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균 - 스타트업 경영수업을 읽고

sir.YOO_HWAN·2022년 2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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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평소에도 창업에 많은 관심이 있었고, 요식업을 해보기도 했으며, 실제로 창업을 도전해보려고 도전 K Start up 대학생 리그도 출전해 300등안에 든 기억이 있다. (인력등의 현실적인 문제로 인하여 접을 수 밖에 없었지만) 창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따지고 보면 이렇다 할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기억은 몇번 없다. 경영학을 전공하며 SWOT분석 혹은 BCG Matrix와 같은 책에서 배운 고리타분한 개념은 많이 접했지만 실제로 내 비즈니스를 운영하면서 현실에서 마주한 벽들은 그러한 방법론과는 거리가 있었다. 이론과 실제에서 오는 괴리감은 이루어 말할 수 없을 만큼 컸다. 물론 U300 대학창업유망팀에서 창업과 관련하여 배운 LEAN CANVAS 혹은 창업 투자 방법론 같은 수업은 도움이 어느정도 되었지만, 현실의 문제와 마주 닿는다는 느낌은 없었다.

사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요식업을 했을적에 망하기 직전까지 간 시기가 있다. 대부분 생각하기에 망하는 이유는 장사가 너무 안되어서, 혹은 피할 수 없는 이자의 장벽과 같은 모종의 사유들일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망할뻔 했던 이유는 '장사가 너무 잘 되기 때문'이었다. 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고 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 나 뿐만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겪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첫번째 성공 증후군'과도 어느정도 닮아 있다.

장사를 잘 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 질문에 대해 답하기 전에 생각해봐야 할 두 선택지가 있다.

1. 장사를 10년이상 오래하는 것과 
2. 장사를 통해 돈을 많이 버는 것이다.

'장사를 잘 한다'라는 기준에 대한 내 생각은 '장사를 10년이상 하는 것이 장사를 잘 하는 것이다' 라고 말 할 수 있다.

나의 경우에는 방송에 나오기도 하고, 어떠한 일련의 이유(누군가 유명한 카페에 좋은 후기를 남겼다던지 등등)로 유명세를 타자 사람들이 급격하게 몰렸었던 경험이 있다. 이때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사람이 선택할수 있는 선택지는 크게 두 가지이다.
1. 무조건 일단 많이 파는것,
2. 그리고 오래 파는것.
제공할 수 있는 음식과 장소는 한정적인데, 배달 + 홀 까지 수요는 미친듯이 몰려든다. 이때 욕심을 주체하지 못해 수요를 적절하게 분배하지 않으면, 즉 오는 사람 전부를 커버하기 위해 요리를 하고 음식을 제공하다보면 서비스의 퀄리티는 확연히 떨어지게 된다. 이는 자연스럽게 고객들의 이탈로 이어진다. 크게는 기존 프리미엄 고객들까지 잃게 된다.

나는 이러한 우를 범했다. 1명당 평균 2~3만원의 금액이 발생한다고 생각했고 서비스의 퀄리티 및 고객에게 줄 수 있는 가치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수도 없었다. 그냥 하루하루 돈이 들어오는 것에 심취했다. 소시지가 타기도 했고, 방울토마토가 없으면 토마토가 나가기도 했다. 더 작게는 들어가야 하는 양상추의 양을 조절하기도 하고 (물론 다른 채소를 넣었다.), 적상추와 청상추가 엄히 다름에도 불구하고, 그냥 아무거나 쓰기도 한다.
솔직하게 고객들이 크게 알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웃기게도 고객들은 불만을 겉으로 표시하는 방법이 없었다. **

그냥 다시는 오지 않을 뿐이었다**. 크게는 음식에서 부터 작게는 환기를 시키는 것이나 결제를 하는 부분에 이르기까지 모든것은 수면 아래에서 서서히 망가져가고 있었다. 그걸 깨달았을 즈음에는 이미 단골들도 떠난 뒤였다. 매우 부끄러운 과거이며 크게 배운 과거이다.

