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삼일 (feat. TIL)

[TBD]·2022년 3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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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재가동!

원래대로라면 첫 몇 페이지만 원대한 계획으로 가득 채운 후 먼지만 쌓여 다음년도에 버려질 2022년 다이어리같은 블로그공간이었지만, 멘토링을 받고나서 고민도 하고 이제는 진짜 해야겠다는 압박감에 악몽(?)도 꿨다. 블로그를 해야 하는 이유는 뭐든 한 달 뒤에 헤맬 나를 위해서. 늘 파워블로그만 보다 보니 '저렇게 완벽하지 않으면 글을 쓸 이유가 없어!' 또는 '나는 모르는 게 많으니 좋은 글을 쓸 수가 없어!' 라는 잘못된 무의식에 시달렸던 것 같다. (솔직히 블로그 글을 남기기로 한 결심도 나를 심적으로 힘들게하는 것 같다.) 남들이 다 한다고 하는 블로그를 개장했지만 임시저장글만 몇 개 있고으나 그동안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매우 아주 많이 게을렀으므로 반성하는 차원에서 글을 하나 적어본다. 마음을 다잡고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한 달 이후의 나에게 전하는 편지 정도가 될 것 같다. (현대판 타임머신..?)

요즘은 관심사가 운동과 다이어트이므로, 한달 뒤에도 헤매고 있을 나를 위해 블로그를 적어야 하는 이유를 구질구질하게 적어둔, 설득 목적의 글이다. 다이어트는 곧 여름이니까. 어디 좋은 곳에 놀러가지는 못하더라도 1년에 서너 번 있는 결심의 시기가 다가오므로. 그래서 다이어트와 공부(라 쓰고 블로그 정리라 읽는다.)의 상관관계를 생각해봤다.

다이어트와 공부는 남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

나 혼자만 하는 다이어트는 사실 지키기가 매우 아주 많이 어렵다. 예를 들어 눈앞에 있는 치킨을 먹을 것인가 말 것인가는 강철과 같은 심지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면 무의식적으로 뻗는 손을 말릴 수 없다.

그래서 주변사람한테 뭐라고 알려야 하냐면 저 다이어트 시작했어요!와, 요즘 이런 운동 하고 요즘 살 얼마나 빠졌고 뭐 이런 걸 미주알 고주알 공유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아직 진행중이긴 하지만, 내 다이어트를 알게 모르게 도움을 줬던 사람들은 단연 가족들이다. 너, 그만 먹어야지? 하는 말들이 가장 두렵고 싫을 때도 있었지만 결국 목표 달성하고 나서는 그렇게 걸어주는 브레이크들이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공부도 같은 맥락에서 나 혼자 하는 공부는 죽이되든 밥이되든 상관이 없는데, 조금이라도 보여지는 걸 인지하는 순간에는 대충 할 수가 없게 된다. 사실 보여주기식의 공부는 아니지만 내가 공부를 한다는 걸 누군가가 알고 있으면 쉽게 포기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너 이거 공부했는데 왜 몰라? 를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아, 그래도 비난은 안된다. 요즘 멘탈이 가루가 되어가지고 매일매일 빗자루로 쓸어담고 있는 마당에 레이저로 쏘면 다 타서 없어질지도 모른다.)

뭐든 적당한 게 좋다. 자유도 그렇고, 강제성도 그렇고, 누군가의 감시(?)도 그렇고. 과하지 않은 선에서 지킬 수 있는 건 블로그인 것 같다. 사실 나도 내가 뭘 공부하고 있는지, 그리고 블로그에 정리하기 위해 정제해야하고 완벽해야 한다는 믿음 맨날 깨지고 맨날 생기는 것 같다때문에 블로그를 쓰기가 꺼려졌다. 반쯤 익명인 공간에서 흠 하나 없을 정도로 완벽해야 하는 내 모습은 사실 욕심이었다. 다이어트로 따지면 내가 빼야 할 살이 10kg인데, 당장 내일까지 체지방 1kg 빼고 근육량 1kg늘리는 것과 같을지도?

