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운동

오늘도 어제랑 같은 루트로 자전거교육장을 지나 어린이교통안전센터 근처의 운동기구 쪽으로 갔다. 집 근처 경로당 앞의 운동기구도 종류도 다양하고 괜찮아보였지만, 철봉은 여기 밖에 없기도 하고... 오늘은 마트에 들려 사가기로 한 것도 있으니까. 가볍게 스트레칭 하고 풀업을 위한 훈련?을 하려고 하는데 낯선 지역 주민이 말을 걸어왔다. 뭔가... 이DS 님 닮은 아재다. 학교는 방학했냐길래 학교 안 다닌다고 했더니 학교 밖 청소년 정도로 인식하신 것 같다. 뭐...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긴 하지.

초등학교 입학 전에는 언니네 반 학부모들로부터 "쟨 일반학교 적응 못한다, 대안학교 보내야 한다" 소리를 듣곤 했다고 하고... 부모님도 대안학교 자체에 대해서는 인식이 괜찮았으나, 저런 말 듣고서 그냥 선택지 중 하나로 보내는 게 아니라 "일반학교 적응 못해서" 보내는 것처럼 보이기 싫다고(?) 일반학교 보냈다는 이야기를 얼핏 들은 적 있다. 기본적으로 "하고자 하는 게 명확히 생기면 공부 안해도 된다, 다만 그게 생기기 전까지는 일단 교육과정을 따르라"는 분위기에서 자랐기에, 중고생 때 관심 분야가 명확해졌다면 어쩌면 난 학교 그만두고 그 분야에 집중하고자 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건, 하고 싶은 게 없었기 때문이다. 대학도 그래. 대학을 가든 안 가든 일단 고3 입시는 해보는 거다. 솔직히 현역으로 못 갔으면 재수는 안 했을 것 같다. 대학 안 가고 할 수 있는 걸 찾았겠지. 그래서 학과도 전공을 살리지 않더라도 나에게 유의미한 시간이 될 것 같은 학과로 지원했다. 하여간, 10대 시절의 나에게 꿈이 있었다면 난 분명 학교 밖 청소년이 되었을 거다.

이DS 님 닮은 통영 아재는 나에게 농구나 배드민턴 같은 거 좋아하냐고 물어봤고, 나는 농구는 해본 적 없고 배드민턴은 오래 전에 수행평가 할 때 해본 게 다라서 잘 못 한다고 했다. 그 옆에 마침 농구 코트가 있어 얼결에(?) 공 좀 몇 번 던져 보았다. 스포츠몬스터에서도 안 했던 농구를 통영에서 해보네;; 사람 없을 때 가볍게 던지고 노는 것 정도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골대에 그려진 작은 네모를 겨냥하라고 하시는데, 원하는 곳으로 던지는 게 쉽지 않더라.

하여간 낯선 시간이었다. 살짝 부담스럽긴 해도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다. 기껏 철봉 있는 곳까지 와서 철봉은 거의 건드리지도 않았지만... 아무렴 어때. 아침을 안 먹어서 슬슬 배가 고프기도 하고 마트에서 살 게 좀 있기도 하고 해서 겸사겸사 가려고 하는데 마트까지 태워다주신다고 해서 괜찮다고 했다. 철봉도 철봉이지만 해안선 따라 걸으려고 여기까지 왔는데 뭔 차를 타요...ㅎ 아는 사람 차도 안 탈 판에 모르는 사람 차를 탄다...?? 근데 어르신들만 운동하러 오는 곳에 청소년으로 보이는 애가 혼자 와서 깔짝대고 있으니 보기 드문 풍경이라서 그런지 이것저것 챙겨주고 싶어하시긴 하더라.

TOP마트

이것저것 살 게 있어서 마트에 들렸다. 집에 가는 길에 살짝만 옆으로 틀면 좀 큰 마트가 있다. 월요일에 식재료를 구입하러 간 곳이기도 하다. @판다군이 필요하다고 사다 달라고 했던 것들을 사고, 충동구매도 살짝 했다. 아니이이ㅣㅣ 양갱을 두 묶음을 사면 10% 할인해준다는 말에 넘어가버렸지 뭐야(...). 집에 간식 조금 정도는 있어도 괜찮잖아? 집에 있는 간식이라고는 아이스크림...은 출근해있는 사이에 내가 다 먹어버렸어(...).

독서

『기계의 반칙』을 마저 읽는다. 지능은 단 하나의 특성으로 귀결되지 않는다.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한 효과적인 행동을 하는 다양한 생존 기법이 있을 수 있다... 뭐 그런 내용. 많이는 못 읽었다.

자세한 내용은 생략한다

아무튼 시간을 보냈다. 주로 컴퓨터 앞에 앉아.

여담

오늘은 계묘년 갑자월 경신일, 음력으로는 11월 16일.

「애수」는 앙상블 캐스팅이 그날그날 다른데 예매할 땐 이를 확인할 수 없다. 처음에는 공연에 참여하는 우리도 명확히 알지 못하는 구조였는데, 원활한 준비를 위해 한 달치 캐스팅은 미리 정하는 걸로 되었다. 그런데 1월 「애수」 앙상블 캐스팅이 아직 나오지 않아 언제 나오는지 문의하자 오늘 정해주셨다. 이게 그 물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그런 건가. 하여간 1월 17일을 제외한 「애수」에는 다 참여하는 거더라. 13일과 17일은 작품 구성이 동일한데 「애수」 앙상블 캐스팅에는 차이가 있구나. 하여간 1월 중 가장 많은 작품에 참여하는 날은 세 작품 참여하는 1월 6일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그 외에는 대체로 두 작품. 3일과 17일만 「대소동」 하나뿐이구나.

수현이한테 클라이밍을 영업하려고 하였으나 실패했다. 떨어지는 걸 겁내는 모양이다. 본인 체중으로 떨어지면 높은 높이가 아니어도 아플 것 같다나.

어제 작성하던 기록을 방치해두고 그냥 잤다. 그건 그냥 그렇게 된 거다. 아무렴 어때. 업로드하지 마고 패스할까 하다가 그래도 적어놓은 건 있어서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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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인 정단휘 鄭丹輝; 가끔은 출판인; 어쩌면 체육인?; 개발자들 사이에서 다른 이야기를 중얼거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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