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금 다니는 학교가 너무 싫어서, 지금 다니는 회사가 싫어서 그만두는 건 좋은 의사결정이 아닙니다. 하고 싶은 것이 있어서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건 괜찮지만, 지금 이게 싫으니까 그만두는 건 좋은 선택이 아닙니다. 다른 곳으로 간다고해서 상황이 달라지는다는 보장은 없거든요. 대책도 없죠. 그 순간 너무 싫기 때문에 도망치듯 그만두지만, 그 자체가 보상이 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의사결정을 한 후 빠르게 실행에 옮기고, 잘못됐다고 판단되면 끊임없이 의사결정을 조정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것이 의사결정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사회적 성취를 이룬 사람들을 연구해서 찾아낸 훌륭한 의사결정법입니다.
뇌를 찍고 여러 가지 실험을 하면서 탐구하는 과정을 통해 저희가 결국 알아낸 것은 '유치원생의 마음으로 일단 시도해보라'는 겁니다. 그러면 그 시도가 시도 자체로 끝나지 않고, 나만의 지도를 그리는 데 기여하리라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앞날에 근사한 선택들이 기다리고 있기를 기대합니다. 인생을 마라토너가 아니라 탐험가의 마음으로 살아가시길 기대합니다. 여러분의 탐험에 흥미로운 행운들이 잔뜩 깃들길! 마지막 목표가 아니라 그 여정에서 말입니다.
우유부단함만큼 사람을 지치게 하는 것도 없으며, 그것처럼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도 없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신중함이나 경솔함과는 사실 큰 관계가 없어요. 잘하는 것만 해왔던 아이들은 칭찬에 민감하고 인정 욕구가 강합니다. 그래서 칭찬받지 못할 것 같은 일은 아예 안하는 거예요. 그런데 다른 사람이 나를 얼마나 인정해주냐보다 내가 그 일을 얼마나 좋아하느냐, 혹은 내 맘에 드느냐가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인 사람들은 실패할 것 같더라도 그것을 선택합니다. 판단 기준이 '타인의 인정 혹은 칭찬'이라면, 성격이 신중한가 경솔한가와 상관없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높습니다. 세상은 점점 예측 불가능하고 인생은 늘 불확실한 방향으로 전개됩니다. 따라서 잘하는 것에만 매달리는 사람보다는, 그리고 실패의 두려움이 큰 사람보다는 실패 후에 빨리 회복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하는 게 현명하지 않나 싶습니다.
결정장애는 어떻게 치료할 수 있을까요? 고스톱을 치라고 의사가 권하진 않지만, 고스톱을 칠 때의 행위가 치료할 때 하는 행위와 유사합니다. 짧은 시간에 빠르게 의사결정을 하는 연습을 계속 하는 거죠. 상대가 하염없이 기다려주지 않는 상황, 실패했을 때 내 손해가 명확하지만 그렇게 치명적이지는 않은 상황, 그래서 다음 판에서 손해를 회복하면 되는 그런 정도의 상황, 이런 상황에서 자신이 얻게 되는 보상과 처벌이 뭔지 명확히 인지한 다음에, 계속해서 빠른 의사결정을 연습하는 게 결정장애를 위한 좋은 치료법입니다. 고스톱과 유사한 선택의 상황을 종종 경험해보시라는 겁니다.
리더는 굉장히 많은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사람이고 그 결정 중에는 잘한 것과 잘못한 것이 늘 있기 마련입니다. 신중한 의사결정 때문에 적절한 타이밍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성공확률 100퍼센트인 리더가 되는 방법은 매우 쉽습니다. 아무 의사결정도 안 하거나 아주 확실한 것만 결정하면 되거든요. 그러면 100퍼센트 정확도의 의사결정자가 될 수 있어요. 하지만 그것이 조직에 이로운 건 아니죠. 결정했어야 했던 수많은 순간들을 놓친 것도 정확도에 포함시켜야 합니다. 좋은 의사결정자는 놓쳐서는 안 될 의사결정을 해내는 사람입니다.
남들에게 항상 스마트하게 보이려는 마음을 버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려 주위 사람들을 실망시킬까 봐 걱정하는 마음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실패해도 별일 없다는 경험을 자주 해야 합니다. 우유부단한 사람에게는 '자신의 직관을 믿으세요'라고 말해줍니다. 신중하게 고민할때보다 직관을 따를 때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해서가 아니라, 의사결정을 안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직관을 믿고 결정하는 편이 낫다는 뜻입니다. 비교의 대상이 다릅니다. 우선순위를 두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판단 기준이 생기면 의사결정은 단순해지고 빨라집니다.
