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9일 토요일 #СегоДаня

Даня[다냐]·2023년 12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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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밍을 갈까 했는데 오늘도 패스. 주말 공연은 낮공연이라 시간이 좀 애매한 것 같아. 첫공인 작품이 없어서 막 아침 일찍 가야 하거나 이렇진 않고 물리적으로 사실 가능...은 하지만.

연극 〈체홉 단편〉 ― 「굴」·「적들」·「대소동」·「애수」

여섯 번째 공연. (「굴」 누적 3회, 「적들」 누적 6회, 「대소동」 누적 3회, 「애수」 누적 3회)

오늘부터 「굴」 캐스팅이 변경되었다. 솔직히 너무 힘들지만 약한 모습 보이고 싶지 않아서 받아들이던 작품이었다. 초연 땐 특히 이 작품을 하는 게 나에게 고통 그 자체였는데, 이번엔 그 때보단 조금 나아졌지만 여전히 많이 힘들다. 무엇보다, 정말 현재의 나의 수준으로 15분 정도의 시간을 혼자 끌고 갈 수 있을 거라고 믿고 계신 걸까. 난 솔직히 보다 소소한 것부터 성장하고 싶다. 이 작품을 빼면 주로 앙상블 위주의 배역이지만, 앙상블 다음에는 조연급이나 아니면 두세 명이 나눠서 책임지는 주연급을 기대하기 마련인데 솔직히 홀로 15분을 책임지라는 건 살짝? 부담되긴 했다. 게다가 음악에 맞춰야 하니. 이 작품 준비할 때는 앙상블로 참여하는 다른 작품은 소홀히 하게 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앙상블 디테일까지 신경 쓸 정신적 여유가 없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그것들에는 그저 관성적으로 하게 되는 듯. 별로 좋지 못한 것 같다. 적어도 현재까지의 나에게는 말이다.

생각해봤는데, 난 사람들과 상호작용을 하고 싶었다. 다른 배우들처럼, 서로와 티키타카하며, 어떤 상호작용을 하는 작품에 참여하고 싶었다. 그런데 〈동물 없는 연극〉의 「추억」을 제외하고는 나에게 그런 작품이 있었던가. 물론 그런 건 있다. 앙상블에 적합하지 않은 이미지를 가진 사람들도 있는데 (가령, 이ES 씨는 키가 너무 커서 앙상블을 하면 너무 튀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다고 하더라.) 난 웬만한 데에는 잘 녹아들 수 있는 이미지를 가졌기에 앙상블로 캐스팅하기 좋다. 게다가 「불안한 손님」이나 「적들」 같은, 앙상블/단역이 분위기를 잡아주는 역할이 큰 경우에 그 역할을 잘 수행하는 편이다. 다양한 작품을 접하는 것에 나름의 흥미가 있었기에, 주요 배역이 아니더라도 난 앙상블 그 자체로 좋았다.

그런데 내가 주요 배역으로 참여하게 된 작품은, 그러니까 「자고 싶다」와 「굴」이 있겠지. 둘 다 다른 배역과의 상호작용이 별로 없다. 음악과 정서에 맞게 혼자 하는 연기. 인간과의 상호작용은 거의 없는. 어쩌면 이러한 캐스팅도 나의 흔들리는 마음에 한몫 했을 수 있겠다. 난 대사는 없어도 상호작용이 있는 작품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그러니까, 「자고 싶다」나 「굴」보다도 「적들」에 더 애정이 간다고 해야 하나.

오늘도 별다른 특이사항은 없다. 대사 시퀀스 건너뛴 작품이 하나 있긴 했는데 서사에 크으은 영향은 없는 정도였고. 내일은 공연 스케줄 정할 때 개인 일정으로 인해 공연에 참여할 수 없다고 말씀 드렸던 날이라 가지 않아도 된다. 「대소동」에서 원래 내가 하는 배역은 「청혼」의 나탈리야 역을 연기하는 분이 하실 예정인데, 역할 인수인계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하시더라.

