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책방 근처까지 걸어갔다가 바다 방향으로 틀었다. 내리막길을 내려와 바다 옆 길을 따라 걸어간다. 해안선을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는 며칠 사이에 이미 익숙해져 있었다. 그대로 더 걷다보면 자전거교육장이 나오고, 리드 없는 리드 클라이밍을 했던 곳까지 도달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옆의 공간이 이 동네에서 야외 운동 기구가 가장 많은 곳으로 추정된다. 책방까지 가는 길에 있는 아파트 앞에도 나름 괜찮은 게 있고, 해안선 따라 좀 더 집 방향에도 나름 괜찮은 게 있긴 하더라. 그런데 철봉은 여기 밖에 없다.
그렇게 한 바퀴 돌고 와서 문득 우리의 메타버스 청년공간과도 다름 없는 삼성헬스 투게더를 확인해보니, 여전히 나와 누군가가 4위와 5위를 비등비등하게 왔다갔다 하고 있다. 솔직히 별 경쟁심 없이 하고 있었는데 4위가 저 사람이고 나랑 얼마 차이 안 난다는 점에서 왠지 이겨보고 싶다(?). 그냥, 저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오래 전부터 개인적인 흥미를 느끼고 있는 사람이다. 물론 그렇다고 막 친해지려는 시도는 못 하지만. 내가 먼저 다가가는 상대는 오래 가지 않아 내 삶에서 완전히 사라져버리는 징크스 같은 게 있다. 그래서 난 그냥, 조금 거리감 있더라도 지금 이대로가 좋다. 상대가 말을 걸어주고 내가 응답하고, 시간의 흐름 속에서 반복적으로 마주치며 그렇게 서서히 가까워지는 게 가장 좋은 것 같다.
여기 폼롤러 하나 가져다놓고 싶다. 김JH 님이 하나 준다고 할 때 받아둘 걸 그랬나 ㅋㅋ 근데 그걸 들고 오느니 그냥 이 근처에서 사거나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게 나을 것 같긴 하다.
가볍?게 게임 좀 하다가, 받은메일함을 너무 오래 방치하고 있는 것 같아서 밀린 뉴스레터를 좀 훑어보기로 했다.
오, 《빨간불 '남은 시간' 알려주는 신호등 편리하네! 내년 설치 확대》 이거 괜찮다. 가끔 그건 경우 있잖아. 지금 이 신호등이 초록불이 되길 기다려? 아니면 그냥 지나가고 저 멀리 있는 다음 횡단보도를 건너? 그런 상황에서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40년 만에 바뀌는 '서울 지하철 노선도' 최종 발표》를 보니 새 노선도는 이것으로 확정되었구나. 원형 2호선 컨셉에 사로잡혀 경복궁-광화문-시청-서울역으로 이어지는 직선이라던가 하는 지리적 특성을 왜곡시켰다는 평이 좀 있었는데... 검색하니 바로 나오네. 이런 주장이었다. 나도 이 의견에 동의한다. 솔직히 서울 지하철 노선은 대충 이렇게 생겼는데, 둥글게 하고 싶으면 타원까지는 이해해도, 정원은 왜곡이 너무 심하잖아... 누군가는 깔끔하고 예쁘다고 평가하지만, 정원이 되고 싶은 2호선에 희생된 나머지 노선들도 좀 신경을 써주세요...
마케팅 관련 뉴스레터들은 대체로 한 해를 마무리하며 2023년 트렌드를 통계 내는 분위기다. 그 중 하나를 가져와 보자면,
오마카세...를 맡김차림이라고 번역하는구나. 개인적으로 난 애초에 소주나 맥주보다는 하이볼을 더 선호하곤 했는데, 코로나 이후로 혼자 하이볼을 마시는 사람이 늘었다고 하더라. 콜라 마실 거냐는 말에 "아 저는 탄산음료는 알코올 섞인 것만 좋아해서ㅎ" 라고 반응하면 보통 맥주를 생각하시던데, 난 정말 말 그대로 그 콜라와 알코올을 섞는다는 말이었다. 진로 토닉 홍차맛 맛있더라. 그냥 먹으면 별로인데 알코올 섞어 마시면 좋다. 가끔 Zoom 강의 들을 때 음료 마시듯 진로 토닉 홍차맛 섞인 새로를 마시는 나를 볼 수 있을지도. 재생공간...은 그렇게까지 트렌드로 주목받은 걸 못 본 것 같다. 버려지는 공간의 활용... 뭐가 있었지? 내 관심 밖의 세상에서 벌어진 일인 것 같다. 수제버거는 확실히, be문학방에서 파이브가이즈 파티원 모집하는 것도 보이고, 몇 가지 본 것 같다. 흥미?로운 건, 10년 전에는 수제버거가 맛있긴 한데 좀 비싸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요즘은 다른 것들의 물가가 너무 오른 데 비해 수제버거는 많이 안 올라서 그냥 보통의 식사가 되었다. 오히려 다른 음식점보다 저렴한 경우도 있는 것 같고. 셀프분석...도 사람들이 이것저것 검사하는 걸 좋아하는 경향성은 늘 존재해왔지만, 그게 더 다양해진 것 같긴 하더라.
이제 정말 12월의 리뷰 도서를 읽어야지. 『기계의 반칙』이라는 책이다. 인공지능에 대한 이야기를 너무 낙관적이지도 너무 비관적이지도 않게 풀어내며 인공지능 시대에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인 모양이다. 구체적인 건 읽어봐야 알겠지.
제1장에서는 외계 지능체 탐사를 시도했던 칼 세이건의 이야기로 시작하여 지능에 대한 고찰을 한다. 지능을 가진 지구상의 다른 생명체에게 '인류로부터의 메시지'를 전달해도 그들로부터 어떤 응답도 받을 수 없다. 하지만 그들도 분명 지능을 가지고 있다. 학습하고 소통하고 때로는 다른 생명체를 속여 이득을 취한다. 그렇다면 우주로 보낸 '인류로부터의 메시지'는 지적 생명체를 탐색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건 아닐까. "인간 지능"만이 지능인가. 인간중심적으로만 생각해서는 간과하는 게 있지 않을까.
그렇게 20페이지 정도 읽다가 저녁으로 카레를 먹었다.
게임하는 거 구경도 하고, 노트북 두드리며 늘어져 있다. 그리고 아마 오늘도 자기 전까지 그런 시간의 연속이겠지.
오늘도 밤이 되어서야 글을 끄적인다.
오늘은 계묘년 갑자월 기미일, 음력으로는 11월 15일.
겨울이 뭘까. 이게 겨울의 날씨인가?
서울은 빙어가 얼어서 빙어 잡이 체험이 취소되었다고 하던데... 정말 남 일 같다.
아니 근데 방금 봤는뎈ㅋㅋㅋㅋ
오탈자;; 오탈자가 있어요 ㅋㅋㅋㅋㅋ;;; 모음 하나가 빠졌잖아;; 담당자가 누구더라... 극단 공연 아니고 학회 공연이다보니 이런 쪽으로 전혀 신경을 안 쓰고 있었는데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