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1일 금요일 #СегоДаня

Даня[다냐]·2023년 12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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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밍파크 성수점

성수점 안 간 지 오래되기도 했고, 공연 기간에 극장 가기 전 클라이밍을 하러 가는 게 컨디션이 괜찮을지 테스트해보고 싶기도 해서 극장에 가기 전에 오랜만에 성수점에 들렸다. 11월 말에 지하 1층에 있던 지구력 벽이 세터들의 이름이 붙은 볼더링 문제로 완전히 리뉴얼되었다는 이야기는 듣긴 했는데 이제 가보네.

지하 1층에 있는 문제들 풀어봤는데, 네 번째 난이도 문제는 심설빈 세터님이 셋팅한 문제 하나 밖에 못 풀었다. 종로에서는 분명 네 번째 난이도 메인으로 하면서 다섯 번째 난이도 도전 중인데, 성수에서는 서너 번째 왔다갔다 하는 수준이다. 네 번째 난이도 문제의 성공률이 종로에 비해 확 떨어진다.

위에 올라와서는 서너 번째 문제들 이것저것 풀며 다녔다. 아래는 네 번째 난이도 오버행 문제인데, 두어 군데에서 포기하고 내려갈까 하다가 그래도 어떻게든 올라가봤더니 완등할 수는 있더라. 확실히 역량이 안 되는 건 아닌데 겁 먹어서 못 푸는 문제들이 은근 있는 것 같아... 근데 위험하게 떨어지는 것보다는 겁 먹었을 때 다운 클라이밍 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아서...ㅋㅋ;; 그래도 조금쯤은 더 용기를 내도 될 것 같다. 이게 버텨지나, 싶을 땐 대체로 버텨지더라고(...).

그리고 아래는 3층 문제인데, 풀면서 새삼 나 루트 파인딩 진짜 안 하고 올라가는구나... 싶었다 ㅋㅋ;; 일단 시작과 끝만 확인하면 그냥 올라가고 보는;; 좀 더 생각이라는 걸 하고 올라가야지ㅎ

말고도 이것저것 했지만 특별히 찍어두고 싶은 건 별로 없었어서 영상은 이 정도. 그러고 생각해봤는데... 극장 들어가기 전 클라이밍 괜찮은 것 같다. 보통 공연 직후에 한동안 무기력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그게 공연에 집중한답시고 이것저것 다 중단했다가 공연 끝나고나니 아무것도 안 남은 상태에서 일상을 회복하는 데 오래 걸리는 게 큰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공연 기간이라고 해서 운동을 쉬지 않는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클라이밍 재등록에 대해서는 더 생각해 봐야겠지만. 근데 정기모임이 아니고서는 그냥 내 개인적인 클라이밍을 할 땐 평일 17시 이전이면 충분할테니 주중권으로 괜찮을 것 같긴 하더라. 어차피 저녁과 주말은 사람 너무 많으니까.

종로점에서 오전을 보내고 혜화까지 걸어가는 방식으로 생각해봤다. 재등록 여부는 정기권 끝나갈 때 생각해봐야지. 아 근데 2023 Merry Climb 재밌어보이더라. 물론 난 시간도 안 되고 실력도 안 될 것 같지만. 1년 꾸준히 해서 내년에 저런 거 같이 참여해보면 재밌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ㅋㅋ 근데 단체전 하려면 파티원 모아야 한다. 넘무... 넘무 재밌어보인다... 근데 아무리 가고 싶어도 난 공연임ㅋㅋ;; 「굴」이랑 「적들」 하는 날이야...

극장 연습

길 가면서는 핸드폰 확인을 잘 안 해서, 극장에 도착해보니 연락 온 게 두어 개 있더라. 하나는 우YB 선생님 부재중 전화였는데, 예상했던 대로 화요일의 글램핑과 관련된 이야기. 그런데 아무래도 화요일은 수요일 첫공인 작품들의 연습을 빠질 수 없을테니, 글램핑은 아쉽지만 패스. 그래, 이렇게 어쩔 수 없는 물리적 이슈로 인해 불가능한 것은 아쉽지만 깔끔하게 보내줄 수 있다. 내가 우YB 선생님을 정말 정말 좋아하지만, 그래서 지난 번 만남이 마지막이었고 몇 시간 동안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못하는 게 정말 정말 정말 아쉽지만, 그래도 보내줄 수 있다. 하지만... ―이 "하지만"에 대해서는 이따 따로 이야기하도록 하자.

오늘은 「적들」과 「대소동」의 디테일을 마저 잡고, 저녁 식사를 조금 빠르게 하고 왔더니 「폴렌카」 팀 연습하는 데도 살짝 보조를 했다. 낭독자 없을 때 낭독을 하는 거라던가, 누군가의 대역을 잠깐 하는 상황에 자주 보조로 들어가곤 한다. 그냥 이것저것 하는 사람인 듯ㅋㅋ;;

기존에 올린 적 있는 레파토리 작품에 일부 배우만 바뀐 거지만, 그러면서도 이번 공연 준비 과정에서 새롭게 발견되는 게 있고, 그러면서 변경되는 게 있고, 알지 못했던 것을 또 찾아가는 게 있다는 게 흥미롭다. 알면 알수록 알 건 더 많다. 디테일한 부분에서 변동사항도 있고, 때로는 꽤 큰 변동사항이 생기기도 한다.

