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에 대한 책임 그리고 시작

민픽minpic·2023년 4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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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 정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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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개발자가 되고 싶어 컴퓨터공학과로 편입했다.
이미 대학교를 졸업하고, 사진작가로 일하고 있던 그때의 내 나이는 26살이었다.

개발 경험이 전혀 없는 상태로 3학년으로 편입했다.
고등학생 때 부터 예술 대학교를 진학 할 생각을 했기 때문에 수학과는 담을 쌓았었고 이과적인 성향이 전혀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그래서 3학년을 재학하면서 매 순간 후회했다. 잘못된 선택을 한건 아닐까, 괜히 욕심을 부렸을까, 나한테 맞지 않는 길이지 않을까.

하지만 늦은 나이에 다시 오게된 학교인데 더 이상 포기하고 다른 길을 찾는 것은 안된다 생각했다. 정말 내가 끈기 없는 사람이 될 것 같아서, 매번 포기만 하는 사람일 것 같아서 견뎌냈다.
매일 이해 안되는 문제들을 붙잡고 선배, 후배, 동기, 교수님 가릴 것 없이 물어보며 3학년을 보냈다.

그리고 2020년, COVID-19가 시작되었다.
모든 수업은 온라인으로 변했고, 4학년 1학기 학부 생활 시작과 동시에 취업했다.
아마 내 인생에서 가장 바쁘고 잠을 못 잤던 시간이 아니었을까 싶다.
하지만 열심히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일과 학업 둘 다 완벽하게 해내지 못했다.

졸업은 했지만 남아있는 지식이 많지 않았고 업무를 하면서 계속 기본기에 대한 불안감을 느꼈다.
일은 하고 있지만, 정말 내가 일을 잘하고 있는 건지, 성장하고 있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더불어 커리어 방향성에 생각하지 못한 채로 기회가 되는대로 여러 가지 직무 일을 짧게 씩 경험했다.
처음엔 데이터처리 관련 직무, 두 번째는 IT컨설턴트, 세 번째는 백엔드 개발 직무였다.

그러다 보니 일의 경력은 쌓여가는데 경력만큼 실력과 경쟁력이 쌓이지 않았다.
연봉에 대한 욕심은 커지는데 그렇다고 잘하는 게 뚜렷하지 않았다.
자존감은 떨어지고 자존심은 부렸다.
그리고 내가 망가져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일하면서 실력을 쌓기 위해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아무리 일을 위한 기술을 배우더라도 기본기가 부족했기에 빠른 성장이 되지 않았다.
누구보다 명확하게 나의 문제를 알고 있었다. 그리고 여러 고민 끝에 퇴사 결정과 함께 정글을 지원하게 되었다.

정글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근본적인 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공부만 집중할 수 있는 학습 환경 주어지고 온전히 나의 노력에 비례하는 결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이 내가 정글을 선택한 이유이다.

정글에 입소한 지 6일 차가 된 지금 시점에 느낀 점은 내 생각보다 정글은 더 온전히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곳이라는 점 그리고 내가 5개월 뒤에는 변해있을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는 점이다.

나는 몰입을 경험한 적이 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얼마나 강력한 시너지를 만들고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 알고 있다.
그 결과를 만들어냈던 때가 23살이었고, 되돌아보면 내 인생 중에서 가장 빛나고 행복했던 나이가 23살이었던 같다.

앞으로 내 인생에서 가장 빛나고 행복했던 때가 올해로 기억되길 바라며..

결과는 나의 노력에 비례한다. 결과가 부끄럽지 않도록 선택에 대한 책임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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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찍는 개발자 / 한 가지 개념이라도 깊이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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