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 첫 자소서 작성 중 그래도 공인어학성적 하나는 있어야겠지 하며 부랴부랴 찾아보던 중
위와 같은 이유들로 오픽 시험을 보기로 결정하게 되었다.
몇 해 전 4학년 여름방학 때 한 달여간 토익학원 다녀서 830점 정도 나왔던 것 같고 그 이후 3년 반이라는 기간 동안 영어 공부는 한 적이 없었다.
목표는 IH였다.
생각보다 응시료가 비싸서 놀랐다. 84000원... 전역 전에 시험 봤으면 군인할인 됐을 텐데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1월 14일까지가 자소서 제출 마감기한이고(점수 나오는데 5일 소요) 평일에는 시간이 없기에 1월7일(일)에 신청했다(시험 D-5). 집 근처 주엽역에 시험장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서치해보기도 귀찮아서 얼마 전에 시험을 봤다는 친구에게 연락하여 공부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대화에서 알 수 있듯이 정말 스피킹 시험이란 것 말고는 아무런 사전 정보가 없었다.
그래서 정말 친구 말 그대로 실시하였다.
첫 날에 오픽노잼 채널에 들어가서 오픽이란 시험이 어떤 시험인지에 대해 감을 익혔고... 그 다음 3일동안은 프로젝트 중이라는 핑계로 오픽노잼 영상(IH 시리즈) 하루에 1~2개 정도 보았고 시험 당일과 하루 전에는 오픽노잼에서 강조하는 필러 표현들 그리고 어느 상황에서나 쓸 수 있는 표현들 + native speaker처럼 보이는 표현 몇 가지만 암기한 채 바로 여우오픽모의고사에서 주구장창 떠들었다.
그 마저도 모의고사가 너무 많길래 2~3가지 정도 모의고사만 계속 반복해서 숙달했고 롤 플레이는 보지도 않았다. 그래서 따지자면 순수 공부한 기간은 하루에 4시간 정도 씩 3일? 정도?
난이도 설정도 친구가 5로 하라고 해서 5로 실시하였다.
학생인지, 취미가 뭔지 등을 묻는 서베이도 있는건 알았는데 따로 준비는 안했다. 그냥 정말 관심있고 내가 말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것들을 선택했다.
그리고 시험에 들어갔는데... 웬걸 EVA 아줌마 얼굴을 보니 머릿 속이 새하얘졌다. ㅋㅋㅋㅋㅋ 오픽노잼에서 자기소개 점수 안들어간다고 대충하거나 넘기지 말고, 잘 말해서 시험에 대한 분위기 내것으로 잘 이끌어나가라 했던 것 같은데.. 망했구나 싶었다. 그리고 내가 너무 빨리 답변하고 다음 문제로 넘어갔는지 다른 분들이랑 답변 term이 달라서 그런지 나는 혼자 말하고 있을 때 다른 사람들은 문제 듣고 있고 내가 문제 들을 때는 다른 사람들이 답변을 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졌다. 은근 신경 쓰이긴 했다. (좀 민망하긴 해도 그냥 무시하고 내 답변 하긴 했다.^^)
아무말 대잔치가 난무하였고 예를 들자면 아마, 집에서 생겼던 problem들에 대해 이야기하라는 문제 였던 것 같은데 도저히 생각이 안나서 그냥 나는 부모님이랑 살아서 그런 문제 따위는 신경쓰지 않는다. 내가 그런 문제를 직접 경험할 이유가 없다라면서 헛소리들만 주구장창 얘기했던 것 같다 ㅋㅋㅋㅋ (웃긴 건 그 전 문제 집 소개에서 나는 tiny little studio에 혼자 산다고 얘기했는데 ㅋㅋㅋㅋㅋ)
시험은 26분 정도만에 빨리 끝냈고 나오려 하니 대다수의 사람들이 아직 시험을 보고 있었다. 아마 내가 2~3번째로 퇴실했던 것 같다. 나오자마자 망했다.. xx 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다음 시험은 2주 정도는 시간을 갖고 다시 빡세게 준비해야겠다 라는 마음가짐과 함께 집으로 터벅터벅 걸어갔다...
애초에 망했다고 생각해서 시험 치고 나오자마자 친구한테 재시험 치뤄야될 것 같다고 말했기에... 기대감은 전혀 없었다. IM1~2나 나오면 잘 나온 거라 생각했다. ^^
근데 원래 목표로 했던 IH가 나와서 신기했다. 내 녹음본 채점하신 분이 유하게 주신걸까??
아마 두서는 없었어도 filler 표현들을 아낌없이 많이 썻고 어찌됐든 main point 그리고 결론에 대해 말하였고 그리고 과거시제 문법은 틀리지 않게 하려고 애썻으며 감정표현들을 아낌없이 쏟아내서 그런 것 같다.
아오... 내 피같은 84000원을 아끼게 되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