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체지향의 사실과 오해 Study - (3)

PM/iOS Developer KimKU·2022년 9월 7일
0

IT BOOK 스터디

목록 보기
3/7
post-thumbnail

Chapter 3. 타입과 추상화

일단 컴퓨터를 조작하는 것이 추상화를 구축하고, 조작하고, 추론하는 것에 관한 모든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나면 훌륭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작성하기 위한 중요한 전제 조건은 추상화를 정확하게 다루는 능력이라는 것이 명확해진다.

-키스 데블린(Keith Devolin)-

현실은 복잡하며 예측 불가능한 혼돈의 덩어리다. 증시는 언제 곤두박질칠지 모르고 일주일 후의 날씨를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초기조건에 대한 민감성으로 설명되는 나비효과는 현실의 복잡성을 이해하고 예측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설명해 주는 적절한 메타포다.

현실에 존재하는 다양한 현상 및 사물과 상호작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현실을 이해해야 한다. 문제는 복잡성의 충재인 현실이라는 괴물을 그대로 수용하기에는 인간이 지니고 있는 인지 능력과 저장 공간이 너무나도 보잘것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이해하기 쉽고 예측 가능한 수준으로 현실을 분해하고 단순화하는 전략을 따른다.

진정한 의미의 추상화란 현실에서 출발하되 불필요한 부분을 도려내가면서 사물의 놀라운 본질을 드러나게 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추상화의 목적은 불필요한 부분을 무시함으로써 현실에 존재하는 복잡성을 극복하는 것이다. 추상화는 복잡한 현실을 단순화하기 위해 사용되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인지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추상화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어떤 양상, 세부 사항, 구조를 좀 더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특정 절차나 물체를 의도적으로 생략하거나 감춤으로써 복잡도를 극복하는 방법이다.

  • 첫 번째 차원은 구체적인 사물들 간의 공통점은 취하고 차이점은 버리는 일반화를 통해 단순하게 만드는 것이다.
  • 두 번째 차원은 중요한 부분을 강조하기 위해 불필요한 세부 사항을 제거함으로써 단순하게 만드는 것이다.

모든 경우에 추상화의 목적은 복잡성을 이해하기 쉬운 수준으로 단순화하는 것이라는 점을 기억하라고 이 책에서는 써있다.

객체지향 패러다임은 객체라는 추상화를 통해 현실의 복잡성을 극복한다. 그리고 객체지향 패러다임을 이용해 유용하고 아름다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기 위한 첫걸음은 추상화의 두 차원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적용하는 것이다.

1. 모두 트럼프일 뿐

ㅇ

이 책에서는 객체지향 패러다임과 추상화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이번 장에서도 이산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흥미진진한 장면을 살펴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는 앨리스와 하트 여왕이 최초로 마주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에선 수많은 객체들이 등장한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앨리스는 분명한 경계를 가지는 식별 가능한 하나의 객체다. 목이 잘려 나갈까 두려워 바들바들 떨고 있는 3명의 정원사 역시 객체다. 행렬의 맨 앞에 선 클로버 병사들 역시 객체이며, 신하들, 공주와 왕자, 하객으로 등장하는 왕과 왕비들 모두 객체다. 물론 하얀 토끼도 객체다. 마지막으로 하트 왕과 하트 여왕 역시 객체다.

이 장면에서 등장하는 객체는 제작기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으며, 독특한 행동 양식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앨리스는 마지막 대사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이 객체들 대부분을 하나로 아울러 생각하고 있다. 앨리스는 객체들 중에서 하얀 토끼를 제외한 모든 객체를 ‘트럼프’라는 하나의 개념으로 단순화해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앨리스는 정원사들, 병사들, 왕자와 공주, 하객으로 참석한 왕과 왕비들, 하트 왕과 하트 여왕의 차이점은 과감하게 무시한 채 공통점만으로 취해 단순화해 버렸다.

