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 회고록 (퇴사 준비)

jaylnne·2022년 7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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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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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안녕, Zuminternet 👋


2020년 11월 신입으로 입사해 지금까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일해 온 줌인터넷을 떠나게 되었다. 다음 회사의 첫 출근이 7월 초라서, 6월은 줌인터넷에서의 아름다운 끝을 위해 마무리를 준비하는 시간이었다.

✅ 인수인계 문서 작성

담당하고 있던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노션에 최대한 상세하게 설명했다. 단어만 나열하는 위주의 정리는 이해가 어려운 것 같아서, 마치 내가 말로 누군가에게 설명해주고 있다고 생각하며 구어체로 친근하게 작성했다. 내가 인수자라면 질문할 법한 내용을 미리 Q&A 방식으로 작성하거나 하면서. 🙂

굳이? 🤷‍♀️

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 번이라도 레거시 시스템의 장애 대응을 위해 위해 구글 드라이브에 산재되어 있는 과거 문서를 뒤적거려본 사람이라면 알 거다. 그러니까 그게... 쓰여있다고 다 쓰여있는 게 아니다.

A 또는 B 라고 작성되어 있는 것과, 이 시스템은 A 와 B로 구성되어 있어 장애가 발생하면 A 또는 B를 확인해야 하는데, 그동안 이 시스템의 운영을 담당해온 제 경험상 A 보다는 B 에 문제가 발생한 경우가 더 많더라고요. B 먼저 들여다보는 걸 추천. 이라고 쓰여있는 것은 후임 담당자 입장에서 너무 다른 기록인 것이다.

문서가 좀 길어지면 어때? 딱 한 번 읽고 '아하!' 할 수 있게 되는 문서가 더 좋은 문서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모든 인수인계 문서를 위와 같은 형식으로 작성했다.

작성은 중요한 것만 간략히, 상세한 설명은 대면으로 하면 되지 않나?

-도 마찬가지다. 나한테 면대면으로 넘겨받는 담당자가 영원히 그 시스템의 담당자일 거라는 보장이 있을까? 그 분도 언젠가는 다른 사람에게 업무를 인계하고, 그 사람이 또 언제가는 업무를 다른 사람에게 인계하게 될 거다. 면대면으로 전달하는 내용을 문서 상에도 꼭 남겨두어야 하는 이유다.

✅ 인수인계 과정 녹화

글의 형식으로 남길 수 없는 부분은 아예 인수인계 하는 화면 자체를 녹화한 다음, 해당 영상 링크를 문서 가장 상단에 포함시켰다. 아래 세 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 인계하는 도중 인수 받는 분이 질문 하셔서 그 자리에서 답변한 내용
  • 문서의 설명을 어떻게 따라가면 되는지 보이기 위해 간단히 진행한 시연
  • 내 딴에는 구어체로 알기 쉽게 썼다고 해도 나중에 후임 담당자가 보았을 때는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을 가능성

인수인계 진행 상황을 보고드릴 때 위 내용을 말씀드렸더니, 대표님과 개발 실장님(CTO)께서 와하하 웃으셨다. 😅 어차피 모니터 켜두고 인수인계 하는데, 녹화 버튼만 켜면 되는 거 어렵지 않잖아요. 저는 진짜루 우리 회사 인수인계 문화로 가져가는 거 추천! 흐흐.

✅ 그동안 작성했던 코드 점검 및 주석 추가

그동안 작업한 내 깃랩 레포의 코드를 쭉 점검하고 설명이 부족해보이는 부분에는 주석을 추가했다. "헉! 점검하지 않았으면 어쩔 뻔했어." 싶은 부분을 발견해 수정하기도 하고, "내가 왜 이렇게 짰더라..." 하는 부분이 보이기도 해서 기억을 되짚어 주석을 상세히 추가하기도 했다.

...진짜로. 안 했으면 어쩔 뻔했어. 😅

2. 동료들과의 저녁 식사 🍻


팀원들, 그리고 평소 그나마 교류가 있었다고 생각한 타팀 동료분들에게 저녁 식사를 요청하고 다녔다. 회사를 다니는 동안 한 번도 먼저 저녁 식사를 권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처음이자 마지막 저녁 식사가 된 자리도 있었다. (물론 '진짜' 마지막은 아닐 거라고 믿는다. 줌인터넷 동료로서의 마지막!)

평소 공사 구분을 뚜렷이 해야한다고 믿고 있는 편이기 때문에, 늘 팀원들이 좋은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사의 영역을 공유하는 것은 자제해왔다. 어쩌면 그래도 괜찮았던 이유는, 어차피 주말이 지나고나면 월요일에 다시 만날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도 그럴게... 막상 앞으로 못 보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어찌나 섭섭하고 아쉬운 마음이 드는지! 🥲 매 모임마다 저녁 5시부터 막차 시간이 될때까지 끈질기게(?) 떠들며 놀았던 것 같다. 내가 이렇게 대단한 수다력을 가진 사람이었나 싶을 정도. (+ 반대로 이 사람들... 이렇게 재밌는 분들이었나 싶을 정도.)

결론적으로, 내가 얼마나 감사한 사람들에게 둘러쌓여서 일하고 있었는가를 다시금 깨달은 시간들이었다. 줌인터넷에서 함께할 날은 얼마 남지 않았지만, 다른 회사에 가서도, 또 다른 회사에 가서도, 계속해서 인연을 이어나갔으면 하는 사람들이다.

배우고 본받아야할 면모를 보여주어 저를 성장하게 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

(노는 데 정신 팔려서 셀카 한 장 안 찍은 거 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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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정한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달리는 걸 즐기는 사람 🏃‍♀️

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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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월 5일

계속해서 인연을 이어나가죠! 그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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