극장에 가져갔던 의상들 중 최종적으로 안 쓰는 걸로 결론 난 의상이 좀 있어 집에 챙겨 가기로 했다. 이런 걸 미리미리 안 빼놓으면 나중에 짐이 너무 많아진다.

휴식

집에 가는 길, 왠지 좀 거닐고 싶어서 혜화역을 넘어 마로니에 공원 쪽도 거닐고, 좀 걷다가 종로5가 역에서 1호선을 타고 집에 왔다. 그냥 가끔, 이유 없이 걷고 싶어질 때가 있잖아? 무엇보다 에너지가 남을 때 집에 가서 그 에너지가 축 쳐지는 느낌을 좋아하지 않는다. 집은 기본적으로 추우욱 쳐지는 공간이니까. 굉장히 정적이고... 가라앉는 곳이니까.

그러다 적당히 집에 와서 저녁 식사도 하고, 늘어지는 시간을 보냈다. 내일은 오후에 지원사업을 통해 세종문화회관 오페라 갈라 공연을 보러 가는데, 15시 공연이니까... 오전에 클라이밍을 하...고 가면 피곤하려나. 하지만 가볍?게 하고 가면 괜찮지 않을까? 그러고보니 내일의 오페라 갈라 공연부터 그 다음 날에는 성과공유회, 그리고 또 그 다음 날에는 크리스마스 칸타타까지, 사흘 연속으로 센터 일정이구나? 그러고나면 그 다음 날부터는 또 공연의 연속이고 ㅋㅋ

여담

오늘은 계묘년 갑자월 신축일, 음력으로는 10월 27일.

문득 대학생 때를 떠올려 본다. 사회공학적 해킹 하는 거 좋아했는데(?)ㅋㅋ 정말 이것저것을 무방비하게 두고 다니는 녀석이 있어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물론 지금은 그 때보다 예의?라는 게 좀 생겨서, 그런 무방비한 존재에 대해서도 막 구경하고 그러진 않는다. 핸드폰 잠금 안 걸려 있다고 이것저것 들어가보고 그러지 않잖아? 근데 그 땐 그랬지 ㅋㅋㅋ 구의동에서 자주 놀았는데 이제는 그 근처도 잘 안 가네. 졸업 시즌에는 화양동에서 자주 놀았는데... 건대 후문 맛집 가고 싶다. 하지만 이제 없다. 다시 돌아와아ㅏㅏ 왜 제주에 있어어ㅓㅓㅓ ―라던가. 아 있을 때 더 자주 갈 걸(?). 한길이형이 이걸 본다면 분명 @판다군에게서 이상한? 것만 배웠다고 하겠지 ㅋㅋ

요즘은 좀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보고 있다. 그 목적지는 알지 못한 채. 몇 가지 루트가 보이는데, 그 중 어떤 루트로 흘러갈지는 모르겠다. 그렇게 몇 가지 루트를 본다는 점에서 태니지먼트 검사에서 효율 재능이 나오는 걸까 ㅋㅋ 당장 최선의 선택을 하려고 하기 보다는 일단 다 열어놓고 가능성으로 둔 채 살아가기는 하지만. 중요한 선택은 최대한 보류해두고 최후에 선택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부작용이 크지 않지만 괜찮다 싶은 건 생각났을 때 바로 처리해버리지만ㅋ

좀 더 본격적?인 뭐시깽이를 위해 운동 기록 SNS 계정을 만들어볼까 한다. 클라이밍 영상 중 일부도 올리고, 그 외 이것저것... 그러고보니 닌텐도 스위치도 방치한 지 오래되었구나. 한땐 매일 아침 링피트를 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아무튼 그런 뭐시깽이...

profile
연극인 정단휘 鄭丹輝; 가끔은 출판인; 어쩌면 체육인?; 개발자들 사이에서 다른 이야기를 중얼거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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