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런두런 후기

[TBD]·2022년 5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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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를 들고왔다

부스트캠프에 참여하면서 배우는 내용을 정리하거나, 어떤 에러와 마주했고 어떻게 해결했나 하는 것을 정리하고자 블로그를 개설했었다.

그렇지만 매일 공부하며 바쁘다는 핑계로 블로그에 소홀했었는데(그리고 에러를 잘 정리 안해둔 과거의 나를 많이 원망하곤 한다.) 기회가 닿아 부스트캠프 두런두런 후기를 써내려가게 되었다. 비루한 블로그를 공개해야하긴 하지만 이 기회에 맨날 하는 반성 또 해 보고, 그 동안의 느낀점도 정리해보고, 후기작성 이벤트(?)에도 참여하고싶다는 이유들이 생기다보니 이렇게 되었다.

그래도 오늘 후기를 잘 정리해두면 나중에 돌아왔을 땐 오래된 앨범 꺼내보듯, 감회가 남다를 것이란 기대를 품고 시작해본다.

두런두런

두런두런이라는 단어는 여러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나지막히 이야기하는 모습의 이미지를 담고있다. 실제로도 두런두런 시간을 리드하시는 변성윤 마스터님은 늘 차분한 어조로 많은 내용들을 전달해주신다. 부스트캠프에서의 두런두런은 Do Learn Do Run 이라고 하는데 이 시간을 발판 삼아 5개월동안 캠퍼들이 지치지 않고 자신만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그리고 마스터님이 추구하고자 하는 두런두런시간의 모습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겨냥해서 작명하신 게 아닌가 싶다.

두런두런 시간에 어떤 내용들이 진행되는지에 대해서는 '부스트캠프 두런두런'이라는 키워드로 구글링을 하면 아주 잘 정리해두신 캠퍼님들이 많다. 그래서 전반적인 내용 정리보단 정말로 두런두런이라는 강의를 듣고 느꼈던 내용들을 위주로 얘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이벤트 마감이 오늘까지인데 시간이 부족해서, 자세히 못 써서 그런 거 맞다. 그리고 그 오늘은 어제가 되었다..

무엇을 하는 시간일까

부스트캠프 AI Tech에 모이는 사람들은 배경이 다양하다. 각자 AI를 알게 된 계기가 다르고, 이 분야를 공부하는 목적도 다 다르다. 워낙 방대하기도 하고 다양한 학문이 한데 섞여 만들어진 분야다보니 배우는 내용도 자연스레 많아지고, 그러다보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기간인) 5개월동안 최소 한 번쯤은 멘탈이 깨질 수 있다. 두런두런 시간은 마치 달리다가 넘어진 캠퍼들을 일으켜세우고, 넘어지느라 바지에 묻은 흙먼지 털어주고, 어떻게 하면 더 잘 달릴 수 있을지 알려주는 시간이다.

너 자신을 알라

이 말을 소크라테스가 했다고는 들었는데, 진짜 그랬나? 싶어서 찾아보니 명확하지는 않다고한다. 누가 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 말을 남기게 된 계기나 그 당시의 생각 등에 대한 부연설명이 붙어있지 않아 내 멋대로 해석해보자면, '나를 아는 것은 정말 중요하니까 너희는 부디 자신을 알기 위해 노력을 꼭 해보렴!'이란 뜻이 아닐까?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전해져 온 격언이라고 하니, 꽤나 중요했던 모양이다. 두런두런 얘기하다가 갑자기 너 자신을 알라고? 두런두런 첫 시간이 그랬다.

인상 깊었던 부분을 기억나는대로 정리한 관계로, 실제 내용과 다소 다를 수 있음 및 나중에 내용 추가될 수 있음 주의

메타인지와 자기이해

마스터님이 과거 대학생 시절부터 데이터를 업으로 삼는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험난한(?) 여정을 소개하며 두런두런시간 1회차 인트로가 시작되었다. 이런 일들이 있었고, 이때는 왜 이런 의사결정을 했는가. 순탄치만은 않았던 인생에서 배운점과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데에 더 집중하기 위해 많이 노력하셨다고 한다.

마스터님의 과거의 일화를 들으면서 메타인지라는 키워드를 알게 되었다. 아무런 근거 없이 내가 바라보는 나는 주관적일 수도 있고, 자신에 대한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 있으니 객관성을 높이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 객관화작업 중 하나인 삶의 지도라는 것이 있다. 내가 몇 살때 이런 일을 겪었고, 그 때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그리고 그 이벤트 이후 영향을 받았던 나의 액션은 무엇이었는지 등의 요소들을(정해진 건 없으니 자유롭게 추가하면 된다), 살아오면서 겪었던 크고 작은 이벤트들에 대해 딕셔너리 형태로 하나씩 채워나가는거다. 물론 시간 순서대로 정리하는 게 제일 이상적이지만, 왜인지 모르게 생각나는 대로 적다보니 자꾸 왔다갔다하게 되더라.
데이터가 추가될 때마다 자신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받을 거라고 하셨고, 실제로도 (완성은 못했지만) 어떤 사건에 대해 적어내려가다보면 내가 뭘 좋아하는지, 뭘 싫어하는지에 대한 실마리가 보이곤 한다. 그리고 나에 대한 내 시선이 객관적일 때 내가 잘하는 것, 원하는 것이 명확해질 수 있다고.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내가 뭘 원하는지 모를 때가 참 많았었는데 공부나 취업을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나를 객관적으로 표현해보려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내 삶의 지도는 아직도 채워나갈 부분이 많아 미완성으로 두었지만, 이따금씩 공부에 집중이 안 되거나 감정의 색채가 짙어지곤 하는 날에는 그냥 왜 이런 생각이 드는지,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 쭉 써내려가보기도 하고 글로 정리가 잘 안된다 싶으면 가족들이랑 커피 마시면서 이런 저런 말들을 많이 나눴던 것 같다.

