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나는 일

이종호·2021년 3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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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스로 프로그래머가 될 자격이 없다고 종종 생각을 했다.

한번 배운 코드를 쉽게 잊고,
잊는 걸 알면서 정리해 놓지 않고,
새로운 기술을 보면 반가움은 없고 눈 앞이 캄캄했으며(Vue, Docker, django..),
내가 짠 코드가 비효율적이진 않은지, 보안에 취약한 부분은 없는지,
파라미터의 개수는 줄이는게 좋을지 적절한지
파라미터 명은 적절한지
상태코드는 정확하게 기입했는지
에러 핸들링은 왜 안했는지(단 한번도 프로젝트에서 try catch구문을 쓰지 않았다는게 항상 머리속을 짓누른다.)
DB연결시 트랜잭션은 얼마나 해야하는지(알기만 할 뿐 해본적도 없다.)
java, node, django의 언어적 차이는 무엇이고, 멀티스레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하지만 실제 프로젝트에서 멀티스레드를 해본적도 없다.)

class명은 적절한지
MVC(MTV)패턴을 적용했는지,(dao, service, controller등의 개념은 봐도 해보지 않아 답답하고 작아지기만한다.)

Database 모델링은 적절한지
정규화를 어디까지 해야하고 비 정규화를 고려해야할 상황이 있는지, 있다면 언제인지 실제로 검색 성능을 얼마나 단축시켰으며 유의미한 일이었는지
DB의 컬럼명은 어떻게 짓고 타입을 어떻게 할것인지

새로운 개념(Servlet, ORM, Spring, serializer, ..)어느정도 깊숙히 알아야 하는지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때 들어가는 시간, 단축할 순 없었는지, 더 좋은 블로그를 찾을 순 없었는지, 영어만 보면 느끼는 답답함을 해결할 순 없는건지

이 모든 생각들이 수시로 머릿속을 찾아와 너는 프로그래머가 될 자격이 없어라며 흔들고 간다.

할 수 있다고 다짐하고, 변화해보려 발버둥치다, 탈진하고, 기어가다가, 패배주의적 수긍하고, 그러나가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길 수십

도망가고 싶지않다
그만 두더라도 내가 못해서, 가 아니라
내가 하기 싫어서 로 그만두고 싶다.

능력이 없어서, 노력이 없어서 가 아니라
해봤는데 음. 다른 일을 시작해도 후회가 없을 것 같아
이런 생각을 가지고 싶다.

하기 싫어도 반복을 덜 하기 위해 기록할 것이고
보기 싫어도 익숙해지기 위해 볼 것이다.
돌아가지 않아도 생각을 늘리기 위해 코테를 준비할 것이고
답답하더라도 영어 문장을 읽으려 노력할 것이다.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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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은 해봐야 아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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