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gh risk High return
의 수준을 넘어선 무모해보이는 결정들도 서슴없었다. 이렇게 시대를 읽고 내가 가진 모든 걸 잃을 수 있어도 Risk-taking하는 점은 참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윤리적으로는 해서는 안 될짓을 너무 많이 했기 때문에 칭찬은 잘 못 해주겠지만. 원자재 중개 업체의 영향력은 경제에만 미치지 않는다. 그들은 세계 전략 자원의 흐름을 마음대로 움직이고, 이런 지배력에 힘입어 정치 무대에서도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현대 사회에서 돈과 권력의 유착 관계를 이해하고 싶다면, 석유와 금속이 자원 부국에서 어떻게 흘러나오고, 돈이 재계 거물과 부패 관료의 주머니로 어떻게 흘러가는지 이해하고 싶다면 원자재 중개 업체에 대해 이해하면 된다.
비윤리적이고 불결한 노동은 누구에게 어떻게 전가되는가
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더티 워크
의 정의는 아래와 같다. 책에선 더티 워크(Dirty Work)의 사례로 교도관, 미군 드론 조종사, 도살장 노동자, 시추선 노동자를 다룬다. 에버렛 휴스의 말을 빌리면, 더티 워커는 "우리 모두의 대리인"으로서 사회의 다수 시민이 암묵적으로 동의한 불미스러운 일을 수행하는데도 위임자인 우리는 더티 워커에게 거리를 두고 그들을 멸시한다. ... (p.322)
실제로 도축 노동은 잔혹성과 사디즘을 조장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잔혹성에 대한 책임은 어느 쪽이 더 무겁게 져야 할까? 동물을 기절 시키고 죽이는 노동자인가(페타의 일부 회원은 도축 노동자를 중죄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니면, 그러한 대가에 대해 고민 한 번 하지 않고 고기를 먹는 소비자인가?
패키릿은 소고기 정육공장을 그만 둔 후 한 친구에게 이 질문을 던졌다. "그 친구는 노동자의 책임이 더 크다고 열변을 토했다. 동물의 목숨을 빼앗는 물리적인 행동을 그들이 수행한다는 이유에서였다."
패키릿은 반대 주장을 펼쳤다. "이 끔찍한 일을 다른 사람에게 위임한 채 먼 거리에서 이득을 보고, 그러면서 그에 대한 책임은 회피하는 사람들이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 이 사회에서 기회가 가장 적은 사람들이 떠맡는 도축노동에 대해선 더더욱 그렇다. (p.330)
국가
를 교재로 사서 처음 봤을 때의 기분과 같았달까. 인지심리학
에 대해 내가 참 협소하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심리학'은 상담을 하거나 심리를 파악하려는 학문 정도겠거니 생각했고, '인지심리학'에 대해서는 지난 달 독서노트에서 말했던 것처럼 너무 비즈니스적인 효용 같은 측면에서만 생각했던 것 같다.How to Think
이고, 부제는 Understanding the way we decide. Remember and make sense of the world
이다. 제목 그대로 우리가 어떻게 세상을 이해하는지, 어떻게 생각하고 결정하는지에 대한 얘기를 한다. 구체적인 이론에 대해서는 내가 딱히 여기서 할 수 있는 말이 없다. 근데 이 말은 하고 싶다. 내가 보는 세상은 내가 만든 표상으로 이루어져있고, 그러니 겸손해야하고, 다른 사람들의 말에 귀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고. 그래야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을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