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 잠들기 전에 쿠팡에 들어가서 샴푸를 사기 위해 둘러봤다.
가장 인기있는 상품 1개와 친구가 추천해준 상품 1개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조금 더 고민해보고 구매하려고 그대로 쿠팡에서 이탈하고 핸드폰을 껐다.
오늘 아침에 인스타그램을 하면서 출근했다. 계속해서 어제 봤던 샴푸가 뜬다. 무진장 뜬다.
요즘 마케팅은 끊임없는 노출이다. 내가 상품을 생각하고 싶지 않아도, 일상에 자연스럽게 침투한다. 마치 구매를 하거나 새로운 상품을 볼 때까지 쫓아오겠다는 것 같다.
이는 쿠팡의 일만이 아니다. OTT 서비스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내가 환승연애2를 보면 이는 데이터로 남는다. 환승연애2만 보고 구독을 취소한 것도 데이터에 남는다.
그리고 환승연애3가 나오면 귀신같이 알고리즘에 추천으로 뜬다. 티빙도 아는 것이다. 내가 환승연애3를 볼만한 사람이라는 것을. 티빙의 목적은 구독자를 늘리는 것이다. 나만큼 마땅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럼 내가 순순히 환승연애3을 볼까? 아니다. 차은우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완전 모르는 사람이 나온다. 재미가 보장된 것도 아니다.
그래서 티빙은 환승연애3가 짱짱 존잼인 것을 알리기 위해서 "니가 자기야 미안해 했잖아? 환승연애 이딴 거 안 나왔어" 라는 출연자의 자극적인 멘트를 내건다.
이 멘트에 구독을 고려한다면, 콘텐츠 마케터들의 전략에 넘어간 것이다.
그리고 구독까지 일사천리로 순식간에 된다면 티빙의 목적인 구독자 확보에 동참을 한 것이다.
이렇게 얼렁뚱땅 구독자가 되버렸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빡치진 않았다.
왜냐하면 광고도 딱 귀찮기 전까지만 노출된다. 그것 또한 전략적이다.
요즘 브랜드들은 이렇게 마케팅을 한다. 에이블리, 오늘의 집, 당근마켓 같은 이커머스 또한 당연하다.
무의식적으로 제품에 노출되고 제품에 애정이 생기고
나는 로얄층이 되고 돈은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