앨리스는 정원에 서 있는 다양한 인물들을 계급, 나이, 성격 등의 차이점은 무시한 채 ‘트럼프’라는 유사성을 기반으로 추상화해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2. 그룹으로 나누어 단순화하기

정원 위에 발을 들여 놓고 있는 정원사, 병사, 신하, 왕자와 공주, 하객으로 참석한 왕과 왕비들, 하트 잭, 하트 왕과 하트 여왕은 얼핏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각 인물들에게는 다양한 측면에서 서로를 구별할 수 있는 독특한 특징이 있다. 이처럼 명확한 경계를 가지고 서로 구별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람이나 사물을 객체지향 패러다임에서는 객체라고 한다.

정원사, 병사, 신하, 왕자와 공주, 하객으로 참석한 왕과 왕비들, 하트 잭, 하트 왕과 하트 여왕을 모두 간단히 ‘트럼프’라고 줄여 부를 수 있다. 왜 다양한 인물들을 ‘트럼프’ 라는 한 단어로 줄여 지칭할 수 있을까? 그 이유는 정원에 있는 인물들이 공통적으로 ‘트럼프’라고 했을 때 떠오르는 일반적인 외형과 행동 방식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즉, 그들의 차이점을 무시하면 모두를 ‘트럼프’ 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ㅇ

이런 관점에서 하트 왕비는 ‘트럼프’ 그룹에 속하지만 토끼는 그렇지 않다.

결과적으로 앨리스는 정원에 있는 인물들을 두 개의 그룹으로 나눴다. 하나는 트럼프의 그룹이고 또 다른 하나는 토끼의 그룹이다. 다수의 개별적인 인물이 아니라 ‘트럼프’와 ‘토끼’라는 두 개의 렌즈를 통해 정원을 바라보는 것은 정원에 내재된 복잡성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킨다.

3. 개념

앨리스가 ‘기껏해야 트럼프에 불과해’ 라고 했다. 앨리스가 인물들의 차이점을 무시하고 공통점만을 취해 트럼프라는 개념으로 단순화한 것은 추상화의 일종이다. ‘기껏해야 트럼프에 불과해’ 라고 말함으로써 앨리스는 정원 안에 도열해 있던 인물들의 복잡다단한 면을 깔끔하게 추상화해 버린 것이다.

공통점을 기반으로 객체들을 묶기 위한 그릇을 개념(concept)이라고 한다. 개념이란 일반적으로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다양한 사물이나 객체제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나 관념을 뜻한다.

앨리스 이야기에서 토끼와 하트 여왕을 포함해 정원에 있는 모든 인물들은 전부 객체이다. 그리고 앨리스는 이 객체들 중에서 몸이 납작하고 두 손과 두 발이 네모난 몸 모서리에 달려 있는 객체만을 트럼프라는 개념으로 추상화했다. 여기서 트럼프는 이 같은 공통점을 가진 객체들을 포괄할 수 있는 개념이다.

개념을 이용하면 객체를 여러 그룹으로 분류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개념은 공통점을 기반으로 객체를 분류할 수 있는 일종의 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각 객체는 특정한 개념을 표현하는 그룹의 일원으로 포함된다. 하트 여왕은 ‘트럼프’라는 개념 그룹의 일원이고 하얀 토끼는 ‘토끼’라는 개념 그룹의 일원이다. 이처럼 객체에 어떤 개념을 적용하는 것이 가능해서 개념 그룹의 일원이 될 때 객체를 그 개념의 인스턴스라고 한다.

이 책에서는 객체를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도 있다고 한다.

"객체란 특정한 개념을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물을 의미한다. 개념이 객체에 적용됐을 때 객체를 개념의 인스턴스라고 한다."

개념은 세상의 객체들을 거르는 데 사용하는 정신적인 렌즈를 제공한다. 이 렌즈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면 수백 수천 개의 다양한 객체가 존재하는 복잡한 세상을 몇 개의 개념만으로 단순화할 수 있다. 개념은 객체를 분류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한다. 앨리스가 수많은 군상들을 단지 트럼프일 뿐이라고 일축했던 것처럼 주변의 복잡한 객체들은 단지 몇 가지 개념의 인스턴스일 뿐이다.

