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25일 월요일 #СегоДаня

Даня[다냐]·2023년 12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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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겸 식재료 수급

점심이 다 되어기는 시간에 일어나 통영의 거리를 걸었다. 식재료를 구하러 가기 전 가벼운? 산책이다. 통영에 있는 동안에는 출퇴근을 안 하니까 걸음 수가 적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 한 번의 외출이 6000 걸음 정도 되더라. 마트는 해저터널 너머까지 갔다가 오는 길에 들렸다.

해저터널은 인스머스로 가는 입구라고 주장해본다(?). 그러고보니 어제 밤에는 다양한 캐럴을 들었지. 어제 틀어놨던 노래들 중 일부를 공유해본다. 사실 청년공간에 이런(?) 취향을 가진 청년 분들이 두어 명 정도 있던 걸 아는데, 충분히 친해지지 못한 게 아쉽다. 한 명은 내 친구가 될 수도 있는 존재로 눈독들이고 있다(?). 마땅한 계기가 없었지만 항상 흥미를 느끼고 있었다. 그가 아컴 호러를 언급했을 때 솔직히 좀 두근두근했다. 내년에는 당신이 내 친구가 되길, 내가 당신의 친구가 되길 기대해본다. 같이 『광기의 저택』 같은 보드게임을 해도 재밌을텐데. 보드게임 좋아하잖아, 안그래요?

아니 근데 근데 솔직히 그런 거 있잖아... 내가 "인스머스로 가는 입구" 같은 드립을 쳤을 때 "인스머스...? 그게 뭔데요......?" 하는 사람보다는 "아옭옭옭옭―" 하며 같이 웃는 @판다군 같은 사람이 더 좋기 마련이다.

갑작스러운 코스믹호러 장르에 당황스러운 사람은 아래의 통영 바다를 보며 평온을 되찾길 바란다. 당신의 SAN치가 떨어지지 않았길 바라며.

사실 이 바다 아래에는... 여기까지만 하겠다.

World of Horror

인스머스에 다녀온 후(?) 카레를 먹고 게임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카레는 48인분 정도 준비했다고 한다. 아무래도 한동안 계속 카레를 먹고 살 것 같다. 하지만 맛있으면 된 거 아닐까. 급양병 출신의 곰 한 마리가 48인분의 카레를 만드는 동안 나는 옆에서 구경만 했다.

아니, 구경만 하지 않았다. 나는 문 너머에서 선 정리를 하고 있었다. 적당히 대충 꽂아놓은 것들을 정리했다. 물건들의 위치를 잡고, 그 위치에서 최적의 콘센트 구멍이 어디인지 판단하여 꽂혀 있는 코드들의 배열을 재구성했다. 그런데 테이블타이도 없고 빵끈도 없고 이거 선을 정리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잖아...? 물론 난 이런 경우에 다이소 까만 고무줄을 이용하여 쉽게 정리하는 방법을 안다. 테이블타이 묶듯이 고무줄으로도 똑같?이 할 수 있다. TV 주변을 정리하고 그 쪽 콘센트에서 비롯된 멀티탭을 정리한 후 집주인에게 컨펌까지 완료. 그런데 이쪽보다 컴퓨터 쪽이 더 뭐시깽이하다고...? 보니까 확실히 그 쪽은 컴퓨터 그 자체도 듀얼모니터 쓰고 하면서 복잡하지만 충전선도 많고 이것저것 물건들도 많더라.

아직 책장을 장만하기 전이라 책들을 책상에 적당히 쌓아놓았다길래 방 한 쪽에 있는 선반 한 칸을 비우고 책장 장만하기 전까지 그곳을 임시 책장으로 쓰라고 했다. 자취 초반이라 물건이 많지 않아 선반 한 칸 정도는 위아래로 분산시키면 금방 비워지더라. 책만 치워도 책상이 훨씬 넓어진다. 그리고 손 닿는 위치에 적당히 쌓아둔 잡동사니가 많았는데, 손 닿는 위치는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두고 손이 잘 닿지 않는 구석에 잡동사니를 쌓아두도록 배치를 변경했다. 그렇게 물건들의 위치를 재구성한 후 그것에 맞춰 어떤 기기가 어느 멀티탭에 꽂혀 있는 게 좋을지 탐색했다. 어제 내가 이곳에 도착했을 때보다 훨씬 깔끔해졌고 집 주인도 만족스러워 하더라. 반 년에 한 번 정도는 왠지 뭔가 마음에 안 들어서 보다 더 최선의 배치를 찾아 방구조를 바꾸곤 하는 사람으로서 현 상황에서의 최선의 배치를 찾는 건 좀 능숙해진 것 같다.

