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Purple

TonyHan·2020년 9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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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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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먼 짐승

나는 5년전 지방대학교에서 꿈을 꾸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가 현재 있는 위치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처음에는 모든게 무서웠고 잘 몰랐다. 어수룩한 유년기에는 매번 실패와 좌절만을 반복하였다.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원래 약한 사람이니까.

그때는 그저 좋은 대학교를 다니면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래서 나의 본업은 뒷전인 상태로 학교를 높이는 것에만 집중하였다. 정작 학교는 인생에 있어 순간일 뿐인데도 말이다.

다행히도 나는 이름만 들으면 모두가 알고 있는 좋은 대학교에 합격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막상 나의 본업으로 돌아가려고 하니 모든 게 무섭고 어려웠다. 그때야 눈을 뜰 수 있었다. 내가 잘못된 길을 가고 있었다는 걸... 대학은 인생을 필수요소가 아니라는 것을. 사회와 선생과 어른들에게 속은 거 같아 그저 하염없이 무너져 내린 길고 긴 4개월이였다.

사실 어쩌면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일 중 가장 쉬운 것을 골랐을 지도 모른다. 코딩문제를 푼다? 처음배우고 많이 배워야 하니 길이 멀다. 하지만 입시 공부를 한다? 이미 기존에 배웠고 하라고 하면 다시 할 수 있을 만큼 지식이 쌓여 있다. 그러니 할만한 공부, 쉬운 공부였다.

그래도 성과는 있었다. 나는 처음부터 성실한 사람이 부러웠다. 내가 그만큼 게을렀으니 나 스스로를 발전시키고 싶었고, 입시라는 난관을 날 더 성실하고 더 간절하게끔 만들었다.


길고 긴 터널을 지나

이제야 내가 한낱 머승이였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니 내가 했던 일들에는 후회와 좌절이 뒷 따라오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휴.....

이제 뭘해야 할까...

나는 전적대에 있던 친구도 버리고 추억도 버리고 군대에서의 동기도 버리고 믿던 형도 버리고 다 버렸는데 정작 얻은게 없다. 버린다고 채워지는 건 아니였을텐데 말이다.

그럼에도 아직도 나를 바꾸고 싶다. 조금 더 알고리즘을 잘해 친구들을 돕고 싶고, 조금 더 인공지능을 잘해 주식 투자 시스템을 개발하고 싶고, 조금 더 웹을 잘 개발해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웹사이트를 만들고 싶다.

그렇기에 먼저는 코드포스 퍼플이 될만큼의 좋은 실력을 갖추고 싶다. 그냥 더 높이 올라갈려고 하지 말고 딱 퍼플까지만 퍼플까지만 실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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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거지출신개발자(시리즈 부분에 목차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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