4. 개념의 세 가지 관점

개념은 특정한 객체가 어떤 그룹에 속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즉, 어떤 객체에 어떤 개념이 적용됐다고 할 때는 그 개념이 부가하는 의미를 만족시킴으로써 다른 객체와 함께, 해당 개념의 일원이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객체의 분류 장치로써 개념을 이야기할 때는 아래의 세 가지 관점을 함께 언급한다.

  • 심볼(symbol): 개념을 가리키는 간략한 이름이나 명칭
  • 내연(intension): 개념의 완전한 정의를 나타내며 내연의 의미를 이용해 객체가 개념에 속하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 외연(entension): 개념에 속하는 모든 객체의 집합

먼저 ‘심볼’이란 개념을 가리키는 이름이다. 앨리스 이야기에서 개념을 지칭하는 데 사용하는 ‘트럼프’라는 이름은 개념의 심볼이 된다.

‘내연’이란 개념의 의미를 나타낸다. 앨리스의 이야기에서 몸이 납작하고 두 손과 두 발이 네모난 몸 모서리에 달려 있다는 트럼프에 대한 설명이 바로 내연이다. 내연은 개념을 객체에게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조건이라느 점에 주목해야 한다. 하얀 토끼는 트럼프의 내연을 만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트럼프가 될 수 없다.

마지막으로 ‘외연’은 개념에 속하는 객체들, 즉 개념의 인스턴스들이 모여 이뤄진 집합을 기리킨다.

트럼프라는 개념의 심볼, 내연, 외연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을것 같다.

  • 심볼: 트럼프
  • 내연: 몸이 납작하고 두 손과 두 발은 네모 귀퉁이에 달려 있는 등장인물
  • 외연: 정원사, 병사, 신하, 왕자와 공주, 하객으로 참석한 왕과 왕비들, 하트 잭, 하트 왕과 하트 여왕

개념을 구성하는 심볼, 내연, 외연은 객체의 분류 방식에 대한 지침을 제공한다. 그러나 개념이 심볼, 내연, 외연으로 구성돼 있다는 사실보다는 개념을 이용해 객체를 분류할 수 있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 개념을 이용해 공통점을 가진 객체들을 분류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는 객체지향 패러다임이 복잡성을 극복하는 데 사용하는 가장 기본적인 인지 수단이기 때문이다.

객체지향의 세계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유명인사가 클래스라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분류라는 개념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5. 객체를 분류하기 위한 틀

외연에 관점에서 어떤 객체에 어떤 개념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은 동일한 개념으로 구성된 객체 집합에 해당 객체를 포함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객체와 마주했을 때 객체에게 적용할 개념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해당 객체를 개념이 적용된 객체 집합의 일원으로 맞아들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객체가 개념에 적합하지 않을 경우 해당 객체는 해당 개념의 객체 집합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다. 객체에 어떤 개념을 적용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객체들을 개념에 따라 분류하는 것과 동일하다. 따라서 분류란 특정한 객체를 특정한 개념의 객체 집합에 포함시키거나 포함시키지 않는 작업을 의미한다.

"분류란 객체에 특정한 개념을 적용하는 작업이다. 객체에 특정한 개념을 적용하기로 결심했을 때 우리는 그 객체를 특정한 집합의 멤버로 분류하고 있는 것이다."