「폴렌카」의 경우 등장인물 전원 초연 배우들인데, 그래서 기존의 「폴렌카」와는 많이 다른 느낌을 받았다. 다른 작품은 기존 구현을 베이스로 초연 배우가 살짝 추가된 거지만, 이 작품은 완전 초연 배우들로만 이루어져 있어서 그 느낌 차이가 더 클 것이다. 그런 만큼, 최종적으로 어떤 작품으로 완성될지 궁금하기도 하다. 공연에 참여하지 않는 날이 있으면 객석에서 좀 보고 싶은데 그게 안 되네 ㅋㅋ;;

여담

오늘은 계묘년 계해월 계사일, 음력으로는 10월 19일. 오늘 엄마가 나보고 파마 했냐고 물어봤다. 아뇨, 이건 당신에게서 온 유전입니다. 다른 사람한테 파마 했냔 소리는 종종 들어봤는데 가족한테 듣는 건 좀 미묘하네. 그냥 평범한 에센스 바른 내 머리입니다만? 근데 확실히 머리에도 시행착오를 많이 거쳐 왔다. 드라이기를 사용하면 부시시함을 피할 수 없기에 자연건조를 하는 게 좋고, 컬링 에센스를 바르면 좋다는 것. 에센스는 씻자마자 한 번, 마른 후에 한 번. 지금 쓰는 에센스는 전에 가족이 이마트 상품권 써야 한다고 적당히 필요한 거 집어오라고 했을 때 대충 골라온 건데 꽤 괜찮은 듯.

친구를 행복이라고 정의했지만 기분 나쁨 앞에선 친구 만나는 거고 뭐고 얄짤없다. 이래서 TCI 검사에서 충동성이 높게 나오는 건가. 하여간 마음에 안 드는 건 티 내고 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생각해보면 불만 있는 상황에서 흔히 있는 일인 것 같기도 하고. 그래, 불만을 감출 생각이 없는 듯. 근데 이건 선 넘었지.

솔직히 난 카카오톡을 사용하지 않으면 그 무엇에도 원활하게 참여할 수 없는 한국 사회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업무폰에야 어쩔 수 없이 공연톡방 사용을 위해 설치를 해놔야 하지만, 솔직히 거기도 자꾸만 불어나는 용량 때문에 자꾸 저장 공간 부족 알림이 뜨곤 해서 주기적으로 데이터를 지워주어야 하는 게 번거롭다. 언젠가의 ㅂㄷㅂㄷ을 담은 트윗에도 나와 있듯이 말이다.

하여간 일상폰에는 그럴 정도의 저장 공간 여유도 없기에 그런 어플을 다운로드 받고 싶지 않다. 이 폰은 뭐... 클라이밍 며칠만 하면 저장 공간이 뭐시깽이하니 필요 없는 파일을 지우라는걸. 그런데 이 사회는 그 어플을 사용할 것을 강요한다. 어떻게 들릴진 모르겠지만 난 10년 전부터 이 어플에 거부감을 느꼈다. 논리보다는 감의 영역에서 말이지.

뭐... 아쉽게 됐다. 인연이 닿는다면 다시 만나게 되겠지만... 그 때까지 내가 당신들을 기억하길 바란다. 큰 기대는 하지 않지만. 아 배고프다. 역시 가격에 타협해 서브웨이 15cm를 선택한 건 잘못된 선택이었을까. 포만감을 늘리기 위해 최대한 천천히 먹었는데, 자리에서 일어나기 전에 이미 허기를 약간 느끼고 있다. 요즘 물가 너무 비싸단 말이야. 이곳저곳에서 간식 말고 허기를 채울 만한 것들 좀 줬으면 좋겠다.

오늘은... 뭘까. 사실 오전에 머리끄댕이 잡혔을 때부터 뭐시깽이하긴 했다. 클라이밍 할 땐 괜찮았는데, 작품 연습 할 땐 인물의 감정보다는 내 감정이 나온 것 같다. 누군가의 죽음에 대한 애도의 감정이 아니라 그냥 불만 섞인 부정적인 감정이 베이스가 되었다.

살다보면 가끔 인간불신이라고 해야 하나, 더이상 새로운 사람들과 긍정적인 관계를 쌓고 싶지 않아지곤 한다. 그렇게 뚝 끊겼다가 조금씩 다른 사람들과 다시 연결을 시도하다 또 뚝 끊겼다가 다른 상황 다른 경로로 또 다른 사람들과 다시 연결을 시도하다 또 뚝 끊겼다가... 그런 반복인 것 같다. 더이상 타인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질 때까지 어느 정도 가까워졌다고 할 수 있는 건 항상 기껏해야 두세 명. 그리고 그 두세 명들은 대체로 이후의 순환 속에서 사라져 버린다. 직전 순환에서 남은 건 @라마군뿐이려나. 이번 순환에서는 더 들어올 사람은 없고... 누군가 사라지는 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지. 당분간은 새로 알게 되는 모든 이들이 비즈니스적인 관계 이상은 못 갈 듯. 가을 중간에서야 열리기 시작했는데 겨울 시작할 때 다시 닫히네. 결국 여기까진가. 누군가와 함께 하려는 다음 시도가 존재할지, 존재한다면 언제쯤에나 존재할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뭐... 소외되는 것 자체는 익숙하긴 하다. 알아서 팀을 나누라고 한 것도 아니고 진행자가 팀을 나눠줬는데 혼자 팀에 배정되지 못한 채 "전 어디로 가면 될까요?" 하여 진행자를 당황시킨 적도 있고, 아침에 차를 우리기 위한 물을 끓이며 거실에 앉아있는데 엄마가 안방에서 나와 내 방으로 들어갔다와서는 "언제부터 거기 있었냐?" 하시기도 하니... 그냥 인간 자체에 은신 스킬이 어느 정도 탑재되어 있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하고. 그게 참 뭐시깽이하다.

profile
연극인 정단휘 鄭丹輝; 가끔은 출판인; 어쩌면 체육인?; 개발자들 사이에서 다른 이야기를 중얼거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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