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대장정] 서울에서 땅끝까지 - 12일차 (장성 -> 나주)

문승연·2023년 9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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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리즈는 필자가 2023년 6월 6일 ~ 6월 21일까지 총 16일간 국토대장정을 하면서 남긴 기록을 옮긴 포스트입니다.

12일차는 장성에서 출발해 광주를 거쳐 나주까지 35km를 걷는 일정이다.
거리가 좀 부담되기는 하는데 그렇다고 광주에서 스탑하면 19km 밖에 안 걸어서 이후 일정이 더 힘들어질 거라 조금이라도 걸을 수 있을 때 더 걷기로 했다.

옐로우시티 장성역의 아침 모습 찍어주면서 출발.
이 날 일정도 긴데 늦잠을 자는 바람에 아침 7시 30분쯤에 출발해서 더 힘들었다.

옐로우시티라 그런지 공장도 노랑노랑하다.

??????

오늘 산 탄다는 정보는 없었는데 아니 어제도 산 탔는데.

짧지만 만만치 않은 녀석이었다 후...

그래도 올라오니 경치는 나쁘지 않았다.

다행히 오르막길은 금방 끝났다.

높은데서 보니 저 멀리 아파트처럼 높은 건물들이 보인다. 아마도 저기가 광주인 거 같다.

근데 또 오르막길이 나온다.

복숭아인지 사과인지 뭔지 모를 과일나무가 있는 과수원도 있다.

길 가다 힘들어서 이 건물 그늘에서 쉬고있는데 직원분이 나오셔서 편하게 쉴 곳을 안내해주셨다.
그리고 아이스크림도 공짜로 주셨다. 심지어 무려 월드콘.

얼음물도 그냥 들고가라고 하셨는데 보통 손이 큰 게 아니신지 2리터짜리를 주려고 하시길래 너무 무거워서 안될 거 가아 정중히 거절했다.
대신 편의점 같은데서 파는 얼음컵을 주시길래 받았다.

쉬는 중 마주쳤던 일하시는 분들이 모두 하나같이 친절하게 말 걸어주시고 뭐라도 도움 주시려고 하는 게 너무 감사했다.

저 멀리 장성군으로 넘어가는 표지판이 보인다.
그 건너편에 있는 이쪽은... 그렇다 광주다.

나도 모르는 새에 광주로 넘어와있었다.

광주 초입은 공단이라 인도는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아 풀에 점령당했다.

광주 시내에 들어서자 드디어 고층 아파트 단지가 보이기 시작한다.
10일만에 맡아보는 도시 냄새... 너무 그리웠다.
난 살면서 귀농은 절대 안 할 거 같다.

골프샵 광고가 인상적이다.

광주는 그냥 평범한 도시 느낌이었다.

지하도가 되게 신기하게 생겼다.
여기 엄청 시원해서 밖에 나가기 싫었다.

광주 송정역 부근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으러갔다.
점심 메뉴는 바로 송정 떡갈비로 정했다.

광주 사는 친구가 떡갈비 먹지 말라고 했지만 이렇게 유명한데 어떻게 안 먹어보나.
내가 직접 먹어보고 평가하기로 했다.

내가 들른 가게는 유명 연예인이나 전 대통령들도 찾아온 맛집이라고 한다.
대표 메뉴인 반반떡갈비랑 한우 생고기비빔밥을 시켰다.

기본반찬부터 심상치않다.

아니 등뼈가 왜 기본반찬으로 나오지?
뼛국이라고 하는건데 깔끔하게 맛있다. 이거 있으면 뼈해장국을 먹을 이유가 없어보인다.
이것도 기본반찬이라 김치처럼 무한리필된다는 게 제일 충격적이다.

한우 생고기비빔밥. 일명 생비가 먼저 나왔다.
육회비빔밥이랑은 뭔 차이인가 했는데 생고기비빔밥이 육회비빔밥보다 더 잡은지 얼마 안 된 신선한 소고기를 쓴다고 한다.

그리고 대망의 떡갈비.
양이 좀 적게 느껴질 수는 있으나 맛으로 해결한다는 느낌. 그만큼 맛있다!

전체 한 상은 이런 느낌.
만족스러운 한 끼였다. 살짝 비싼 감이 있지만 광주 놀러온 사람들은 한번쯤 먹어보면 좋을 거 같다.

밥 먹고 나와서 광주송정역 모습도 한번 찍어주고 바로 카페로 들어갔다.

참고로 이 날 광주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서 낮에 하루종일 걷는 건 무리였다.

송정역 앞 스타벅스에서 4시까지 버티다가 출발했다.

광주 시내 한복판에 이런 옛 철길이 아직 남아있었다.

나주가 얼마 남지 않음을 보여준다.
근데 저 혁신도시는 뭐지? 도시 이름이 혁신도시인가?

시내에서 살짝 떨어진 곳에 한옥카페가 있다. 갈 길이 멀고 비싸보여서 굳이 들어가보진 않았다.

그러다 드디어!!
표지판에 처음으로 해남이라는 글자가 나타났다.
아직 멀긴 하지만 점점 목표가 가까워지고 있다.

이 날 정말 다행인게 국토대장정하면서 처음으로 구름이 낀 흐린 날씨였다.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날씨에 맑기까지 했으면 더워서 힘들었을텐데 그나마 다행이었다.

나주에 도착!
광주 구경 좀 더 해보고 싶었는데 하루도 못 있고 지나친 건 좀 아쉬웠다.

나주에 들어서자마자 바로 나주 배 표지판이 나온다.

기차가 지나가길래 동영상 촬영하려고 했는데 실패했다.

이렇게 호남선 기찻길도 내려다볼 수 있다.

이 날 숙소에는 해가 다 지고 저녁 늦게 도착했다.
게다가 숙소가 외진 곳에 있어서 식당도 거의 없고 겨우 배달되는 음식집을 하나 찾아서 냉모밀을 시켜먹었다.

그리고 이제 12일차인데 슬슬 몸 곳곳이 아파오기 시작한다.
무릎도 슬슬 무리가 오는 게 느껴지고 왼쪽 허벅지 뒤쪽이나 오른쪽 허벅지도 아프다.

하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포기하기에는 너무 억울해서 포기 못한다.
이제부터는 다리가 부러져도 목발 짚고 간다는 마인드로, 그냥 오기로라도 땅끝에 가겠다는 생각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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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몽(Bemong)"이라는 앱을 개발 및 운영 중인 안드로이드 개발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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