분류는 객체지향의 가장 중요한 개념 중 하나다. 어떤 객체를 어떤 개념으로 분류할지가 객체지향의 품질을 결정한다. 객체를 적절한 개념에 따라 분류하지 못한 애플리케이션은 유지보수가 어렵고 변화에 쉽게 대체하지 못한다. 반면에 객체를 적절한 개념에 따라 분류한 애플리케이션은 유지보수가 용이하고 변경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적절한 분류 체계는 애플리케이션을 다루는 개발자의 머릿속에 객체를 쉽게 찾고 조작할 수 있는 정신적인 지도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6. 분류는 추상화를 위한 도구다

추상화의 첫 번째 차원은 구체적인 사물 간의 공통점은 취하고 차이점을 버리는 일반화를 통해 단순화하는 것이다. 추상화의 두 번째 차원은 중요한 부분을 강조하기 위해 불필요한 세부 사항을 제거해 단순화하는 것이다. 개념을 통해 객체를 분류하는 과정은 추상화의 두 가지 차원을 모두 사용한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정원사, 병사, 신하, 왕자와 공주, 하객으로 참석한 왕과 왕비들, 하트 잭, 하트 왕과 하트 여왕을 트럼프라는 개념으로 묶는 것은 개별 객체 간의 차이점은 무시하고 공통점을 취한 결과다. 따라서 개념은 추상화의 첫 번째 차원인 일반화를 적용한 결과다.

트럼트에 속하는 객체들의 공통점 중 우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특징은 몸이 납작하고 두 손과 두 발이 네모난 몸 모서리에 달려 있다는 것뿐이다. 그 외의 사항들은 앨리스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데 어떤 도움도 되지 않기 때문에 전적으로 무시하고 있다. 따라서 추상화의 두 번째 차원에 따라 불필요한 세부 사항을 제거했다고 볼 수 있다.

개념은 객체들의 복잡성을 극복하기 위한 추상화 도구다. 그리고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매 순간 세상에 존재하는 무수한 사물들을 개념의 틀로 걸러가며 세상을 추상화한다. 추상화를 사용함으로써 우리는 극도로 복잡한 이 세상을 그나마 제어 가능한 수준으로 단순화할 수 있는 것이다.

7. 타입은 개념이다.

공학자들은 개념을 대체할 수 있는 좀 더 세련돼 보이는 용어를 수학으로부터 차용해 왔다. 그것은 바로 타입(type)이다.
d

타입의 정의는 개념의 정의와 완전히 동일하다. 타입은 공통점을 기반으로 객체들을 묶기 위한 틀이다. 타입은 개념과 마찬가지로 심볼, 내연, 외연을 이용해 서술할 수 있으며 타입에 속하는 객체 역시 타입의 인스턴스라고 한다.

"타입은 개념과 동일하다. 따라서 타입이란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다양한 사물이나 객체에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나 관념을 의미한다. 어떤 객체에 타입을 적용할 수 있을 때 그 객체를 타입의 인스턴스라고 한다. 타입의 인스턴스는 타입을 구성하는 외연인 객체 집합의 일원이 된다."

8. 데이터 타입

메모리에 불러들여진 데이터들은 무수히 많은 0과 1로 차징되어 메모리에 저장된다. 실제로 메모리를 들여다 보면 그 안에는 끝없이 펼쳐진 0과 1의 행렬만이 존재한다. 메모리의 세상에는 타입이라는 질서가 존재하지 않는다. 실제로 ‘타입이 없다’는 말은 메모리 안의 데이터를 다룰 수 있는 단 하나의 타입만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타입이 없는 체계 안에서 모든 데이터는 일련의 비트열로 구성된다.

타입이 없는 무질서가 초래한 혼돈의 세상에 질려버린 사람들은 메모리 안의 데이터에 특정한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자신이 다뤄야 하는 데이터의 용도와 행동에 따라 그것들을 분류했다. 어떤 데이터에 다른 데이터를 더하거나 빼거나 나누거나 곱할 수 있다면 그 데이터를 숫자형으로 분류했다. 데이터가 여러 문자로 구성돼 있고 다른 문자와 연결될 수 있다면 그 데이터를 문자열형으로 분류했다. 데이터를 이용해 어떤 사실에 대한 참/거짓을 이야기할 수 있다면 그 데이터는 논리형을 분류했다.
d

