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직도 안 되겠다 경기청년포털 사이트를 뒤적거리다가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신청하게 됐다. 제목에 적힌대로 합격도 했다. 다만, 해당 프로그램의 유용성이나 프로그램에서 지원하는 어학연수 대학교가 세계 명문대인 것에 비해 경쟁률은 16.3:1정도 밖에 안 되는 거 같아 이 글을 작성하게 됐다. 경기도민 청년은 당장 경기청년포털에 가서 이익을 얻기 바라며 적는다.
아 맞다, 하나투어도 채용연계형 인턴 뽑고 있다. 나는 7월~8월에 퀸즐랜드 대학교 가야해서 못한다
오늘의 글은 딱 한가지 중요한 점이 있다. 일단, 이 모든 혜택은 경기도에 거주 중인 만 19세에서 39세 청년만 대상(가끔 예외 있음)이라는 것이다.
어쩌면, 경기도랑 같은 색의 지역에서는 비슷한 걸 할지도 모른다... 아마도...
경기청년포털은 무엇인가. 경기도에서 먹여주는 청년 대상 혜택 및 각종 교육,기회를 모아두는 포털이다.
그렇다. 경기도에서 보내준다는 해외 취직 인턴같은 것도 거기서 다 공고가 되어서 잡아바어플라이에서 신청하게 되어있다.
나는 이번 기회로 해외연수를 가는 거지만, 사실 이외에도 토익 접수비 지원, 면접 수당, 각종 교육(자격증, 자동차설비, 에어컨 점검, 포토샵 강의, 지자체 행정 인턴, 서포터즈, 경기청년기본소득, 운전면허 지원금 등등)을 공고한다.
사실 그런 거 다 귀찮다 생각한다면 잡아바 어플라이만으로도 충분하다.
나도 사실 SSAFY 불합하고서 잡아바 어플라이에서 뒤적거리다가 발견한 거다.
경기도는 왜 청년을 해외로 보낼려고 하는가.
간단하다.
인재양성이다. 다만, 저소득층에 존재하는 숨겨진 인재를 발굴하는 것에도 중점을 두고 있어서 대부분 소외계층에 대한 가산점이 존재한다.
여기서 말하는 소외계층은 대부분 아래와 같다.
1.기초생활수급자
2.차상위계층
3.양육시설 및 가정위탁 등의 보호를 받다가 보호가 종료된 자립준비청년
4.장애청년
5.고졸 이하 혹은 전문대 재학 및 졸업한 (상대적) 저학력청년
6.해외경험이 없는 청년(이건 해외에 나가는 프로그램만 존재하는 듯 하다)
경기도는 경기 청년사디리에 대해서 이렇게 평가했다.
해외대학 연수를 통해 청년들의 높은 꿈을 실현할 기회를 주고 다양한 진로 개척과 도전 의지를 심어주기 위한 프로그램
이번 년도에는 340명을 모집했고 모집 인원수는 매년 꾸준히 지원하는 대학교가 늘어나면서 늘어나고 있다.
면접과 여러 과정을 거치며 느낀 점이 있다면, 경기도는 해당 프로그램을 해외에 가서 놀 사람을 뽑기 보단 해당 프로그램으로 진로 탐색이나 진로 확장을 하는 이들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다만, 그게 외국어 실력은 아니다.
면접관도 "우리가 여러분의 외국어 실력을 중시했다면 공인된 외국어 성적을 제출하게 했을 겁니다"라고 말할 만큼, 어학연수가 중점인 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중요한 건 뭐라도 할려는 의지와 가서 무엇을 배우고 올 것인가에 대한 계획성이다.
원래 1,2기에서는 합숙면접이라는 과정이 없어서 서류+면접이었다고 하지만, 3기부터 서류+면접+합숙면접이라는 형태로 바뀌었다.
다만, 합숙면접 전에 하는 합숙인 역량강화교육은 교육생들이 해당 해외 대학에 연수를 간다는 가정 아래에 이루어지기에 탈락하면 나는 분명 대학교 소개도 받았고 선배와도 만났는데 정작 해외연수에는 참여할 수 없는 그런 슬픈 일도 일어난다.
서류 전형이 다 그렇다지만, 서류는 신청 사이트인 잡아바 어플라이에 내는 각종 증명서류 및 자기소개서이다.
만약 우대사항이 전혀 없는 일반 신청자로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게 된다면,3기에서는 추가 항목의 자기소개서를 작성해야 했지만, 우대사항이면 적을 필요가 없다. 너무 소외계층만 뽑히지 않게 나름 경기도에서 일반 전형의 사람들에게도 보너스를 받을 기회를 만들어 준 거 같다.