피지컬은 누구나 다른 것

복스럽게 잘 먹는 민경장군이 주목받기 시작했던 건 엄청난 근육량과 운동신경이었다. 아마 개그우먼 안 했으면 선수촌에서 터를 잡았을지도 모른다는 발언에, 그 누구도 아 나는 저만큼 근육이가 없다고 좌절하지 않을것이다. 조금만 운동해도 달라져보이고, 처음 하는 운동에서 뛰어난 기량을 보여줬던 것처럼 타고난 피지컬은 바꿀 수 없다. 있다면 피나는 노력 뿐.

근데 공부로 오면 그게 미묘하게 달라지는 것 같다. 왜 같은 기간에 똑같은 걸 배웠는데 나는 배움의 속도가 느리고, 쟤는 빠를까. 그건 내가 쟤가 아니기 때문이다. 조금 잔인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지금 나보다 더 잘 하는 사람들은 원래 잘 하는 사람들이고, 나는 그저 일반인 1에 불과하거나 허약체질일 가능성이 더 높다. 그런 걸 보면서 자꾸 스스로를 채찍질하면서 정신력 하나로 버텨! 가 아니라, 약한 만큼 어디가 부족하고, 어떤 부분을 (내 능력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잘 하는지를 조금 철저하게 알 필요가 있다. 운동에서 잘 하고 있는지를 체크해주는 척도가 인바디라면, 공부는 블로그가 그 역할을 해주는 것 같다. 인바디 데이터 하나하나가 모여서 잘 하고 있는가(근육이 늘고 체지방이 줄었는가) 없는가(근육은 줄고 체지방이 늘었는가)를 보여주는데, 나는 그동안 비교대상도 없고 공부측면에서의 내 모습을 데이터로 남겨두지 않아 비교도 불가능하고 이렇다 할 발전도 못 봤던 것 같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한달 후의) 네가 공부를 열심히 하고 글로 정리할 수 있을까.

습관 만들기

다이어트를 세분화해보면 고비가 여러 개가 있다. 트레이너님 말씀 따라 운동하기, 운동 개수채우기, 닭가슴살 먹기, 군것질 및 술 참기, 운동 끝나고 집에 와서 바닥과 한 몸되지 않기, 얼른 샤워하기 등등. 그 중에서도 가장 힘든 부분은 단연 침대의 포근함을 뿌리치고 나가서 세균과 미세먼지가 가득한 바깥 공기를 뚫고 헬스장까지 가는 길이다. 그래도 헬스장에 도착하기만 하면 돈이 아까워서 운동을 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블로그 정리 중에서 가장 힘든 부분은 새 창을 열고 로그인을 하고, 새 글 쓰기 버튼을 누른 다음 한 자라도 적는 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처음에는 가볍게 써보라고 하는 이유가 그런 부분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아무도 읽지 않는 블로그가 아니라, 멘토님 말씀처럼 한 달 후에 똑같은 이유로 헤매고 있을 나를 위한 블로그를 적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같은 에러로 똑같이 고생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므로. (이 부분은 항상 외면했었는데, 멘토링을 통해 다시금 반성하게 되었다.)

뭐든 하루에 한 번은 블로그 들어가서 새 글 쓰기 버튼을 누르면 되지 않을까 하는데, 한 줄이라도 쓰면 일기장에 칭찬을 세 줄 남겨야겠다. 셀프칭찬은 경험이 부족해 많이 어색하지만, 그래도 칭찬 들으면 속으로는 좋아할 내가 1%쯤은 존재할테니.

그래서 앞으로의 계획은?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처맞기 전까지는. 그래서 완벽하고 세밀한 계획을 세우는 것보단, 그냥 아침에 일어나면 폰 화면 확인하는 것처럼 블로그에도 무의식적으로 애정과 관심을 줘야겠다.

아주 사소한 하나라도, 오늘 배운 내용이 있다면 한 줄이라도 좋으니 글을 쓰는 습관을 들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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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몽상가

2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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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11일

화이팅입니다! 👍

1개의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