컴퓨터 안에 살아가는 데이터를 목적에 따라 분류하기 시작하면서 프로그래밍 언어 안에는 서서히 타입 시스템(type system)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타입 시스템의 목적은 메모리 안의 모든 데이터가 비트열로 보임으로써 야기되는 혼란을 방지하는 것이다. 타입 메모리 안에 저장된 0과 1에 대해 수행 가능한 작업과 불가능한 작업으로 구분함으로써 데이터가 잘못 사용되는 것을 방지한다. 결과적으로 타입 시스템의 목적인 데이터가 잘못 사용되지 않도록 제약사항을 부과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프로그래밍 언어 관점에서 데이터 타입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데이터 타입은 메모리 안에 저장된 데이터으이 종류를 분류하는데 사용하는 메모리 집합에 관한 메타 데이터다. 데이터에 대한 분류는 암시적으로 어떤 종류의 연산이 해당 데이터에 대해 수행될 수 있는지를 결정한다."

9. 객체와 타입

객체는 데이터인가? 그렇지 않다. 객체에서 중요한 것은 객체의 행동이다. 상태는 행동의 결과로 초래된 부수효과를 쉽게 표현하기 위해 도입한 추상적인 개념일 뿐이다. 객체를 창조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것은 객체가 이웃하는 객체와 협력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즉, 객체가 협력을 위해 어떤 책임을 지녀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것이 객체지향 설계의 핵심이다.

따라서 앞에서 데이터 타입에 관해 언급했던 두 가지 조언은 객체의 타입을 이야기할 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첫째, 어떤 객체가 어떤 타입에 속하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객체가 수행하는 행동이다. 어떤 객체들이 동일한 행동을 수행할 수 있다면 그 객체들은 동일한 타입으로 분류될 수 있다.

둘째, 객체의 내부적인 표현은 외부로부터 철저하게 감춰진다. 객체의 행동을 가장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만 있다면 객체 내부의 상태를 어떤 방식으로 표현하더라도 무방하다.

10. 행동이 우선이다.

첫 번째 조언에 따르면 객체가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객체의 타입이 결정된다. 두 번째 조언에 따르면 객체의 타입은 객체의 내부 표현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따라서 객체의 내부 표현 방식이 다르더라도 어떤 객체들이 동일하게 행동한다면 그 객체들은 동일한 타입에 속한다. 결과적으로 동일한 책임을 수행하는 일련의 객체는 동일한 타입에 속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이것은 객체를 타입으로 분류할 때 사용해야 하는 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한다. 어떤 객체를 다른 객체와 동일한 타입으로 분류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그 객체가 타입에 속한 다른 객체와 동일한 행동을 하기만 하면 된다. 그 객체가 어떤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지는 우리의 관심사가 아니다. 그 객체가 다른 객체와 동일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더라도 다른 행동을 한다면 그 객체들은 서로 다른 타입으로 분류돼야 한다.

결론적으로 객체의 타입을 결정하는 것은 객체의 행동뿐이다. 객체가 어떤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지는 타입을 결정하는 데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

타입이 데이터가 아니라 행동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은 객체지향 패러다임을 특징 짓는 중요한 몇 가지 원리와 원칙에 의미를 부여한다.

같은 타입에 속한 객체는 행동만 동일하다면 서로 다른 데이터를 가질 수 있다. 여기서 동일한 행동이란 동일한 책임을 의미하며, 동일한 책임이란 동일한 메시지 수신을 의미한다. 따라서 동일한 타입에 속한 객체는 내부의 데이터 표현 방식이 다르더라도 동일한 메시지를 수신하고 이를 처리할 수 있다. 다만 내부의 표현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메시지를 처리하는 방식은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이것은 다형성에 의미를 부여한다. 다형성이란 동일한 요청에 대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응답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ㅇ

데이터의 내부 표현 방식과 무관하게 행동만이 고려 대상이라는 사실은 외부에 데이터를 감춰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훌륭한 객체지향 설계는 외부에 행동만을 제공하고 데이터는 행동 뒤로 감춰야 한다. 이 원칙을 흔히 캡슐화라고 한다. 공용 인터페이스 뒤로 데이터를 캡슐화하라는 오래된 격언은 객체를 행동에 따라 분류하기 위해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원칙이다. 데이터가 캡슐의 벽을 뚫고 객체의 인터페이스를 오염시키는 순간 객체의 분류 체계는 급격히 위험에 노출되고 결과적으로 유연하지 못한 설계를 낳는다.

