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차 디자이너, 개발자가 되기로 마음 먹다.

Seokho·2021년 11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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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 & 생각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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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4년차 VMD인 나는 개발자로 커리어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시작을 앞둔 나에게 의지를 다기지 위해, 미래의 내가 초심을 잃지 않도록 진솔하게 적어본다.

VMD의 삶

VMD 디자이너라고 하면 대부분 화려한 패션업계의 매장 디스플레이 디자인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Visual Merchandising은 패션매장 뿐 아니라 마트, 백화점, 가구점 등 상품을 판매하는 모든 곳에 존재할 수 있는 직무이다.

친구들과 진행하던 사업을 종료 후 각자 자신의 취향에 맞는 직업을 갖게 되었고, 나 또한 감사하게도 좋은 기업에서 VMD의 삶을 시작하게 되었다.

나는 3대 백화점 중 한곳에서 비교적 어린 나이에 능력을 인정받아 팀장을 겸하며 나름? 탄탄한 커리어를 쌓고 있었다. 만족스러운 연봉은 아니었지만, 완벽한 워라벨과 안정성을 누릴 수 있다는 사실에 만족하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점점 지나가며 나를 붕뜨게 만들었던 거품이 걷히기 시작했다.

사춘기를 넘어 오춘기

첫 번째 이유는 나의 성향 때문이다.

나의 커리어를 돌이켜 보며 가장 열정이 넘치고 행복했던 순간을 기억해보면, 예상대로 창업을 하고 운영했던 시기였다. 이유는 간단했다. 나는 스스로 성취주의자라고 칭할만큼 계획하고 성취하는 것에 삶의 활력을 느꼈다.

하지만 이전 직무에서 성취감은 전혀 느낄 수 없는 상황이었다.
팀장이 되기전에는 상사의 취향과 일정에 맞춰 디자인을 찍어내는 로봇이었다. 팀장이 되어서는 내가 프로젝트를 이끌어 갔지만, 보수적인 임원진의 눈치와 점포의 한정된 비용이라는 큰 벽때문에 결국 바뀐것은 하나도 없었다. 퇴근 후 외국어학원을 다니며 자격증 공부를 하고 헬스장도 다녀봤지만 공허함은 채워지지 않았다.

두 번째 이유는 직업관이다.

처음 취업을 준비하며 일과 나의 삶은 하나가 될 수 없고, 먹고 살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점점 바뀌었고, 열정이 넘치고 행복할 수 있는 직업을 찾기 시작했다.
일을 사랑하며 끊임없이 공부하고 성장하는, 그에 따라 레벨업을 할 수 있고 인정받을 수 있는 삶을 꿈꾸게 된것이다. 지금의 직장은 그에 맞지 않는 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맴돌았다.

서른이 넘은 나이에 반갑지 않은 오춘기가 찾아오며, 거진 2년의 시간동안 나를 뒤흔들었다.
의미없는 하루의 반복과 발전없는 삶은 나를 갉아먹었다. 지속적으로 내 자신이 깍여나가는 모습을 깨닫고 커리어 전환을 결심했다.

개발자가 되기로 결정한 이유

나에게 개발자라는 다소 어렵고 익숙하지 않은 단어와 같았다.
평생 예체능 계열에 종사했던 내가 개발자라는 직업을 드라마처럼 갑자기 준비하게 된 것은 아니다.

UIUX 디자인을 공부할때 개발자라는 직업에 대해 관심이 생겼었다. UIUX디자이너로 전향한 친구의 말로는 개발자랑 디자이너의 관계는 항상 좋지 않다며 욕을 했었는데 이상하게 그때 괜한 마음으로 개발자에 대해 알아봤었다. 물론 그 당시 UIUX 디자인에 관심이 더 많았기에 개발자를 제대로 준비하진 않았다.

아무쪼록 회사를 다니며 앞서 이야기 했던 나의 성향과 직업관에 맞는 직업을 찾아가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이러한 과정은 약 2년의 시간이 걸렸다.

그 과정에서 뷰티학과를 졸업한 지인이 개발자를 한다기에 무작정 찾아가 스토리를 들었는데, 한 문장이 나의 가슴 한켠에 들어왔다. '이제서야 나답게 살고있어'이 한문장은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감정이었다. 재미없는 삶이 싫어 개발자라는 직업을 시작하게 된 지인은 너무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이 날이 시작이었다.

개발 관련된 내 가족과 친구, 지인 등 전부 만나보며 정보를 얻고 스토리를 들으며 점점 개발자라는 직업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 나의 성향에 맞는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무엇보다 내가 생각했던 직업관과 일치했다.

미래 계획과 마음가짐

퇴사 전 공부를 하고 있었고, 지금도 하고 있지만 본격적으로는 부트캠프 시작일로 생각하고 있다.

개강 1달전부터 공부를 하며 느낀것은 어렵고 쉽지 않다는 것이다.
HTML과 CSS는 기본이고, 나중에는 눈감고도 코드를 칠 수 있다는데 도통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열심히 하고 부트캠프에 임하려고 한다.

나름 산전수전 다 겪은 나는 공부에 있어 가장 중요한것은 기본이고, 기본이 없으면 공든 탑은 무너진다는 것을 경험했다. 이를 토대로 쉽지 않은 길을 걸어가려한다.

이 포스팅이 미래의 내가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한 동력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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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의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프론트엔드 개발자 이석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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