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유연성 강화 훈련 목표를 ‘걱정을 줄이고, 불안감을 줄여서 스스로에 대한 믿음감 향상시키기’로 잡았다.
그리고 그 목표를 잘 해낸 덕분에, 조원들 사이에서 ‘유강스 최고 아웃풋 일리’라는 장난도 들을 수 있었다.
처음부터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건 아니다. 걱정을 줄이고 싶다는 건 막연한 바람이었다. 생각보다 그게 어려웠다. “걱정을 그냥 하지 마”라는 말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나를 더 조급하게 만들었다. 걱정은 내 의지로 조절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유강스에 들어가면 정말 걱정을 줄일 수 있을까? 솔직히 전혀 믿지 않았다. 이 문제는 20년 넘게 나를 따라다녔다. ‘나의 성향’이라고 믿어왔다. 그래서 그런지 한 번도 바꿔보려 시도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았다. 그래서 속는 셈치고 바꿔보기로 했다. 사실 이게 아니면 바꾸고 싶은 것도 없었다.
“
저는 걱정이 많아요.
가끔 걱정이 너무 많아지면 집중해야 하는 것에 집중하지 못하게 되더라고요.
그게 너무 힘들었어요.
이제 걱정을 줄이고 싶어요.
”
그 말을 조원들 앞에서 꺼냈다. 나의 단점을 드러내는 것, 그게 첫 걸음이었다. 늘 피하려고만 했던 것을 처음으로 타인 앞에서 말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두려운 것을 두렵다고 인정했다.
단점을 보였으니,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볼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나를 바라보는 일만큼은 외면하지 않기로 했다.
그게 유강스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책임이라고 생각했다.
조원들은 내게 아래와 같은 실천 방법들을 추천해줬고, 나는 2주 동안 매일 꾸준히 실천해봤다.
이 중에서 가장 효과가 컸던 건 걱정 일기였다. 나는 하루 동안 어떤 걱정을 했는지 매일 기록하기 시작했다. 걱정을 글로 옮기다 보니, 흐릿했던 생각이 점점 또렷해졌다. 막연한 불안이 아니라 ‘구체적인 형태’로 가시화되면서, 내 걱정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일주일치 걱정 일기를 다시 읽어보니 놀랍게도, 그중 90%가 인간관계에 대한 걱정이었다.
“내가 한 말이 상처가 됐을까?” “이 행동 때문에 나를 오해하지는 않았을까?”
거의 대부분이 이런 고민이었다.
하지만 한 걸음 떨어져, 마치 타인의 일처럼 바라보면 보인다. 나는 누군가를 상처 줄 만한 말을 하지 않았고, 만약 정말 상처가 됐다면, 상대가 피드백을 줬을 것이다.
이미 지나간 말을 붙잡고 괴로워하는 건,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일로 나 자신을 괴롭히는 일이었다.
그리고 결론을 내렸다.
“이미 신경 써서 말했던 과거의 나를 믿어줘야 한다.”
“통제할 수 없는 일로는 스스로를 힘들게 하지 말자.”
걱정 일기를 쓰면서, 통제할 수 없는 걱정은 하지 않기로 마음먹게 됐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걱정을 안 하면, 나는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그 질문을 따라가다 보니,
나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생각은 충분히 할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됐다.
걱정이 많은 사람이기보다는, 그저 생각이 많은 사람이었던 거다.
걱정은 시작되면 전염처럼 퍼진다.
한 번 자리를 내어주면, 스스로 자라고 번져나간다.
그렇게 나는 어느새, 나도 모르게 걱정이 많은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래서 그 자리를 다른 감정으로 채우기로 했다.
바로 ‘감사’로.
2주간 걱정 일기를 썼으니, 이번에는 감사 일기를 함께 써보기로 했다.
생각의 공간은 유한하다는 걸 알게 되었기에,
걱정을 없애기보다는 ‘감사’로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이 내 도전이 되었다.
그날부터 매일 밤, 감사한 일들을 두세 줄씩 적어 내려갔다.
처음에는 하루에 감사 세 가지를 적는 것도 버거웠다. 하지만 이제는 하루에 다섯 가지 이상은 자연스럽게 적게 됐다.
감사는 걱정보다 낯선 감정이었지만, 익숙해지면 걱정만큼이나 쉬운 감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만, 걱정은 나를 움츠러들게 만들지만 감사는 나를 믿고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는 점에서 완전히 달랐다.
걱정은 내가 부족하다는 신호였고, 감사는 내가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였다.
감사로 나를 채운다는 건 나의 부족한 점을 억지로 끄집어내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해낸 것을 인정하고 앞으로를 응원하는 일이었다.
사람은 언제나 부족하다고 느낀다. 그래서 걱정하고, 불안해하고, 조급해진다. 하지만 나 자신을 믿고, 내가 해온 걸 바라봐주는 연습만으로도 그 감정의 흐름을 조금은 다르게 만들어갈 수 있었다.
결국 유강스를 하면서 배운 건 이것이다. 주변의 무엇도 바뀌지 않았지만, 나는 달라졌다.
걱정을 100할 때나 10할 때나, 세상은 여전히 그대로였지만 내 마음은 훨씬 가볍고 단단해졌다.
처음 세운 목표대로, 걱정을 줄이고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을 키워낸 아주 좋은 4주였다!
나의 단점을 있는 그대로 안아주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준 16조 친구들에게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여러분 덕분에 저는 처음으로 안정감을 가지고, 나 자신을 솔직하게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미션을 진행하다 보면 자연스레 타인이 ‘선망의 대상’이나 ‘질투의 대상’이 되기 쉽지만,
유강스 안에서는 서로의 인간적인 면을 더 깊이 알아가며
‘질투의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지켜주고 싶은 존재’가 되어갔던 것 같습니다.
그 변화는 우리가 함께 성장하기 위해 꼭 거쳐야 했던 과정이었고,
그 안에서 저는 스스로를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바꿔나갈 수 있었습니다.
16조 최고! 유강스 최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