컨텐츠 부자

이런 책 읽어보면 좋아요! 이번에 이런 글이 올라왔는데 꼭 보면 좋겠어요! 이런 영상이 있는데 도움이 될 거에요!

마스터님은 헤르미온느의 시계(타임터너)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시간이 겹쳐서 못 듣는 과목, 마법으로 해결하는 그거 맞다. 언뜻 보여주고 지나갔던 마스터님의 구글캘린더에는 일정이 꽉 들어차있었고, 저만큼의 시간을 활용한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걸어다니는 위키백과 아닐까 싶을 정도로 좋은 컨텐츠를 많이 소개해주신다.

가장 첫 시간에 추천받았던 책이 함께자라기 라는 책이었고, 부스트캠프 중 만난 멘토님께 선물 받아 끝까지 읽었는데 새로운 내용들이 참 많았다. 개발자들이 공부하고, 동료들과 함께 성장하는 방법을 다룬 책인데, 정말 두고두고 읽을만큼의 가치가 있는 책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라는 영화. 내가 잘 하고 있는 걸까? 하는 의구심이 들 때 내가 왜 부스트캠프에 지원했었는지 본질을 생각하면 좋겠다고 말씀하시면서 추천해주셨던 영화다. 공부하면서 힘들거나 나만 못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 혹은 남들이 성장하는 속도에 비해 내 속도가 초라하게 느껴질 때가 많았는데, 항상 몇 개월 전의 나와 비교해보라고 하셨다. 이것도 모르고, 저것도 모르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정도면 대단하지! 하는 마인드로 말이다. 아직 시청하진 못했지만 자꾸 남이랑 비교하고, 시행착오를 실패로 치부하려 할 때 꼭 기억해야 할 문구가 있다.

답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질문이 뭐인지를 아는 게 더 중요한거다

그밖에도 읽어보면 좋은 글, 보면 도움이 될 만한 영상 등을 이따금씩 슬랙 체널에 추천해주시는데, 열심히 저장만 해놓고 훑어보거나 못 본게 많긴 하다. 그래서 이 많은 걸 언제 다 보시지 하는 의문도 덤으로 생기곤 한다.

힐링, 그리고 힐링

다같이 더 잘 달리기 위해, 두런두런시간에는 익명의 고민상담소 시간이 분배되어있다. 팀에 공유하기 힘든 고민, 혹은 생활하면서 드는 생각 등을 익명으로 자유롭게 올릴 수 있다. 그리고 두런두런 시간 전에 마스터님이 쭈욱 확인하시고 비슷한 고민을 모아서 그 부분에 꼭 맞는 조언을 해주시면서 항상 다독여주신다. 나만 이런 생각을 가지고, 고민을 가지고 힘들어하는 줄 알았는데 다른 사람들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면? 라디오 사연에 공감하듯, 얼굴 모를 캠퍼님이 더 친근하게 느껴지고 비슷한 고민으로 무거워진 어깨가 조금이나마 가벼워지는 기분이다.
두런두런 시간에는 자기소개를 작성하기 위함이 아니더라도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거나 공부를 시작하게 된 이유에 대해 곱씹어볼 수 있었다. 비즈니스 관점이 아니더라도 내가 가진 문제를 어떻게 정의할 것이고, 정의내린 문제를 이제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 것인가를 생각해볼 기회도 가졌다. 또, 내가 마주하는 에러에 대해 짜증과 걱정은 덜어내고 탐색의 대상으로도 볼 수 있다는 사고전환이 참 마음에 든다. 정말 해결이 안 돼서 이렇게 생각하기 어려울 땐 나중에 취직한 후 중요한 프로젝트에서 터질 사고, 교육받으면서 미리 경험치를 쌓아둔다는 느낌으로 대해도 좋을 것 같다.보고 있나 미래의 나
보통 부스트캠프에서 진행되는 이런 특별 강의는 1시간이지만, 마스터님의 두런두런 세션은 평균 1시간 + α\alpha 이다. (마스터님의 열정과 캠퍼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특별히 곱배기로 들어간다.) 심적으로 지치거나 힘들 때 두런두런 시간을 보내고 나면 의욕도 생기고 정서적 안정감도 얻었었다. 힐링콘서트를 듣고 난 뒤 느껴지는 여운처럼.

후기 끝

의식의 흐름에 따라 쓰다보니 글이 읽기가 힘들고 두서없이 길어졌다. 쓰고 나선 나 이런 것도 배우고 이만큼 자랐어요! 하는 내용이 절반을 차지하는 것 같다.
글 개요를 짜지 않은 탓에 이벤트 참여기한을 넘기긴 했지만, 덕분에 아 이땐 이랬지 하는 기억 되짚기 작업을 많이 할 수 있었다. 처음 두런두런 시작이 1월이었는데, 벌써 마지막 회차를 앞두고 있다. 끝이 보이는 만큼 아쉬움과 후회가 남긴 하지만, 마지막 두런두런까지 즐겁게 잘 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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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몽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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