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링을 했다. 멘토님꼐서 프로젝트 진행 사항 피드백, 논문 읽기/찾기/활용하기 방법, Mixed Precision & Gradient Accumulation & Gradient Checkpointing & Activation Checkpointing을 소개해주셨다. 프로젝트에 소개해주신 내용을 도입하고 싶었다. 특히 GPU 구조와 모델 학습 최적화를 연결한 내용은 어떻게 프로젝트에 도입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이 된다.
데이터 증강을 새로운 문제 생성하는 방향으로 구체화했다. 이 과정에서 어떻게 문제 풀이에 필요한 키워드를 선정하는지 고민이 많았다. 선정한 키워드로 위키피디아 페이지 텍스트를 긁어오고, 긁어온 텍스트를 수능 비문학 지문 형식으로 변환해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 이 과정에서 문제를 분야(국어, 역사, 사회, 경제) 별로 분류하는 아이디어를 제시한 팀원과 이야기를 나눴다.
내가 생각한 아이디어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너무 내가 아이디어 설명을 아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팀원이 생각했던 내 아이디어와 내가 생각한 아이디어의 방향성이 달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피드백을 받았다. 바로 소통 시 내 발언이 너무 추상적이고 이해하기 힘들다는 이야기였다. 내가 생각했던 이유와는 사뭇 달랐다.
나는 부스트캠프에 참여하면서 활발히 활동하지만, 겉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처음에는 단순히 새로운 사람끼리 만나서 깊은 대화가 부족해서 그렇다고 생각했다.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내가 너무 직장 동료와 같이 그들을 대해서 그렇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말이 추상적이고 이해하기 힘들다는 피드백을 받으면서 다르게 생각했다. 캠퍼들 뿐만이 아닌, 개발자들과 이야기하면 겉돈다고 느껴졌던 이유가 명확해졌다. 내 성향과 그들의 성향은 많이 달랐기 때문이었다.
음악을 오래하고, 개발과 거리가 먼 사람들과 이제까지 살아왔다. 그들과 소통함에 있어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명확한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심지어 나는 다른 사람들과 같이 있으면 명확하게 이야기하는 편에 속했다. 묘사에 능하고, 감정적인 공감대를 잘 이끈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내게 있어 음악과 개발은 흰 도화지 위 붓질이 용이한 분야이다. 그래서 끌렸고, 그래서 이 분야로 나아가고자 마음먹었다.
내가 지금까지 느낀 개발자 커뮤니티 뉘앙스가 있다. 그것은 명확함을 아주 중요하게 여기는 성향이다. 마치 코드를 잘 못 짜면 실행이 안 되는 것처럼 명확하지 못한 소통은 그들에게 있어 이성적이든, 감성적이든 좋은 점수를 얻기 힘들다. 반면, 내 소통 방식은 공유가 중심이 된다. 지식이든, 감정이든, 아니면 심상이든 이제까지 주요 목표는 공유였다. 어떻게 보면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있다. 공유 받는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private 속성을 주고 받는 것처럼.
아마 이제까지 합리적이기보단 주도적으로 살아와서 쉽게 고치기 힘들 것이다. 단순히 소통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나한테 있어서는 코페르니쿠스 적인 전환이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인간인지라 내 생각은 내 말에 엄청난 영향을 받고 있고, 내 말은 내 생각에 엄청난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와서 다시 돌이켜보니, 내 이력서와 자소서가 개발자의 그것이 되기 힘든 이유도 마찬가지 인 것 같다. 전혀 개발자스럽지 않기 때문이다. 명시적이고, 간단하며, 효율적이지 않다. 이 생태계에서 오래 살아남기 위해서는 익숙해지고 당연해야 한다.
위 인사이트로 현재 내 담당 작업 이슈를 수정했다. 최대한 가독성을 높여서, 효율적이게 작성하도록 노력했다. 짧은 글은 어렵다. 나는 요약이 어려운 게 시에서만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설명문에서도 마찬가지로 어려웠다. 고등학생 때 미숙했던 시가 그래도 봐줄 만한 가사가 된 것처럼 열심히 갈고 닦으면 어느 순간 정말 글을 잘 쓰게 되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된다면 마치 고려시대 강감찬처럼 나도 문무를 겸비한 사람이 되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