행동에 따라 객체를 분류하기 위해서는 객체가 내부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데이터가 아니라 객체가 외부에 제공해야 하는 책임을 먼저 결정하고 그 책임을 수행하는 데 적합한 데이터를 나중에 결정한 후, 데이터를 책임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외부 인터페이스 뒤로 캡슐화해야 한다. 데이터를 먼저 결정하고 객체의 책임을 결정하는 방법은 유연하지 못한 설계라는 악몽을 초래한다. 흔히 책임-주도 설계라고 부르는 객체지향 설계 방법은 데이터를 먼저 생각하는 데이터-주도 설계 방법의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고안됐다.

객체를 결정하는 것은 행동이다. 데이터는 단지 행동을 따를 뿐이다. 이것이 객체를 객체답게 만드는 가장 핵심적인 원칙이다.

11. 트럼프 계층

객체가 동일한 타입으로 분류되기 위해서는 공통의 행동을 가져야만 한다. 안타깝게도 등장인물의 외양은 트럼프와 유사하지만 행동 자체는 트럼프와 완벽하게 동일하지 않다. 앞에서 우리는 트럼프 타입의 정의, 즉 내연을 납작 앞드릴 수 있고 뒤집어질 수 있으며 걸을 때마다 몸이 좌우로 펄럭이는 존재로 정의했다. 일반적으로 트럼프 카드는 납작 엎드릴 수 있고 뒤집어질 수는 있지만 걸어다닐 수는 없다. 따라서 우리는 트럼프 타입으로 불렸던 객체들을 좀 더 정확하게 트럼프 인간이라는 타입으로 분류하는 것이 옳다.

트럼프 인간의 타입의 객체는 트럼프 타입의 객체가 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을 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추가적으로 걸어 다니는 행동을 더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트럼프 인간은 트럼프의 일종이지만 일반적인 트럼프 카드보다 좀 더 특화된 행동을 하는 트럼프인 것이다.
ㅇ

이제 외연이라는 객체 집합의 관점에서 트럼프와 트럼프 인간 타입을 살펴보자. 트럼프 인간은 트럼프다. 따라서 모든 트럼프 인간은 동시에 트럼프이기도 하다. 이것은 트럼프 인간 타입에 속한 객체는 트럼프 타입의 객체에도 함께 속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트럼프 인간은 트럼프보다 좀 더 특화된 행동을 하는 특수한 개념이다. 이 두 개념 사이의 관계를 일반화/특수화 관계라고 한다.

12. 일반화/특수화 관계

일반화와 특수화는 동시에 일어난다. 트럼프 인간은 트럼프를 좀 더 특수하게 표현한 것이다. 더 특수하다는 것은 일반적인 개념보다 범위가 더 좁다는 것을 의미하르모 트럼프 인간에 속하는 객체는 트럼프에 속하는 객체보다 그 수가 적을 수밖에 없다. 집합의 관점에서 본다면 특수한 개념을 표현하는 트럼프 인간은 좀 더 일반적인 개념을 표현하는 트럼프의 부분 집합이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객체지향에서 일반화/특수화 관계를 결정하는 것은 객체의 상태를 표현하는 데이터가 아니라 행동이라는 것이다. 어떤 객체가 다른 객체보다 더 일반적인 상태를 표현하거나 더 특수한 상태를 표현한다고 해서 두 객체가 속하는 타입 간에 일반화/특수화 관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결국 객체의 일반화/특수화 관계에 있어서도 중요한 것은 객체가 내부에 보관한 데이터가 아니라 객체가 외부에 제공하는 행동이다.

