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에는 이 책의 핵심 주장이 모두 담겨있다. 저자가 말하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해할 수 있다. 설명을 시작하자면 끝이 없을 것 같으니 몇 가지 인용만 해두겠다. "이 책은 ... 끊임없이 우리의 주의를 빼앗으려 하는 관심경제(attention economy)에 맞서는 정치적 저항 행위의 일환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을 제안하는 현장 가이드다. 이 책은 예술가와 작가뿐 아니라 삶을 한낱 도구 이상으로, 다시 말해 최적화할 수 없는 무언가로 여기는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다. 내 주장의 바탕에는 명료한 거부가 있다. 현재의 시간과 공간, 지금 우리 곁에 있는 사람들로는 어쩐지 충분하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에 대한 거부다."
"나는 자본주의적 생산성의 관점에 반하는 '아무것도 하지 않음'을 제안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아이러니하게도 일종의 행동 계획이다."
"이 책은 소일런트의 시대에 먹는 네 가지 코스 요리다. 잠시 멈추거나 속도를 줄이라는 권유에 독자들이 위안을 얻길 바라지만, 주말의 조용한 휴식이나 창의성에 대한 이야기로 귀결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 내가 말하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의 요점은 상쾌한 기분으로 일터에 복귀하거나 더욱 생산적인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우리가 이해하는 생산성 개념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음'의 절반은 우리의 관심을 도구화하는 디지털 세계의 관심경제에서 벗어나는 것이며, 나머지 절반은 다른 무언가에 다시 연결되는 것이다. 그 '다른 무언가'는 다름 아닌 실제 세계의 시간과 공간이며, 시공간에 다시 연결되는 것은 우리가 그곳에서 서로 관심을 가지고 만날 때에만 가능한 일이다"
"내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곧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주고 다른 체제에서 다른 무언가를 도모하기 위해 현재의 체제(관심경제)에서 빠져나오는 것을 의미한다." (p.302)
행복론의 관점에서 보면 자기 인생의 성과를 거두고자 하는 사람은 자신이 누린 기쁨을 계산하지 말고, 그가 잘 피한 악을 따져야 한다.
행복론이라는 명칭 자체가 미화된 의미를 담고 있기에 '행복하게 산다'의 본래 의미는 단지 '덜 불행하게' 즉 참고 견디며 살아가라는 교훈이다. (p.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