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의 시작

김승환·2022년 1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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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30분, 아침일찍 관악산 연주대에서 새해 일출을 보기 위해 집에서 나섰다.

4줄 요약을 하자면
1) 새벽에 등산 갈 때는 무조건 장갑을 챙기자
2) 취미에 등산을 추가해도 재밌을 것 같다
3) 잃어버리지 말아야 하는건 꼭 지퍼달린 주머니에 넣자
4) 새해엔 목표를 이룰 수 있길!

서울대 안에서 출발하는 코스로 등산을 했다.
이른 새벽이었지만 새해 첫 일출이어서 그런지 나보다 어려보이는 분들도 많았다. (정상에서 '도곡중 등산부 화이팅'이라는 깃발을 봤는데 너무 귀여웠다ㅋㅋㅋ)

미세 먼지 상태도 매우 좋았고 날씨도 맑을 예정이어서 한껏 기대를 하고 등산을 시작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부터였다.

등산 시작한 지 5분 만에
"아.. 장갑챙겨올걸....ㅋㅋㅋㅋㅋ"
해도 안 뜬 어두운 산이었기 때문에 한 손에는 손전등, 한 손은 균형을 잃지 않기 위해 주머니에서 빼고 있었다.

손전등을 왼손으로 들었다 오른손으로 들었다 (무슨 비빔면도 아니고...) 난리도 아니었다.

바위도 미끄럽지 않았고 사람들도 많았기에 전체적으로 코스의 난이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다만 후반 1/3부터는 고도가 급상승해서 후반부는 조금 빡셌다. (후반에 엄청 많은 계단이 나오는데 하늘이 점점 푸르게 변하고 있던 터라 한숨에 오르려다가 토 나올 뻔했다.)

정상까지 도달한 시간은 대략 40분 정도? 사람이 별로 없는 낮에 왔었다면 좀 더 시간이 단축됐을 것 같다.

처음에 딱 올라왔을 때의 풍경이다.
정상까지 무사히 잘 왔다는 기쁨과 동시에 우거진 나무 속에서 해가 잘 보일 자리를 운 좋게 잡아 기분이 너무 좋았다.


뿌-듯! 자리를 잘 골라서 더욱!

재밌었던 건 산 정상의 자연 속에서 커피믹스 와 컵라면 냄새를 맡았을 때다. 그런 장면들이 이상한 건 아닌데 뭔가.... 예상치 못했기에 더 낯설게 느껴졌달까ㅋㅋㅋㅋ

1/3쯤 하산 했을 때 주머니에 있던 카드를 잃어버려 산 정상까지 다시 갔다왔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크흡...

그래서 하산할 때의 기록이 이렇게 나왔다. 마지막에 내려올 때는 신나게 내려왔네ㅋㅋㅋ


(개인적으로 제일 잘 찍었다 생각하는 사진이다.)


(여기서 롯데타워가 보일줄이야)

(여기가 찐 정상이라 한다. 난 그 옆 봉우리에 있었다.)


(너무 열정적으로 올랐는지 눈썹에 서리가 꼈다. 각질 아닙니다........)


(하산 할 때 기념하는 의미로 1층이지만 돌탑(?)을 쌓고 왔다.)


(체구 좋은 산에 사는 고양이들.. 너네 산삼이라도 캐먹니...? 바위에 올라갔다 발바닥이 시려운지 발을 허공에 탈탈 터는 모습이 꽤나 귀여웠다.)


(겨울이 맞긴 하네요)

작년엔 개인적으로 고민도 많이 하고 진짜 어른이 되기 위해 생각이 많았던 시기였다. 아직 겁도 많고, 준비되지 않은 사람이라는 걸 느꼈다. 떠오르는 해를 보며 울컥할 정도로 안에 무의식적으로 쌓였던 게 많았었나보다. 올 한 해는 나 자신에게 더 이상 미안해지지 않게 달려보고 싶다. 후련하게 달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들었다.

정상에서 빌었던 세 소원이 올해는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이 순간을 잊지 말자. 진심을 담아 잘 해보자 승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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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을 사는 개발자가 꿈입니다. The Unexpected do The Unexpected.

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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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25일

'올 한 해는 나 자신에게 더 이상 미안해지지 않게 달려보고 싶다.'
정말 와닿네. 응원한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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