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일어났다. 그건 그냥 그렇게 된 거다. 그래도 뭔가 먹고 나가긴 해야 할텐데...하다가, 어제 가족들이 남긴 세트 메뉴의 흔적을 발견했다. 먹으려면 먹어도 된다고 했지.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아침은 그런 걸로 가볍게 때우고 넘어갔다.
질문 일기? 그런 거 할 시간이 어딨어?
오늘의 프리웨이트는 코어. 기구는 상체후면을 선택했다. 상체는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어깨에 힘 안들어가게 하는 게 어려운 것 같다. 애초에 어디에 어떻게 힘을 줘야 하는지조차 잘 모르는 사람인 채 시작하는 거라서...ㅎ 설명을 들어도 며칠 뒤에 그 기구를 다시 사용할 때가 되면 또 까먹기도 하고 좀 그렇다. 아직은 그런 반복을 통해 자세와 동작을 익혀 나가는 단계.
얘길 들어보면 헬스장 샤워실 이용 여부는 많이 갈리는 것 같다. 집이 가까우면 그냥 집에 가서 씻는 게 낫다고 하는 사람이 많더라. 좋은 데 사나보다(?). 아무리 생각해도 난 헬스장 샤워실이 우리집 화장실보다 씻기 쾌적한 것 같다. 헬스장이 집 바로 앞에 있었어도 난 헬스장에서 씻고 나왔을 듯.
언제나처럼 종로점에 가려다가 성수점으로 갔다. 경로가 좀 왔다갔다지만 뭐... 올해만큼은 내 마음대로 살기로 했다(?). 성수점 안 간지 너무 오래되어서 한 번 슬슬 가고 싶기도 했고, 종로점 셋팅 때문에 한 섹터 못 쓰니까. 겸사겸사 성수점은 어떨까, 싶었다.
캘린더를 보니 지하 1층은 지구력 셋팅이 진행 중이라는 것 같아 1층부터 3층까지만 돌고 왔다. 각 층별로 가볍게 세 번째 난이도 한 바퀴로 시작하여 네 번째 난이도 문제를 풀기로 했다. 이번엔 그렇게 전체적으로 훑고, 다음번 방문 때 본격적으로 네 번째 난이도 문제 풀면서 다섯 번째 난이도 도전해봐야지.
아니 근데 남들 구경 안 하고 오르내리기만 하면 한 시간 반? 두 시간? 동안 이 만큼을 할 수가 있구나... 뭔가 성수점은 종로점보다 사람들을 덜 구경하게 된다. 벽이 가운데 있어서 건너편이 안 보여서 그런가...
흥미?로운 건, 이게 되나 싶은 네 번째 문제 몇 개를 완등했다는 것이다. 역량이 안 될 것 같은데...하면서도 올라가봤는데 어떻게든 올라가지긴 하더라. 역시 어떤 문제는 역량이 되는데 겁을 먹어서 못 올라가는 것도 있다. 요즘은 그런 게 조금 줄어든 것 같다. 좀 더 도전이란 걸 할 수 있겠는 느낌?
난 쉬운 다음 난이도 문제를 찾아 헤매기 보다는 내가 하는 난이도 중 가장 어려운 문제까지 완벽하게 해낼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다음 난이도 삽질하는 과정에서의 성장도 있긴 하겠지만, 어찌 되었건 어느 정도 올라갈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 보다 수월하게 완등할 수 있도록. 그 오르내리는 반복 속에서 어떻게든 넘어갈 수는 있지만 그닥 자신이 없는 홀드도 좀 더 능숙해진다거나? 하여간 난 그런 게 더 좋을 것 같다.
그래도 다섯 번째 난이도는 12월에 쉬기 전까지는 몇 번 완등한 적 있으니 가끔 도전해봐야지. 자주는 말고. 성수점 다음에 방문할 땐 안 풀어본 네 번째 난이도 문제 위주로 하며 흥미로운 다섯 번째 난이도 문제 있으면 한두 개 정도는 시도해보련다.
스물여덟 번째 공연. (「굴」 누적 14회, 「대소동」 누적 11회, 「청혼」 누적 18회, 「애수」 누적 18회)
지난 토요일이랑 작품 구성 및 순서가 완전히 일치한다. 그래서 장 전환 같은 건 그 날과 동일하게 하고 따로 연습을 안 해보았다. 근데 본인 장 전환 빼먹을 뻔 한 사람이 한 명 있었다. 「청혼」이 끝나가는데 원형 탁자 치워야 할 사람이 대기하고 있지 않아서 반대쪽 분장실 넘어가보니 핸드폰 바라보며 앉아 있길래 전환 있지 않냐고 하면서 데려왔다. 12월에도 다른 사람으로 비슷한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쩝... 하여간 그래도 실제 문제가 발생했던 건 아니고 잘 대처했으니 아무렴 어때.
계묘년 을축월 경진일, 음력으로는 12월 7일.
생각해봤는데... 난 늦게 일어나면, 그러니까 대략 여덟아홉시 이후에 일어나면 뭔가 몸이 뻐근해서 한참동안 일상생활을 못 한다. 여서일곱시에 일어나면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지만 여덟아홉시에 일어나면 점심 때까지 원활한 생활이 잘 안 되는 느낌? 하더라도 억지로 하는 느낌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건 나에게 썩 좋지 않다. 그걸 알기에 학부생 때도 과제 다 못 끝냈어도 "여기서부터는 내일!" 하면서 그냥 덮고 자곤 했는데... 연극을 하면 평일 공연 끝나고 집에 오는 시간이 늦어져서 늦게 잘 수 밖에 없게 되는 것 같다. 공연 기간의 피곤함은 극장에서의 뭐시깽이보다 이게 훨씬 큰 것 같다.
이 피곤함은 이 업계에 대한 회의감을 야기하곤 한다. 할 땐 재밌는데 나랑 본질적인 안 맞음이 있는 것 같은 뭐시깽이... 늦게 자게 되는 이슈만 어떻게 처리되면 훨씬 나을 것 같은데 쩝... 쉽지 않네. 쾌적한 다음날을 위해서는 23시 정도에는 자야 되는데 집에 오면 이미 23시야. 자는 시간은 기본 1시를 넘기는 생활이 좀 힘들다. 차라리 아침 일찍 일어나서 헬스장 들렸다가 오전 출근하는 루틴이 이보다 덜 피곤하고 덜 힘들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