나름 괜찮은 수확이라고 생각한다. 고생했다 나!

솔직히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다. 대학원에 다니기로 한 게 잘 한 선택이었는지 아닌지. 후회된다는 게 아니라 진짜로 모르겠다. 좋은 점도 있고 안 좋은 점도 있다. 좀 더 해보아야 잘한 선택이었는지 알 수 있을 듯하다.

5.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가짐


스스로 돌아보면서도 좀 깜짝 놀란 사실인데... 살면서 한 번도 새해 목표를 세워본 적이 없다. 한 번도. 그런데 올해에는 새해 목표를 세웠다. 어떤 계획인지 아직은 누구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다. 어느 정도 가까워졌다 싶은 시점이 되었을 때 이야기하고 싶다. 헿.

안녕 2023! 나에게 5년 같은 1년이 되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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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정한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달리는 걸 즐기는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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