일반적인 타입이란 특수한 타입을 가진 모든 행동들 중에서 일부 행동만을 가지는 타입을 가리킨다. 특수한 타입이란 일반적인 타입이 가진 모든 행동을 포함하지만 거기에 더해 자신만의 행동을 추가하는 타입을 가리킨다. 따라서 일반적인 타입은 특수한 타입보다 더 적은 수의 행동을 가지고 특수한 타입은 일반적인 타입보다 더 많은 수의 행동을 가진다.

정리해보자. 일반화/특수화는 행동에 관한 것이다. 일반적인 타입은 특수한 타입에 비해 더 적은 수의 행동을 가지며 특수한 타입은 일반적인 타입에 비해 더 많은 행동을 가진다. 단, 특수한 타입은 일반적인 타입이 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을 동일하게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타입의 내년을 의미하는 행동의 가짓수와 외연을 의미하는 집합의 크기는 서로 반대라는 사실이다. 일반화/특수화 관계에서 일반적인 타입은 특수한 타입보다 더 적은 수의 행동을 가져야만 더 큰 크기의 외연 집합을 가진다. 특수한 타입은 일반적인 타입보다 더 많은 수의 행동을 가지지만 더 적은 크기의 외연 집합을 가진다.

13. 슈퍼타입과 서브타입

일반화/특수화 관계는 좀 더 일반적인 한 타입과 좀 더 특수한 한 타입 간의 관계다. 이때 좀 더 일반적인 타입을 슈퍼타입(Supertype)이라고 하고 좀 더 특수한 타입을 서브타입(Subtype)이라고 한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슈퍼타입과 서브타입에서 중요한 것은 두 타입 간의 관계가 행동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이다. 즉, 어떤 타입이 다른 타입의 서브타입이 되기 위해서는 행위적 호완성을 만족시켜야 한다.

14. 일반화는 추상화를 위한 도구다

추상화의 두 번째 차원은 중요한 부분을 강조하기 위해 불필요한 세부 사항을 제거시켜 단순하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정원에 있는 등장인물을 트럼프 인간으로 추상화했다. 그러나 가끔씩은 트럼프 인간이 아니라 그들을 좀 더 단순화된 트럼프로 보는 것이 상황을 좀 더 단순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앨리스가 ‘기껏해야 트럼프에 불과해’ 라고 생각했을 때 앨리스는 머릿속에서 걸을 수 있는 트럼프 인간의 특수한 능력은 제거하고 종이 조각처럼 쉽게 뒤집어지는 트럼프의 특성에 집중한 것이다. 따라서 앨리스는 그 시점에 중요한 사항인 트럼프의 특성에만 집중하고 불필요한 트럼프 인간의 특성은 제거해서 상황을 단순하게 만들었다.

여기서 두 가지 추상화 기법에 함께 사용됐다는 점에 주목하라. 하나는 정원에 있던 등장인물들의 차이점은 배체하고 공통점만을 강조함으로써 이들을 공통의 타입은 트럼프 인간으로 분류했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트럼프 인간을 좀 더 단순한 관점에서 바라보기 위해 불필요한 특성을 배제하고 좀 더 포괄적인 의미를 지닌 트럼프로 일반화했다는 것이다.

15. 타입의 일반화

타입을 사용하는 이유는 인간의 인지 능력으로는 시간에 따라 동적으로 변하는 객체의 복잡성을 극복하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앨리스의 키는 앨리스가 어떤 음식을 먹을 때마다, 앨리스의 키는 계속 변하고 있었지만 모든 경우에 앨리스는 단지 앨리스일 뿐이다. 앨리스라고 하는 객체의 상태는 변하지만 앨리스를 다른 객체와 구별할 수 있는 식별성은 동일하게 유지된다. 따라서 우리는 머릿속에 앨리스가 가질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카 값을 나열하는 대신 앨리스의 키가 임의의 값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만을 생각함으로써 상황을 단순하게 만들 수 있다.

