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노트] 23년 6월

신두다·2023년 7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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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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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혁신기업의 딜레마

  • 클레이튼 M. 크리스텐슨 저, 이진원 역 | 경제/경영 | 링크
  • 오래 전에 사서 앞 부분만 읽고 책장에 묻어두었다가 이번에 다시 꺼내 읽었다.
  • '업계 최초로 현재의 솔루션을 만들어 업계 1위가 된 우리 회산데, (거의 카피캣 수준인) 유사 서비스들이 많이 생겨나는 이때 우리가 서비스 차원에서, 조직 문화 차원에서 조심해야할 것은 없을까? 무엇을 추구해야 할까?' 책을 처음 살 때 즈음 대략 이런 고민을 가지고 있던 것이 기억난다. 지금도 이 고민은 유효하다. 많은 회사가 생기고 없어진다. 그 중 극히 일부가 살아남고, 그 중 또 극히 일부가 성공하고 큰 규모로 성장한다. 하지만 그렇게 성공한 회사도 영속할 수 없다는 걸 우리는 안다. 그렇다면 왜 그런건지 궁금하지 않은가? 그들은 많은 자원(자본, 훌륭한 인력, 경험 많은 경영진 등)을 가지고 있었다.
  • 이건 모든 경영자가 답을 알고 싶어하는 문제다. 수성의 위치에 있건, 공성의 위치에 있건 말이다. 여기서 이 책은 아주 흥미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정상의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실패하는 기업은 그들이 고객의 소리를 잘 듣지 않아서도 아니고, 의사결정을 잘 못해서도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고객의 소리에 너무 잘 집중했고, 일면 최선의 결정으로 보이는 선택들을 해왔기 때문에 신생 기술이 나왔을 때 실패한다는 것이다. 흥미롭지 않을 수 없다. 나는 회사에서 항상 고객의 소리(VoC)를 잘 들어서 내가 기획하는 PoC 프로덕트에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최선의 결정을 쌓아가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 물론 이 책의 주장이 마냥 정답일리는 없다. 하지만 존속적 혁신과 파괴적 혁신을 구분해서 본 저자의 관점은 한번 쯤이라도 관심을 가져볼만 한 것 같다. 지금 나는 선발주자인 회사에 있지만 언젠가 후발주자로서(혹은 후발주자처럼 보였으나 오랜 시간이 지나 돌아봤을 때 사실은 선발주자일 것처럼) 파괴적 혁신을 꿈꿀테니, 그 언젠가 다시 이 책을 봐도 또 재밌을 것 같다.

24. 무조건 팔리는 심리 마케팅 기술 100

  • 사카이 도시오 저, 최지현 역 | 경제/경영 | 링크
  • 인지 심리학에 대한 책을 언젠가 한 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만' 오래 가지고 있었다. 순수한 학문적 호기심은 당연히 아니었다. 비즈니스(제품 설계나 커뮤니케이션)에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그런 맥락에서 골랐던 책이다.
  • 가볍게 읽을 만한 책이다. 자세한 설명이 담긴 교과서라기보단 일종의 치팅 시트 같달까. 읽으면서 '아 이거 바로바로 안 써보면 금방 까먹을 것 같은데' 싶었는데, 과연 그러하다. 이 글을 쓰는 지금 내용이 거의 생각나지 않는다. 사람 시선의 왼쪽은 과거이고 오른쪽은 미래이니, 강단에 오를 때는 왼쪽에서 등장하고 내려갈 때는 오른쪽으로 내려가라는 정도..? 그것도 오른손잡이한테 그런거다. 왜 그런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 인지 심리학에 대해서는 알라딘 장바구니에 담아둔 책이 있다. 그걸 읽고 다시 보면 더 재밌을 것 같다.

25. 다다다

  • 김영하 저 | 에세이 | 링크
  • 개인적으로는 최근 읽은 책 중 가히 최고의 책 중 하나다. 김영하 작가님의 소설도 여러 권 읽어봤는데 사실 소설보다는 에세이를 읽을 때 더 큰 감명을 받곤 한다. 여행의 이유도 내겐 아름다운 책이었다. 작가님의 생각을 듣는 건 정말 재밌다. 이유는 형언하기 어렵다. 작가님이 나오는 방송은 웬만하면 다 찾아본 것 같다. 유튜브에 '김영하'를 검색해서 인터뷰란 인터뷰를 다 뒤져보기도 했다. 그러다가 이 책을 샀고, 기존에 출판되었던 3권('보다', '읽다', '말하다')을 합본한 개정판이라 꽤나 두꺼웠지만, 그럼에도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아껴가며 읽었다. 읽는 내내 행복했다고도 말할 수 있다.
  • 김영하 작가님은 에세이를 더 집필해달라!! 당장 제 돈을 받아가세요.

