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에 관심이 생긴 지 한 1년정도 다 되어가는 것 같다.
긍정적인 편인 나는 누군가에게 내가 생각한 것, 감정, 상황 등에 대해서 잘 설명하지 못했다. 뭐든 한번 누군가에게 토로하면 다 까먹어버렸다. 우리 엄마도 아주 긍정적인 성격이어서 안좋은 일이 생겨도 잘 까먹었기 때문에 나도 엄마를 닮았으려니 하고 긍정적인 것은 좋은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이런 나에게 답답함을 느껴 정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생각해보니 그동안 내가 요구받아온 역량이 정리였다. 예를들자면 A와B를 곱하면 AB이다
라고하는 아주 작은 보고도 PPT를 작성해서 제출해야했다. 그 시기에 마침 제텔카스텐에 대한 칼럼을 읽고 감명깊어하던 시기였다. 생각 해 보니 내가 하루를 보내며 스쳐지나간 idea, 행동, 대화 모든게 나 자신과 관련된 데이터로 보이기 시작했다.
정리를 찾다보니 문서정리, 생각정리, 지식관리, 두번째 뇌 등 여러가지 방법론에 대해서 뻗어나가게 되었다. 정리는 정해져있는 게 아니다. 어찌됐던 내가 하는 거라서 나의 패턴대로 만들어야하고 나와 맞지않으면 결국 하지않게 되었다. 나의 정리 패턴을 만들기까지 6개월 정도 걸린것같다. 심지어 하루의 정리, 기록을 하는 실행이 힘들었다. 하자고 마음먹은 과거의 내가 현재의 나를 다독거려가며 행동의 패턴을 만들었다. 나는 기록을 해야하는 이유를 명확하게 정했다.
기록해야 할 이유를 찾으니 필요한 건 손에 쫙쫙 달라붙는 도구였다. 예전에 회사를 다닐 때 confluence wiki를 꽤 열심히 썼던 기억이 있어, 나의 기록과 관련해서 나에 관한 wiki를 메인 테마로 잡고 구성을 생각했다.
처음에는 쉽게쉽게 Notion을 할까 생각했다. 예전에도 사용해 봤지만 나는 Notion을 사용할 때 사용자가 틀에 맞춰 비집고 들어가야한다는 느낌을 지울수없었다. 또한 web상에서 만든 파일들이 꼭 Notion의 양식이어야하고 Notion 서버에 저장되는것이 마음에 들지않았다. 나만의 기록문서를 만드는 것에 남의 룰을 적용하고 싶지는 않아서 탈락시켰다.
이전에도 이것저것 써봤지만 그 중에서도 순정이 심플하다는 느낌을 받은 것은 obsidian이다.
그냥 딱 깔끔하다. 다른 군더더기 없이 사용 할 수있어서 선택한 것도 있지만 노트간의 연결을 통해 지식, 생각의 조직화, 확장이 가능한게 마음에 들었다. 제텔카스텐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인 "연결"이 가시적으로 보인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지만 솔직하게 말하자면 내 기록저장소를 만들면서 나만의 약속을 정해서 사용하고싶었기 때문에 기능 및 UI의 자유도가 높은 옵시디언을 선택했다.
Markdown 기반
심플한 기본 테마
하고자하면 마음대로 할수있는 Plugin과 CSS style
file(data)의 소유자는 사용자
노트의 연결(제텔카스텐)
선택적 publicing
남은 것은 폴더링, 데이터 분류 방법에 대한 고민을 했다.
관련된 자료들을 접해봤지만 나에게 가장 와닿은 접근법은 PARA이다. PARA는 Tiago Forte가 고안한 생산성 및 정보 관리 방법이다. 나는 시간적 우선순위와 중요도를 기준으로 데이터를 분류하는 방식으로 사용을 하고있다.
내 인생의 모든 것을 기록한다. 지금 공부하고 있는 것, 책, 일기, 년월 summary나 자잘하게는 드라마, 영화, 책을 본 후기라던가 좋았던 부분까지 전부 다 적는다. 각 부분에는 템플릿이 정해져있어서 템플릿 가이드대로 작성하면된다. 템플릿은 정해진 형식이 있어 딱딱하고 유연하지 않게 생각할 수 있으나 오히려 이런 규격이 유연한 사고를 도와주고 주제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준다.
간단히 템플릿의 예시를 내 daily 일기로 보자면 다음과 같다.
대주제는 아래와 같다. 중복되는 항목으로 보이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으나 나는 이게 좋아서 6개월째 유지하고 있다.
월간,연간도 비슷한 형식이다.
담니랑 이야기하다가 언니도 기록을 한다고 말했다. 어떤 것을 하는지에 대해서 들어보니 인생에서 중요한 것 대략 세가지 였다. 안그래도 원래 대문자 POWER P인 언니가 요 1년 새 살짝 J로 변모하려는 움직임을 눈치챘었다. 이 언니는 3가지에 대해서 통제를 하고 트래킹을 하고싶었던 것이었다. (MBTI의 J는 계획형이라고도 하고 통제형이라고도함). 나도 생각해 보면 복잡한 내 머릿속을 조금이나마 기록으로 남기고 통제하고 기억하고 싶어서 이걸 하게 된 것같다. 역시 뭔가 필요하다고 본인이 느껴야 하게 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