타입은 시간에 따라 동적으로 변하는 앨리스의 상태를 시간과 무관한 정적인 모습으로 다룰 수 있게 해준다. 결국 타입은 앨리스의 상태에 복잡성을 부과하는 시간이라는 요소를 제거함으로써 시간에 독립적인 정적인 모습으로 앨리스를 생각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럼 이런 결론을 내릴 수 있을것 같다.

그래서 결국, 타입은 추상화다.

이런 관점에서 타입은 추상화다. 어떤 시점에서 앨리스에 관해 생각할 때 불필요한 시간이라는 요소와 상태 변화라는 요소를 제거하고 철저하게 정적인 관점에서 앨리스의 모습을 묘사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준다. 타입을 이용하면 객체의 동적인 특성을 추상화할 수 있다. 결국 타입은 시간에 따른 객체의 상태 변경이라는 복잡성을 단순화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인 것이다.

16. 동적 모델과 정적 모델

지금까지의 얘기를 통해 객체를 생각할 때 우리는 두 가지 모델을 동시에 고려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나의 객체가 특정 시점에 구체적으로 어떤 상태를 가지느냐다. 이를 객체의 스냅샷이라고 한다. 객체지향 모델링을 위한 표준 언어인 UML에서 스냅샷은 객체 다이어그램 이라고도 불린다. 스냅샷처럼 실제로 객체가 살아 움직이는 동안 상태가 어떻게 변하고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포착하는 것을 동적 모델이라고 한다.
ㅇ

17.클래스

객체지향 프로그래밍 언어에서 정적인 모델은 클래스를 이용해 구현된다. 따라서 타입을 구현하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클래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타입을 구현한다’라고 표현했음에 주목하라. 클래스와 타입은 동일한 것이 아니다. 타입은 객체를 분류하기 위해 사용하는 개념이다. 반면 클래스는 단지 타입을 구현할 수 있는 여러 구현 메커니즘 중 하나일 뿐이다. 실제로 자바스크립트와 같은 프로토타입 기반의 언어에는 클래스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객체지향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대부분의 프로그래밍 언어는 클래스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클래스와 타입을 동일한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클래스와 타입을 구분하는 것은 설계를 유연하게 유지하기 위한 바탕이 된다. 클래스는 타입의 구현 외에도 코드를 재사용하는 용도로도 사용되기 때문에 클래스와 타입을 동일시하는 것은 수많은 오해와 혼란을 불러일으키곤 한다.

지금은 객체를 분류하는 기준은 타입이며, 타입을 나누는 기준은 객체가 수행하는 행동이라는 사실만을 기억하기 바란다. 객체를 분류하기 위해 타입을 결정한 후 프로그래밍 언어를 이용해 타입을 구현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 클래스라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결국 객체지향에서 중요한 것은 동적으로 변하는 객체의 ‘상태’와 상태를 변경하는 ‘행위’다. 클래스는 타입을 구현하기 위해 프로그래밍 언어에서 제공하는 구현 메커니즘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라.

18. 나의 생각

이 책을 읽으며 항상 드는 생각이지만 어려운 내용을 정말 잘 풀어서 설명한다. 이 책을 읽다가 가끔 드는 생각인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개발자를 위한 도서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객체지향에서 어려운 내용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동화를 통해 쉽게 설명하고 있다.

나와 함께 스터디를 하는 예은님과 얘기를 하지만 책이 정말 재밌다. 진짜 재밌다. 이번 3장도 되게 어려운 단어나 내용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트럼프 인간, 토끼에 비유해 잘 설명이 되어있다. 개발을 이제 막 시작한 분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도서이다. 내가 1학년일때 이 책을 알고 읽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생긴다.

같이 스터디를 진행하는 예은님(https://yenyen31.tistory.com/m/39)의 글과 이 글을 함께 보면 책의 이해가 더 빠를것이다. 함께 읽어보면 더 좋을것이다.

profile
With passion and honesty

0개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