살아난 방법에 대해서는 쓰지 않겠다. 다만 한가지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무엇을 팔든, 무엇을 제공하든 서비스가 주는 가치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돈은 가치를 저장하는 수단에 불과하다. 바꿔말해 가치가 담기지 않은 돈은 바르지 않다. 고객들은 생각보다 영리하다. 즉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생각보다 굉장히 영리하고 똑똑하며 대부분의 것들을 알고 있다. 다만 겉으로 드러내는 부분이 적을 뿐이다.

이 책도 정확히 이러한 가치를 이야기 하고있다. 89페이지 ' 가치 있는것은 무엇인가? 환경 보존, 공정 무역, 가난한 사람과 약자 돕기, 공유 경제 등과 같은 것들은 분명히 가치있는 것들이다 - 하지만 이러한 가치들이 다른 것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한다면 협소한 관점이다. 이웃의 작은 시간, 돈, 편리, 즐거움, 평안, 기쁨, 만족등도 역시 가치있는 것이고, 창업가가 주목하고 창조해야하는 가치이다. 어느 것이 다른 것 보다 우월하거나 열등하지 않다.' 라는 말이 나온다. 물론 이 부분이 일종의 '선민의식'을 가지지 말라는 말과 통용해서 사용될 수도 있지만, 그러한 부분보다는 정말 고객이 느끼는 기쁨을 주어야 한다는 말과 더 상동한 것 같다.

'사업은 고객과 시장의 목소리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말이 책에 나온다. 아이디어로 부터 시작하지 말라는 의미인데 나는 위에 언급한 '가치'라는 부분과 연결짓고 싶다. 약간 진부하지만 사업계획서에 많이 쓰이는 TAM-SAM-SOM이라는 개념이 있다. 타겟층을 분석할때 쓰이는데 겉으로 보면 굉장히 그럴싸하다. 사용하기 쉽고, 시장 기회의 타당성을 논리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이 쓰여야 하는데 대부분 자신의 아이디어를 통과시키기 위해 많이 쓰인다. SOM을 파악하는 단계에서는 시장적인 접근보다는 핵심 타겟의 관점에서 세밀하게 볼 수 있어야 하는데 대부분이 Top-down 방식으로 SOM을 증명하고 그 고객층이 모두 자신들의 고객들인것 마냥 발표한다.

빌게이츠는 이렇게 말했다. "가장 큰 불만을 가진 고객은 가장 위대한 배움의 원천이다." 나는 이말에 깊게 동감한다. 만약 고객이 어떠한 불만이 있다면 그 사람의 용기를 높게사고 다시 나를 뒤돌아 봐야 한다. 서비스도 똑같다. 서비스가 잘못되었을 가능성을 언제나 열어두어야 한다. 소크라테스가 가장 자신있어 한 것은 논리도 말싸움도 아니다. 본인은 잘못되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었기 때문에 언제나 수정하고 고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고, 그러한 가능성이 있기에 닫힌 마음이 있는 사람보다는 낫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책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갖게 된 부분도 있는데, '마케팅보다는 사랑과 정성을 담으라'는 부분이다. 내 생각에 이건 아름다운 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마케팅은 어쩌면 본질보다 더 중요하다. 일단 서비스를 이용해보는 사람이 없다면 데이터도 쌓이지 않고, 피드백도 오지 않는다. 음식점에 손님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점심시간에도 티비나 보고 있게 될 것이다. 속임수를 써서 사람을 불러 일으키라는 말이 아니다. 어느정도 준비가 된다면 반응을 테스트 해야한다. 또한 겉으로 보이는 것에 대해 관점을 넓히면, 겉으로 보이는것 또한 굉장히 중요하다. 만약 늑대의 가죽과 호랑이의 가죽이 다르다면 무엇을 보고 호랑이의 가죽인지 늑대의 가죽인지 확인 할 수 있을까? 마케팅이라고 포괄적으로 이야기 했지만 고객에게 보이는 AtoZ가 모두 다 중요하다. 서비스는 마주하는 그 순간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그림출처 :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kfilee235&logNo=221621063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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