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고쳐 쓰는거 아니다?

출처 : 잡지 brain 2023 No. 101

변화를 가로막는 95퍼센트의 무의식

"사람, 고쳐 쓰는거 아니다." 사람의 천성은 바뀌지 않으므로, 물건과 같이 고치려고 해도 되지 않는 다는 의미로 문제가 있는 사람을 계몽하고 교화하는 것이 소용없는 일이라는 현실적인 말로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말이다. 사회 생활을 하다보면 저절로 가슴 속에 새겨지는 진리로 여겨지는 격언쯤 될 것 같다. 확실히 사람은 바뀌기 어려운 존재인데, 그 이유 중 하나는 사람은 직접 조절하기 어려운 무의식에 막대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하버드대학교 제럴드 잘트먼 교수는 '인간의 욕구는 단 5퍼센트만 겉으로 드러나고 95퍼센트는 무의식의 지배를 받는다'고 했다. 인간의 사고, 감정, 학습의 95%는 의식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이루어진다는 '95%의 법칙'을 주창함으로써 이성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의 행동을 설명했다.
정확히는 구매 결정의 95%가 무의식으로 인해 결정된다고 하는 것 같다. 관련 사설 - Gerald Zaltman

사람을 변화시키려고 한다면 자의든 타의든 의식적 선택과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 의식의 힘은 너무나 미약해 보인다. 변화를 위해서는 익숙해진 환경에서의 안정감과 편리함을 포기해야 하고, 새로운 시도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에 직면해야 한다.

뇌는 변화할 수 있다. 아니 고정될 수가 없다.

그렇다면 정말 사람은 고쳐 쓰기 어려운 존재일까?
다행스럽게도 현대 뇌과학에서 밝혀낸 연구결과와 사례는 사람은 변화할 수 있다고 말한다. 가장 근간이 되는 이론은 뇌의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이다. 외부로부터 반복적인 자극을 받은 신경 세포 말단의 돌기는 생장하고 두꺼워지며 새로운 연결(Synapse)을 만든다. 이 변화는 임종 직전 암 환자에게서도 관찰되었고, 사지가 절단된 환자의 환상사지(phantom limb) 현상에서도 볼 수 있다.

뇌종양으로 인해 전두엽이 압박되어 성격 변화가 나타난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40대 남성 A씨는 평소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에서 공격적이고 충동적으로 변화하고, 폭력을 행사하거나 술과 약물에 빠져들었다. 종양이 A씨의 전두엽을 압박해 성격 변화를 일으킨 것이다. 종양을 제거한 이후 그는 다시 원래 성격으로 돌아왔다. 뇌종양으로 인해 뇌에서 처리되는 신호가 왜곡되어 A씨의 성격은 극적으로 바뀌었다. 이렇듯, 뇌 내 신호 양상을 바꾸는 것으로 사람의 성격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변화하기 위해 자의식의 스토리텔링을 바꾸는 브레인트레이닝

첫째, 강렬한 내면의 동기와 지속적인 변화의 선택

변화하기 위해 가장 바탕이 되는 전제조건은 강력한 내면의 동기와 의지적 선택이다. 이 동기는 에너지를 최소한으로 쓰기 위해 습관적으로 작동하는 뇌 신경망을 거스르는 선택을 하는 데 필수적이다. 동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상황을 이해하고 지지해줄 수 있는 협조자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그룹이 큰 도움이 된다. 적극적으로 찾아 도움을 구하자

둘째, 현재 자신의 상태를 파악하고 변화의 목표를 설정한다.

자신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은 '나'라는 자의식을 형성하고 있는 습관적인 스토리텔링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MBTI 등의 성격 유형을 검사하되, 이해한 자기 자신에 대해 고정관념을 가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자신의 현 주소를 알았다면 다음은 어떻게 변화할지 목표를 설정한다. 이 목표는 변화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아주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하며 현실적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더 부지런해지고 싶다면 '기상 시간 30분 앞당기기', '출퇴근 시간에 책읽기'와 같이 스스로 부지런해진 상태를 인지할 수 있는 목표여야 한다.

셋째, 실행에 대한 심리적 저항감을 낮추는 훈련을 한다.

원하는 상태는 대부분 도전적이고 성취가 쉽지 않다. 그에 대한 부담감과 두려움이 지나치게 커서 실행하기 어렵다면 변화의 목표는 보기만 좋은 그림의 떡이 된다. 실행에 대한 심리적 저항감을 낮춰보다. 실행의 기술적인 방법으로는 일을 잘게 쪼개어 실행해보는 것이다.

넷째, 실천과 성공 경험을 축적한다.

변화를 위한 계획을 실행할 때는 가장 만만하고 쉬워 보이는 것부터 하는 것이 좋다. 일단 몸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뇌에 리듬이 생기면서 다른 어려운 일도 조금 더 손쉽게 연결하여 진행할 수 있다. 이러한 성공 경험은 한두 번으로 끝나지 않고 축적되어야 한다. 기억은 변형되거나 휘발되기 쉬우므로 성공의 과정을 기록하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