해야 할 것과 하고 싶은 것 사이에서 늘 해야 할 것을 지워나가는 삶을 사는 것이 바로 우리 어른들입니다.
'나는 무엇에서 즐거움을 얻는 사람인가?'라는 질문은 내가 무엇을 지향하는 사람인지를 알려줍니다. '나는 무슨 일을 하며 살아야 할까'라는 질문에 대답하려면, 내 즐거움의 원천인 놀이 시간을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나는 어디에서 누구와 무슨 일을 하며 살 것인가? 이 질문에 정말로 답하고 싶다면, 일만 들여다보지 말고 놀이에서 해답을 찾아보세요. 일과 놀이를 함께 성찰할 때, 우리는 더 나은 대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 안에서 나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어제 얻은 지식, 사고방식, 생각, 고정관념, 습관을 오늘의 문제에도, 내일의 문제에도 계속 적용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전략을 '지식 활용'이라고 부릅니다. 과거의 지식과 경험을 오늘의 문제에 적용하면 예측 가능한 안정적인 결과물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당연히 조직에서 선호하는 전략입니다.
반면에 내가 지금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것들이 뭔지를 살펴본 다음에, 그중에서 제일 좋은 결과를 내겠다 싶은 것을 찾아서 선택하는 방법을 '방법 탐색' 이라고 부릅니다. 한 번도 직접 해보지 않았으니 실패할 가능성이 있겠죠. 그렇지만 문제를 굉장히 잘 해결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예측 가능한 성공이 보장된 건 아니지만, 우리가 혁신을 이루는 건 방법 탐색 과정 덕분입니다.
여러분은 과거의 경험과 학습 내용을 가지고 그때그때 삶을 꾸려 나가야겠지만, 그중 10~20퍼센트 정도는 새로운 탐색을 하는 삶을 살아보시길 권합니다. 그래야만 예전에는 못했던 일을 시도해볼 수 있고, 새로운 삶이 주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우리 뇌는 습관이라는 틀을 벗어나기가 매우 어렵게 디자인돼 있지만, 새로운 목표를 즐겁게 추구하도록 디자인돼 있기도 합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예술이 가진 창조성의 근원은 무엇입니까?"라고 물었을 때, 그는 그것을 "은유(metaphor, 메타포)"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그녀의 눈동자는 맑은 호수다'처럼, 전혀 상관없는 것인 눈동자와 호수를 연결하여 새로운 등식을 만들어내는 은유 말입니다. 'A는 B다'에서, 훌륭한 은유일수록 A와 B가 멀리 떨어져 있다고 아리스토텔레스는 말했지요.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을 서로 연결하는 능력. 이것이 실제로 창의적인 사람의 뇌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현상이라는 사실을 21세기 신경과학자들은 실험을 통해 알아내게 됩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2000년 전에 얻은 통찰을 말이지요.
만약 DNA에 관한 글을 써야 한다면 DNA에 관한 책들은 별로 뒤적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문학 서적을 뒤적거리죠. 그런데 그곳에서 DNA를 설명할 수 있는 절묘한 예제나 비유를 찾게 되면, 그때부터 글이 저절로 술술 풀립니다. DNA에 관한 책들을 뒤적거린다면, 기존의 글들과 유사한 글이 나오겠지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많이 주워 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몇 가지 연구결과를 소개하겠습니다.
우리가 바로 실천할 수 있는 것 중에 운동이 있습니다. 의외로 운동을 하면 신경세포가 많이 만들어집니다. 꾸준한 운동이 여러분의 뇌를 오랫동안 건강하게 만들어 나이가 들어서도 창의적인 발상을 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둘째, 수면도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젊을 때 많이 주무세요. 잠자는 시간을 줄여가면서 무리하게 뭔가를 하려고 하지 마세요. 우리의 뇌는 자는 동안 낮에 얻었던 정보 중에서 쓸데없는 것들은 버리고 의미 있는 것들은 장기 기억으로 넘기는 일을 합니다.
끝으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이 독서, 여행, 사람 만나기입니다. 특히 평생에 거쳐 반드시 해야 하는 것들이 바로 독서, 여행, 사람들과의 지적 대화입니다. 다시 말해 끊임없이 세상으로부터 자극을 받으시라는 겁니다. 의미 있는 세상과의 충돌, 이것이 우리의 인생을 바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