26~27. 그리스인 조르바 1,2 (미니북)

  • 니코스 카잔자키스 저, 베스트트랜스 역 | 소설 | 링크
  • 얼마 전 태국 여행을 가며 이 책의 1권을 가져갔다. 마침 화자와 조르바도 크레타섬으로 새로운 모험을 떠나던 참이라 묘하게 동질감 같은 것이 느껴졌다. 나도 여행을 시작했는데, 너도 여행을 시작하는구나. 그래서 이 책은 내게 '여행'이라는 끝 인상을 남겼다. 아마 앞으로 이 책을 생각할 때 여행의 감정을 먼저 떠올릴 것 같다.
  • 내가 생각이 너무 많고 추진력이나 실행력이 부족한 것 아닌가 하는 고민을 요즘들어 특히 많이 한다. (무엇을 새로 하는 것도 실행이지만, 무엇을 새로 하지 않겠다고 결정하는 것도 실행의 하나인 것 같다) 이런 고민을 의도하고 이 책을 골랐던 건 아니었지만, 조르바는 내게 행동만큼 의미있는 것은 없다고 수차례 얘기해주었다. 하지만 여전히 어렵긴 하다. 조르바처럼 사는게 얼마나 맞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내가 현실 속에서 초반의 화자('보스')처럼 굴고 있는 것 같다면, 화자가 그러했듯 조르바 같은 인물을 만나서 시야를 넓힐 필요는 있다. 주변에 조르바 같은 친구가 있다면 직접 배우시고, 아니라면 여기 이 책을 읽어보셔라.

28. 행복을 파는 브랜드, 오롤리데이

  • 박신후 저 | 경제/경영 | 링크
  • 선물 받은 책인데, 솔직히 처음에는 이 책에 대한 기대가 전혀 없었다. 일단 오롤리데이가 뭔지 몰랐고, 그냥 얼마 전에 유행했던(?) 마케팅팀에서 내는 자체 브랜딩 책인가 싶었다.
  • 시간이 아까우면 어쩌지하는 고민은 완전한 기우였다. 재밌게 읽었다. 이 책은 처음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오롤리데이의 시작부터 책이 쓰이던 시점까지의 여정을 대표님이 정말 상세하게 잘 적어주셨기 때문이다. 대표님의 8년의 경험을 난 침대에 누워서 책 한 권으로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거다! Small Brand를 운영하고 성장시키는 방법에 대한 실전에서 나온 인사이트는 상당히 귀중하게 잘 받았다. 대기업이 할 수 없는 것을 하라는 말은 마음에 새겨둬야겠다.
  • 여담으로, 혹시 대표님이 브랜딩하려는 목적으로 책을 낸 것이라면, 내겐 성공하셨다. 책을 읽으며 오롤리데이 유튜브도 구독했고, 인스타도 팔로우했고, 앱도 깔았으니까. 다음에는 성수 해피어마트를 가보려 한다.

29.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 유시민 저 | 인문 | 링크
  • 다다다와 더불어 올해 내 Top3 안에 드는 책이다. 유시민 작가님의 책은 이번에 처음 읽어본다. 알쓸신잡과 같은 방송을 보며 말씀을 아주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니 다른 생각이 들었다. 말솜씨보다 글솜씨가 훨씬 더 좋으신 것 같다. 앞으로 작가님 책 몇 권 더 찾아 읽어야겠다.
  • 책의 부제는 '나는 무엇이고 왜 존재하며 어디로 가는가?' 이다. 아주 적절하다. 책 제목이 '과학 공부'라서 과학 얘기를 하려나보다 했는데, 물론 과학 얘기를 하지만 과학 자체가 중심 주제는 아닌 것 같다.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라는 제목답게, '인문학'이 중심에서 벗어나지는 않는다. 인문학이 이 책의 표현대로 '나(우리)를 이해하기 위해 그럴듯한 말을 지어내는 것'이라면, 이 책은 우리를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 '과학의 관점'을 빌려보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 나도 역시 문과 사람으로서 흥미롭지 않을 수 없다.
  • 이 책에 나오는 과학 얘기를 내가 얼마나 잘 이해했다고 할 수 있나 모르겠다. 하지만 하나 확실한 건 '인문학'에 대해서는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그 중요성도. 이거면 성공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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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B SaaS 회사에서 Data Analyst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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