자기소개서 문항은 노출해도 되는지 모르겠어서 안 적겠지만. 아마 딱히 숨겨져 있지 않으니 4기 모집이 시작된다면 잡아바 어플라이에 가서 신청하는 과정을 누르면 보일 거다. 이력서 제출하는 타 회사 사이트처럼 여기도 임시저장 기능과 제출 기능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어 자기소개서항목만 보고 오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문항들을 총평하는 건 가능할 거라 믿는다!
자기소개서 문항들의 총평은 딱 한 마디로 "네가 왜 여기에 지원했고 그 동안 네가 꿈꾸는 걸 위해서 뭘했느냐?"이다.
느낌은 SSAFY 때처럼 "나 잘났어 I'm a super genius, god damn cool." 같은 답보단 난 노력했고 나름 이런 결과도 얻었는데 더 배우고 싶고 이런 걸 하고싶어"를 원한다는 것이 자기소개서에서부터 팍팍 느껴졌다.
가장 좋은 건 하고 싶은 일과 목표로 삼은 대학 혹은 지역이 맞물리면 더 설명하기 쉽다는 거다. 해외 취직을 바라는데 영어 실력을 키우고 싶어서 지원한다 같은 동기는 꽤 생각보다 잘먹히는 거 같다. 다만, 그런 동기를 적기 위해서는 자기소개서에서 그걸 위해 무슨 노력을 했는지 같은 해당 국가 언어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다면 더 좋을 듯 하다.
면접은 수원시에 있는 경기도여성비전센터에서 했다. 먼저 도착하면 있는 대기실에서 면접번호와 대학교명이 적힌 목걸이를 받고 본인이 원하는 자리에 앉아서 자료를 볼 수 있다.
나는 노션에 면접 준비용 노트를 다 적어놔서 핸드폰을 봤지만, 노트나 정리한 내용을 프린트해서 오신 분도 많았다.
면접은 총 4분만 주어진다. 난 그걸 몰라서 너무 길게 답했고 고작 3~4문항만 대답할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공통적으로 물어보는 질문 3~4개가 있고 그 뒤에 자기소개서를 물어보는 듯 하다. 다만, 자기소개서에 대해서 질문을 받은 사람은 거의 없었다. 적어도 경기 청년사다리 3기 퀸즐랜드 대학교 면접에서는.
합숙 때 은근슬쩍 타 대학 참가자분들께 물어보니 국가마다 조금 내용은 다른 듯했다.
그리고 정장.
나는 SSAFY때 교육받는 기회를 얻고자하는 자리에도 정장밖에 없다는 걸 깨닫고 이걸 위해 십만원짜리 정장+정장구두를 질렀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정장을 입은 이들이 그리 많진 않았다. 대기실에서는 정장이 반이고 편하지만 단정한 복장이 반이었다.
면접 직전에 대기하는 자리에서는 5명 중 나를 포함한 2명만 정장이었다. 뻘쭘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정장의 수트핏이 내 근거없는 자신감을 증폭시켜준 덕분에 오히려 당당했다.
면접관이 긴장했냐고 묻는 말에 너무 정신놓고 주변을 구경하다가 못들어서 "네?"도 했다. 그리고 심호흡하라는 거에 하는 척만 하기도 했다.
이제 생각해보니 이거 안 떨어져서 다행인 듯하다.
면접 질문은 엠바고일테니 더는 말하지 않겠다.
다만, 4분이라는 짧은 시간인 만큼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캐치프라이즈 정도는 만들어둬서 첫인사말 때 쓰는 것은 좋았던 거 같다.
여기까지오니 원래라면 합격인데~라고 농담삼아 말하는 참가자들이 많아진다. 나도 그랬다.
3기부터 생긴 전형으로 2번에 걸쳐 3일씩 총 6일 정도 합숙하는 과정있다.
합숙 마지막 날은 합숙 면접을 보고 나머지 활동을 하게 된다.
연수는 YBM 연수원에서 진행됐고 병점역 근처에서 셔틀 버스가 운영됐다. 그렇지만, 1호선을 탈 수 있는 이들이 경기도 내에서도 한정되어 있어서 그런지 다들 셔틀을 퇴실할 때빼고 안 탄 거 같다.
이 사진이 처음 연수에 참가한 날 찍은 사진으로 난 이 날 3시간 정도 잔 채 제정신이 아닌 채로 토크를 했다. 도대체 무슨 정신이었는지 모르겠다. 면접 때 옆자리에 있었던 분도 못 알아봐서 죄송할 일을 만들어버렸다.