하여간 그런 시간을 보낸 후 닌텐도 스위치로 『World of Horror』 라는 게임을 플레이했다. 게임 발매를 몇 개월 앞둔 언젠가 인터넷에서 이 게임의 정보를 발견하고 완전히 @판다군의 취향에 맞는 게임인 것 같아 추천해줬는데, 그 새 발매되어 즐기고 있더라. 근데 그의 취향일 뿐, 나랑은 별로 안 맞는 게임이다. 난 이런 장르의 게임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세계관은 내가 흥미로워 할 만한 게 맞긴 한데, 게임 플레이 방식이라거나 하는 게 적성에 맞지 않는다. 이런 게임은 직접 플레이하는 것보다 구경하는 게 더 좋다.

동네 구경

그 외에도 이것저것 놀다가 또 밖에 나갔다 왔다. 그 사이에 크리스마스랍시고 요로코롬한 케익도 먹었는데 언제쯤이었더라?

―라고 하고 보니 『World of Horror』 를 플레이하며 먹었구나. 시간대를 맞추려면 위로 올려야 하지만 이렇게 적은 김에 그냥 여기에 두겠다. 내가 케익을 먹으면 김밥과 비슷한 확률로(...) 속이 안 좋아지기 때문에 저 요망한 옹동이를 들이미는 루돌프가 있는 아이스크림 케익으로 준비했다고 한다. 근데 사진을 너무 "요망한 옹동이" 쪽에서 찍은 것 같긴 하다. 하지만 내가 그 쪽에 앉아 있었을 뿐이다. 케익을 책상 위에 올린 사람이 나에게 "요망한 옹동이"를 보여주고 싶었나보지(?).

하여간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저녁에 또 바다 근처를 돌았다. 이번에는 해저터널 쪽으로 가지 않고 그냥 돌았다. 20분 정도 걸어간 지점에 리드 클라이밍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더라.

볼더링 금단증상이 있던 나는 리드 없는 리드 클라이밍을... ―이라고 하지만 안전 상의 이유로 높이 올라가지는 않았다. 그냥 사진만 찍고 내려왔다고 주장해본다. 근데 홀드가 꽤 맨들맨들하더라. 익숙한 까슬까슬함이 아니어서 좀 어색했다. 이런 거 잡고 올라갔다간 미끄러질 것 같은데...싶기도 하고. 겨울에 왜 저런 칠부바지를 입고 있냐고 한다면, 이 동네는 수도권 지역만큼 춥지 않다는 이야기를 해두겠다. 나 같이 추위에 취약한 사람은 남부 지방에 사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어제 10년 만에 눈이 0.3cm나 왔다고 하더라. 이 동네에서는 엄청난 일이다.

아 참고로 저 롱패딩은 내 옷 아니다. ...늘 그랬듯이?ㅋ 언제나 내 꺼 아닌 거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지(?)ㅋ

저 옆에 흔히 공원에서 볼 수 있는 운동기구도 몇 가지 있더라. 그러니까 자취방에서 20분 정도 여유롭게 걸어오면 가벼운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거지. 그리고 여기서 10분 정도 더 가면 그 통영 유일 뭐시깽이 하는 클라이밍장이 있다고? 참고할 만한 최신 후기가 없는 게 아쉽지만 조만간 한 번 들려볼까 싶기도 하고.

Vampire Survivors

『Vampire Survivors』 라는 게임을 어제 구입했다길래 해봤다. 원래 혼자 하는 게임인데 @판다군은 컨트롤에 어려움을 느끼고 나는 아이템 선택에 어려움을 느껴 자체적인 협동 플레이를 했다. 이런 류의 게임, 광고에서 많이 본 것 같은데... 낮은 난이도의 스테이지는 상당히 루즈하더라. @판다군이 얻고 싶은 게 좀 있다고 해서 그런 것들의 해금 조건 위주로 플레이 했다.

시간만 있었다면 더 했겠지만, 내일 출근해야 한다고 해서 여기까지.

여담

계묘년 갑자월 정사일, 음력으로는 11월 13일.

오늘은 새벽갬성?과 함께 자기 전에 짧은 글을 끄적여 볼까.

>>> #29 〈다양성〉
>>> #30 〈바쁘다〉

시간도 늦었으니 오늘의 여담은 길게 말하지 않겠다. 이 글을 읽은 모든 분들이 행복하고 즐거운 연말을 보낼 수 있길 바라며 마무리한다.

profile
연극인 정단휘 鄭丹輝; 가끔은 출판인; 어쩌면 체육인?; 개발자들 사이에서 다른 이야기를 중얼거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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