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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hired·2023년 1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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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World!

초등학교 5학년 때인가? 나는 비쥬얼베이직으로 프로그래밍을 처음 접했다. 어쩌다가 비쥬얼베이직을 사용하게 되었냐고 물으면,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고 답변을 해줄 수 밖에 없다. 정말 기억이 나지 않는다. 왜 비쥬얼 베이직 같은 것을 하게 되었을까?

그냥 어느 순간 고구마S 라는 카페에 가입해서 활동을 했고, 다른 사람의 코드를 복사-붙여넣기 하면서 눈에 보이는 실행 프로그램을 만들었던 게 기억이 난다. 어렸을 때의 나는 이러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다른 친구들에게 보여주면서 "나는 이런 것을 할 수 있다." 자랑하는 게 좋았던 것 같다.

이 글을 읽는 사람이 보기에 "이 사람은 이때부터 코딩에 꿈이 있었구나?"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전혀 아니다. 실제로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 초반까지의 꿈은 판사였고, 문과와 적성이 안 맞는다는 것을 깨달은 뒤 나는 꿈이라는게 딱히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큰 관심이 없었던 프로그래밍이라는 분야는 금방 내 관심사에서 멀어졌다. 사실 관심이라고 하기에도 뭣한 게 정말 복사-붙여넣기 말고는 한 게 거의 없었다.

어쩌다 보니 프로그래밍을 접한 얘기로 시작하게 되었지만, 실제로 어렸을 때 더 재밌어했던 것은 글쓰기였다. 학교 백일장, 독후감 대회 같은 것에 나가는 것을 좋아했고 상도 여러 번 받았다. 이 덕분에 대학교 수업에서 논술이나 약술과 같은 글쓰기가 있던 수업들에서는 손쉽게 A를 받았다. 만약 내가 문과 성향이였다면, 문예창작과를 다니지 않았을까?

대학교 입학과 실패

그렇게 평범하게 중고등학교 생활을 보내다가 수능을 보고 학과 선택을 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왔다.
그 중 눈에 띄었던 게 컴퓨터 공학과였는데, 어렸을 때 잠깐이나마 해봤으니 익숙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지원했고 붙었다.

입학 후 나는 고생을 좀 했다. 처음 보는 C언어에, 시도 때도 없이 퀴즈 내는 교수님까지 합세하니 정말 힘들었다. 아직도 기억이 나는 게 과목 실습 시간에 아래와 같은 문제를 만났고, 답안을 아래처럼 제출했다.

a1, b1, a2, b2, a3, b3 6개의 정수형 변수를 각각 다른 값으로 선언하고 an + bn 의 합을 구하는 함수를 만들어 각각의 결과를 출력하라.

// 내가 실제로 냈던 답안
#include <stdio.h>

int a1_plus_b1(int a1, int b1);
int a2_plus_b2(int a2, int b2);
int a3_plus_b3(int a3, int b3);

int main() {
    int a1 = 1;
    int b1 = 2;
    int a2 = 3;
    int b2 = 4;
    int a3 = 5;
    int b3 = 6;
    printf("%d\n", a1_plus_b1(a1, b1));
    printf("%d\n", a2_plus_b2(a2, b2));
    printf("%d\n", a3_plus_b3(a3, b3));
    return 0;
}

int a1_plus_b1(int a1, int b1) {
    return a1 + b1;
}

int a2_plus_b2(int a2, int b2) {
    return a2 + b2;
}

int a3_plus_b3(int a3, int b3) {
    return a3 + b3;
}

물론 동작은 잘한다.

당시 실습 조교님은 내 코드를 보고 "개선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와 같은 말과 함께, 설명을 해주셨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당연히 이해를 못 했다. 그때는, "각 변수명에 맞는 함수가 필요하다."라는 잘못된 개념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이것 외에도, 1학기 때는 학과 수업을 따라가기 그냥 너무 힘들었던 것 같다. 그렇게 나는 이렇게 1학기를 마치고, "이렇게 헤매는데 이 길을 내가 계속 걸어도 되나?"와 같은 생각을 한참 동안 하다가 반수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반수는 폭망했다.

복학

그렇게 반수에 실패하고 다시 복학했을 때, 무엇을 해야 할지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먼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교내 중앙동아리에 들어갔다. 이 동아리가 정말 도움을 많이 주었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던 시기에, 여러 사람이 코딩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도와줬고 그때 현재 업으로 삼고있는 백엔드 개발을 처음 접했다.