합숙에서는 탈락자를 위해서 인생 디자인을 한다며 워크북도 나눠줬는데 내 생각에 중학교 진로시간에 했던 그 활동같은 느낌이 있다. 유쾌하고 유익하긴 했지만, 영어 자기소개 및 질의응답이 예고된 상황 속에서 합숙 면접이 다가올 때마다 워크북은 커녕 영어 교재 보느라 다들 바빠진다.
합숙 일정을 자세히 말할 순 없지만, 지난 기수에서 외국어만 가득한 타지에서 3~4주 살아야 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자꾸 아픈 사람들(?)이 속출했고 그렇기에 이번 합숙에서는 하루 정도 하루종일 원어민 강사와 함께 연수를 갈 현지 언어를 배우는 시간이 존재한다.
CNN과 공대 교수님들의 강행으로 단련된 나의 말랑말랑한 뇌에 영어자극이 팍팍 들어오게 된다. 그래도 언론사에서 해외 뉴스 모아오라고 일을 받아서 CNN을 일주일에 한 두번 정도 시청한 덕인지 CNN이 키워준 내 영어세포 덕분에 팀의 번역기 정도로 활약한 거 같다.
정적이 흐를 때 내가 뭔가 번역해서 말하면 다들 그거 듣고 따라가는 느낌. 다만, 원어민 강사분과 디렉터분께서 잘 조절해주신 거 같다. 가끔 내가 틀리게 번역해도 그거에 맞춰주신 거 아닐까. 아직도 그런 의심이 든다.
그리고 YBM 연수원 밥은 생각보다 맛있다. 연수원에서 밥으로 불평한 적은 없는 거 같다...
공지가 자꾸 번복되는 일이 있었지만, 이번 합숙에서 꽤 변수가 많아서 일어났다고 생각한다. 변수가 많으면 원래 지시체계가 있어도 어느정도 혼선은 있을거다... 아마도?
대망의 합숙면접. 3기에서 도입된 이 절차는 간단히 말해서 지금까지 합숙 동안의 태도 및 평가를 비롯해 마지막 날에 1분 연수가는 국가 외국어로 자기소개+1개의 질의응답으로 '합숙 하루에 배운 영어를 얼마나 노력해서 숙지하고 있는가'와 몰라도 막혀도 얼마나 외국어로 말할려고 노력하는가를 파악하는 단체 면접이 있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특정 주제에 대한 참가자들끼리의 토론 면접이 있다.
기본적으로 M대N로 진행된다.
늘 그렇듯 평가 기준은 경기청년포털의 공지사항으로 꼬박꼬박 올라가있다.
토론 면접에서는 각자 발언권 2개씩은 채울 수 있게 추가 시간을 제공하는 듯하다. 적어도 내가 지원한 퀸즐랜드 대학교에서는 그랬다.
사실, 합숙 면접도 면접이지만, 더 큰 평가는 합숙 동안의 태도와 각종 평가이다. 평가라고 해도 시험을 보는 게 아니라 참가자의 합숙 과정을 지켜보는 스태프 분들, 강사분들, 디렉터 분들의 평가다. 그러니까, 감시당하면서 평가당한다.
그러다보니 합숙할 때 설명회에서 "여러분이 실시간으로 평가를 받는다고 하셔도 즐기는 게 중요하다"라고 몇번을 강조한다. 의외로 합숙하면서 자진 탈락을 하는 이들도 타 대학교에서는 있었고, 도중에 탈주하면 그대로 탈락이고 추후에 중도포기자로 분류되어 다시는 신청을 못하게 될지도 모르니 합숙은 힘들어도 웃는 게 일류가 맞는 거 같다.
3~4주 갔다오는 거 치고 너무 길게 인원을 선별하는 거 아닌가하는 의문이 들었다면 맞다고 해주고 싶지만, 의외로 교육하는 곳에서 뽑는 건 조금 오랫동안 선별하는 느낌이 있다.
아무래도 교육이다보니 "시험받는다"같은 느낌보다는 "이왕 하는 거 신청해야지~"하는 이들이 꽤 많다. 진짜 생각보다 많다! 그래서, 거르는데 시간이 필요한 듯하다.
심지어, 이 프로그램은 싫든 좋든 뽑힌 인원과 3~4주를 붙어다녀야 한다. 현지에서 2인 1조가 원칙이기에 무조건 개인 시간이라는 건 숙소 방에 홀로 남았을 때를 제외하면 없다.
그러니, 지원할 때 참고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