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관하여

JJulme·2021년 11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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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죽음

나는 평범한 20대 이다.
그래서 '죽음'이라 하면 나와는 멀리 있는 것(상관없는)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최근 나와 2살 차이나는 사촌누나가 떠났다.
갑작스런 사고가 아니다.
뇌종양 때문이었다.

사촌누나는 미국에 가족들과 미국에 살고 있었다.
미국은 병원비가 비싸서 조금 아파도 병원에 가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치료가 힘들만큼 악화되어 누나는 시한부를 선고받았다.
길게는 몇달을 버틸 수 있다고 했다.
나는 누나를 어렸을 적에 보고서 본적도, 연락도 없었다.

누나가 아픈데도 나는 연락할 시도도 안했다.
그렇게 누나가 떠나고 나는 후회했다.
그리고 너무 미안했다.

그래서 그런지 계속해서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사실 '죽음'은 '삶'과 밀접하다.
'삶'의 반대말이 '죽음'인 것처럼 죽음은 삶의 바로 뒤에 있다고 생각한다.
드라마, 뉴스, 영화, 역사의 중요한 이야기 등 사람의 죽음이 없는 이야기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죽음'이라는 이야기는 익숙한 이야기 이면서 깊게 생각해볼 기회가 없었던거 같다.
정말 안타까운 사연을 보고 감정 이입은 되지만 순간 이었다.

하지만 사촌누나와 친하진 않았지만 내 또래의 가족이 죽었다고 생각하니까 죽음의 느낌은 더 깊게 다가왔다.
젊은 나이에 시한부 선고를 받고 몇달동안 어떤 생각을 했을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어땠는지, 더 세부적이고 원초적인 것까지 생각하게 되었다.

사후

나는 종교를 믿지 않는다.
그래서 종교와 관련된 이야기들은 대부분 믿지 않는다.
그래서 사후세계 또한 안 믿는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누나가 좋은 곳에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사후세계 또는 죽고 난후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사후세계에 관한것은 죽어봐야 알 수 있다.
영원한 삶이 아닌 이상 누구나 인생의 끝에서 꼭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먼저 떠난 사람의 자아(영혼)는 어디로 갔는지에 대한 의문은 있다.
옛날 사람들도 이런 생각을 해서 종교의 사후세계 이야기가 생겨났을 것이다.

다시 냉정하게 생각하면 떠난 사람은 사라진 사람인것 같다.
생명과 기계는 같지 않지만 전원이 꺼지거나 기능을 상실한 기계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육체가 삶의 기능을 상실하여 정신(영혼)은 사라지고 육체만 남은 것이다.

남겨진 사람들

사촌누나가 시한부 선고를 받았을 때 외삼촌은 한국에 있고 코로나 때문에 누나가 입원하고 병문안을 못갔다.
그리고 그렇게 보냈다.

나는 외삼촌의 슬픔의 깊이를 가늠할 수 없었다.
어떤 위로를 드려야 할지도 몰라서 제대로 위로도 못해드렸다.
그저 외삼촌이 잘못된 생각을 할까봐 걱정이 됐다.

먼저간 누나는 아마 사라진 존재 일 것이다.
슬픔의 몫은 남은 사람들의 몫으로 남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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