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한 중소기업 시스템 엔지니어 회고 1 (2019 ~ 2020년)

techbear·2022년 1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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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엔지니어로 근무했던 시간은 정말로 행복하고도 고통이 동반되는 일이 었다. 8월 퇴사이후 4개월 간 쉬면서 많은 생각을 하고 그 동안 망가진 몸을 추스리며 2019년 부터 2021년 8월 까지의 2년 2개월의 시간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 입사하면서... (2019년)

나는 경영정보학과를 전공했기 때문에 내가 경험한 것은 인프라에 대한 소수의 지식이었다.
내가 입사한 곳은 보안 솔루션을 다루는 회사였다. 그렇기에 보안이라는 말만 듣고 출근 전날 무서웠던 기억이 있다. ㅎㅎ
막상 출근 하고 나서는 생각보다 많은 부분에서 인프라의 구성과 시스템의 운영 부분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했었고 인프라를 폭넓게 다루는 것은 엄청난 매력으로 다가왔다.

📌 신입교육과 업무

사실 신입교육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첫 출근날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2019.06.21 아침에 사무실에 들어갔을 때 직원이 아무도 없었다. 모두 출장으로 한분의 엔지니어를 만나지 못했었다. 도착했을 때 회사 팀장님에게 받은 것은 두꺼운 메뉴얼 한권과 리눅스, 윈도우, 네트워크 지식과 관련된 테스트를 통보 받았다. 그 때 부터 일주일 간의 똥꼬쇼의 시작이었다.

📌 첫 프로젝트

교육 및 테스트 이후 일주일 만에 첫 프로젝트를 내 위의 사수 한명과 함께 나갔다. 내가 다니는 회사는 공공기간에서 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였기에 공무원과 같이 업무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보안 솔루션 망구성도 회의, 보안 솔루션 설치, 운영방식 미팅, 사용자 교육, 사업기간 등 많은 부분이 시스템 엔지니어의 업무였고 영업직원은 옆에서 보조만 해주는 역할이었다.

첫 프로젝트는 아직도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고 남아있다. 아마 첫 엔지니어로서의 업무라서 더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이 때만 해도 시스템 엔지니어의 회사 구성원의 인식이 어떠했는지 알지 못했으니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 개발자와 전쟁에서 팀이 되기까지(19.06 ~ 19.07)

첫 프로젝트 진행 중 개발회의 때 정확히 팀 분위기를 파악했다. 회사에서 엔지니어와 개발자는 팀장급에서만 소통이 이루어지고 엔지니어와 개발자들은 서로 이야기도 한마디 안했다고 들었다. 그리고 선배에게 개발실에는 들어가지 말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특별한 이유가 없었지만 그냥 까다로운 개발자가 있어서 아무도 들어가지 않는다고 들었다.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나로서는 난감한 상황이었다. 서로 의견을 물어봐야 하는데 아무도 의견 교환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은 프로젝트를 더 힘들게 만드는 것임을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아무도 이야기 하지 않는 사실이 더 힘들었다.

해당 개발자가 퇴사를 하게 되면서 점점 개발자들과의 교류는 많아졌다. 새로운 엔지니어와 새로운 개발자가 들어오면서 개발회의 때 엔지니어와 개발자가 서로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빈도가 늘어나면서 점점 프로젝트도 순항을 하기 시작했다.

📌 시스템엔지니어는 노예다!!(19.06 ~ 19.12)

시스템엔지니어는 어떻게 보면 SI를 진행하는 회사에서 계급으로 따지면 노예나 다름이 없다고 생각한다. 20년도를 시작하면서 그런생각을 하게 되었다.
보안 솔루션이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하면서 업무가 늘면서 더 그런 생각을 했다. 어찌보면 푸념이냐고 할 수도 있지만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회사의 규모가 크지 않아 시스템엔지니어는 장애처리, 프로젝트 망구성, 사용자 교육, 장애 콜센터 업무,영업 미팅, 보안 솔루션 안정성 테스트와 같이 모든 부분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엔지니어가 책임을 지고 진행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영업은 뭐 있으나 마나... 그냥 장식인듯...)

맡은 프로젝트 개수가 늘어날 수록 업무 부담은 2배 커지는 것이 아닌 3배 ~ 4배로 커져가면서 점점 번아웃이 왔었던 것 같다.

📌 대규모 퇴사(20년 1월)

사실 이 대목이 제일 아픈 부분이자 아직도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간이다.
영업과 시스템엔지니어가 같이 미팅으로 수주하는 프로젝트의 개수는 점점 많아지고 추가되는 개수는 많았으나 이를 진행할 엔지니어의 숫자는 적었다. 결국 너무나 많은 프로젝트로 내 위의 엔지니어 2명이 퇴사를 하게 되었다. (아마... 연봉도 문제였을지도...)

정말로 눈물이 앞을 가렸다... 3년차, 5년차를 그렇게 쉽게 회사에서 붙잡지도 않고 내보내는 것에 원망도 많이했던 것 같다. 당장 프로젝트 빵꾸난 곳을 가야되니 남은 엔지니어의 업무는 4배로 늘었다...
절망 그 자체.. 진짜 하...
그 기간에는 정해진 시간에 지원을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업무에 치여서 제 때 업무를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야근도 거의 매일 했었던 것 같다.

📌 무책임한 대응 (20.02 ~ 20.12)

사실 전 회사에 대해서 안 좋게 적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지만 사실 앙금이 많이 남은 것은 사실이다. 솔루션에 대해서 장애 발생 시 일단 안된다고 말하라고 하는 것이 너무 당연하게 팀장급 간부에게서 너무 많이 들었다.
그런데 안된다고 전달하라고 하면 왜 안되는지 이유는 설명을 해줘야 하는데 맨날 이유를 알려주지 않았다...
참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무지성으로 안된다고 고객에게 전달하는 것은 통하지 않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들이... 프로젝트 진행하는 엔지니어에게 그냥 안된다라고 말하라고 하다니... 결국 이 기간은 이유를 물어도 알려주지 않으니 그냥 프로젝트에 가서 고기방패로 욕을 계속 먹으면서 일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영업쪽으로 컴플레인이 들어오면 그 때는 또 해결책이 있다고 개발회의에서 이야기가 나온다. 참... 서러웠다...
그렇게 해결책을 찾아보고 물어보고 문의할 때는 안알려주더니...
영업쪽에서 이야기하니까... 바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을 하다니... 엔지니어가 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지 회의감이 몰려오는 순간이었다. 그런 생각으로 20년도를 마치면서 마음이 뜨기 시작했던 것 같다.

지금까지 너무 안 좋은 이야기를 많이 적은 것 같다. 다음 글에는 안좋은 상황을 해결했던 방법과 나름의 장점도 회고로 남기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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