이 시기에, 교내 동아리가 아닌 IT 연합동아리에 들어가서 여러가지 경험을 해보고 싶었는데 백엔드를 막 시작한 내가 연합동아리 면접을 통과할리는 만무했다.

면접에 떨어지고 나서, 내가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반성을 하며 조금 각성을 했던 것 같다. 이러한 반성을 원동력으로 삼아 개인 프로젝트를 이것저것 해보았고, 감을 잡았다 싶었을 때 연합 IT 동아리에 합격하여 활동을 했고 사람들을 만나며 성장했다.

그 후에는 학교 지원으로 미국 대학에 가서 3개월짜리 연수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기도 했고, 이것저것 많이 하면서 개발과 익숙해지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그러고 나서는 군대에 갔는데, 친구가 알려준 군 장병 해커톤에 참여했고 거기서 국방부장관상을 받기도 했었다.

다시 복학 + 인턴

전역 후 복학하고 한 학기를 마친 뒤, 여태까지 여러 경험도 쌓았겠다 실전 경험을 해보자는 마음가짐으로 인턴 지원을 했고 운이 좋게 붙어 6개월간의 인턴 생활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때의 생활은 지금 생각하면 별로 재미는 없었던 것 같다. 6개월 동안 뭔가 주도적으로 무언가를 하기보다는 할당받는 이슈를 처리했고, 그마저도 일이 많지 않은 편이여서 재미가 없었다. 그냥 나라는 사람이 그런 것 같다. 업무 시간에 쉴 수 있는 시간이 생기면, 엄청나게 무기력해지고 내가 이 회사에 굳이 필요한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달까.

그렇게 6개월을 마치고, 더이상 연장하면서 회사의 인턴으로 남아야한다는 생각이 없어지게 되면서 인턴을 마치게되었다.

회사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다. 인턴이였기에 할 수 있었던 범위가 적었던 것이 가장 컸던 것 같다. 물론 내 첫 사회생활이였기에, 내가 제대로 대처를 못한 것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하고..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인턴을 마치기로 생각했던 시점에, 나는 또 다른 무언가를 해보고 싶어졌다. 아무것도 안하기는 정말 죽기보다 싫었기에,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라는 활동을 지원하게 되었다.

여러 프로젝트 경험과 코딩테스트 대비를 해놨어서, 큰 무리 없이 합격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거기서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나고, 성장을 많이 했던 것 같다. 특히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었기에, 더 재밌고 미친듯이 개발을 할 수 있었다.

여기서 많은 것을 배웠고, 이 경험이 현재 회사에 다닐 수 있게 도와준 1등 공신아닐까 싶다.

현재

현재는 위의 여러 경험들을 기반으로, 토스 NEXT 공채를 지원했고 그 결과 토스페이먼츠라는 회사에서 백엔드 개발자로 일하고 있다. ( TMI : 아직 대학 졸업까지 1년 남았다. )

나는 회사에 들어갈 때, 여러가지 조건을 고민했는데.. 가장 큰 것은 아래의 조건들이였고, 그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회사가 현재 회사였다.

  • 누군가에게 배우거나, 건전한 토론을 나눌 수 있는 곳
  • 주도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곳
  • 내가 여유롭게 일할 수 있지 않은 곳
  • 자율 출퇴근

지금은 아주 재밌게 회사를 다니고 있다. 몰아치는 일에 때때로 쉽지 않다는 생각을 할 때도 있지만, 여러가지 고민을 팀원들과 함께 나누면서 개발을 진행할 수 있어서 매우 만족하고 있다.

마치면서

요즘은, "Connecting the dots" 라는 말이 정말 와닿는다.

회사에 취업하기 전에는, "내가 지금 잘하고 있나?", "과연 내가 취업을 하면, 현업에서 내가 1인분을 할 수 있을까?", "취업은 할 수 있을까?" 와 같은 여러가지 고민을 했었다.

하지만, 여러 경험과 노력들은 하나의 선을 만들기엔 충분했고 그 덕에 현재 생활에 만족하며 회사에 다니고 있는 것 같다.

물론, 회사 취업이 내 인생의 최종 목표라고는 할 수 없기에 더욱이 노력하고 배울 것이다.

나는 아직 부족한게 많다. 더 노력하자.

ETC

  • 인턴 지원 및 합격 후기는 이 글을 참고
  • 토스 NEXT 공채 지원 및 합격 후기는 이 글을 참고
  •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지원 및 합격 후기는 이 글을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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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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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11일

멋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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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11일

잘 돌아보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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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13일

갓-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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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18일

멋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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