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7일 수요일 #СегоДаня

Даня[다냐]·2024년 2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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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시작

이어폰 선이 어디에 자꾸 걸려서 빠지는 건 일상이다. 그리고 무선 이어폰을 충전을 안 해놓는 것도 일상이다. 나에겐 두 개의 무선 이어폰과 하나의 무선 헤드셋, 그리고 두 개의 유선 이어폰이 있는데, 무선 세 개 중 충전이 되어 있는 건 하나뿐이다. 생각난 김에 나가기 전에 충전기에 꽂아둬야지. 난 유선 헤드셋이 가장 좋은 것 같았는데 몇 년 전에 고장난 뒤로 새로 장만하지는 않았다. 학생 때 애용하던 거였는데. 하여간 노래를 듣거나 영상을 보거나 이런 건 별로 없지만 전화 통화를 할 때 이어폰이나 헤드셋 없이는 상대의 말에 대한 이해도가 많이 떨어지다보니 그런 게 필수품이다. 그냥, 오늘도 자리에 앉다가 이어폰이 무릎에 걸려 빠져가지고 중얼거려 본다.

단기 알바

오늘도 마장동으로 향한다.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늘은 고객센터 앞에서 일을 해서 좀 수월한 편이다. 우리 시장에는 서문 쪽에 하나, 남문 쪽에 하나, 북문 쪽에 하나, 세 군데 행사 부스가 있다. 서문 쪽 부스와 남문 쪽 부스는 시장 길가에 있는 건물에서 진행하는데, 북문 쪽 고객센터는 시장 밖 골목에 가깝다. 넓게 보면 여기도 시장 안이긴 한데, 외곽에 있다고 해야 하나. 그러다보니 다른 행사 부스에 비해 사람들이 덜 오는 편이다. 공간도 넓은 편이고 쾌적하다.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는 상품권이 소진되면 조기 마감이다. 다음날부터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 대신 출근하지 않은 날은 일당을 못 받는다. 그런데 오늘 상품권이 다 소진되어 버려서 내일 출근이 사라졌다. 하루치 일당을 못 받겠구나 하고 있었는데, 같이 일 하시는 분 중 이런 행사 알바 많이 참여하시던 분이 다른 시장에 급하게 세 명 필요하다는 소식을 전해주셨다. 우리 시장 오늘 마감하고 내일 출근 안 하는 거 확정이면 그 쪽으로 세 명만 와줄 수 있냐는 건데, 거리는 좀 있지만 솔깃해서 나도 하겠다고 했다. 마장은 걸어서 30분이었는데 그곳은 지하철 한 시간이다. 그런데 뭐랄까... 지하철로 갈 수 있는 거리는 아아주 먼 거리는 아니라는 인식이 언젠가부터 생겨 버렸다.

하여간 무사히 내일 일당까지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일찍 일어나야지. 오늘은 북문 쪽에서 일 하다가 서문 쪽도 잠깐 갔다 오고... 어찌저찌 잘 마무리 된 것 같다.

낭독 공연 〈오랫동안 물속에서 숨을 쉬었다〉

극단 적의 고전재창작 세 번째 프로젝트. 셰익스피어의 〈오셀로〉의 서사를 기반으로 재창작한 작품이다. 몰락해가는 조선소가 있는 도시에서 차별과 혐오 속에 비극적 파국으로 치닫는 이야기.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낭독 공연이 아닌 본공연의 형태로 올라가면 어떤 식으로 구현될지 궁금하기도 하고.

차별과 혐오, 거짓된 이야기. 선한 가면을 쓴 이간질. 아니 근데 저 목사 배역 되게 기시감 드네. 저런 사람 꼭 있어요. "아니~ 내가 그렇다는 게 아니라~ 난 별로 그렇게 생각 안 하는데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까봐~~" 하면서 상대를 위해주는 척 하면서 위선적인 모습을 보이는 사람. 이게 종교를 배척하는 건 아니고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도 아는데 그런 사람 중엔 유독 기독교인이 많았어. 마지막에 뉴스 기사마저도 진실과는 거리가 먼 내용인 게 참... 이게 우리 현실과 뭐가 다르냐.

여담

오늘은 갑진년 병인월 신축일, 음력으로는 12월 28일.

가끔 잊혀질 때쯤 되면 나의 인스타그램에 좋아요를 누르고 가는 친구가 있다. 최근 게시물도 아니고 몇 주는 된 게시물에 뜬금없이 좋아요를 누르곤 한다. 예전 계시물 구경하며 몰아서 누르는 것도 아니고, 정말 잊혀질 때쯤 되면 하나씩. 피드에 떠서 누른다기엔 저렇게 오래된 게시물이 아무 짓도 안 했는데 갑자기 피드에 올라온다고? 하여간 흥미로운 녀석이다. 그러고보니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더라. 같이 하늘북에서 시간을 보내면 좋을텐데 그런 날이 오긴 할련지 모르겠다. 하늘북은 커녕 대구 자체를 언제 가게 될련지.

profile
연극인 정단휘 鄭丹輝; 가끔은 출판인; 어쩌면 체육인?; 개발자들 사이에서 다른 이야기를 중얼거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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