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1년차 회고

June·2023년 10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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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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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테코를 수료하고 개발자로 취업한지 만으로 1년이 됐다. 매일 교육장으로 향하다 다른 방향의 지하철을 타고 혼자서 회사를 가던 날이 떠오른다. 그때의 날씨, 온도가 되니 1년이 지났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된다. 회사에서도 "오신지 1년밖에 되셨어요? 2년은 넘은 것 같은데" 라는 말과 "벌써 1년 되셨구나"라는 말을 동시에 듣는다. 나는 우테코 교육장을 나오던 순간에서부터 얼마나 성장했고 달라졌을까 되돌아본다.

어떤 일을 했나

우테코 생활을 하면서 잘했다고 느낀 점 중 하나는 매주 회고를 작성하는 시간을 가졌다는 점이었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도 꾸준히 하겠다고 생각을 했어서 작성을 했다. 매주 나의 상태를 기록하니, 이것들을 쌓아놓고 보면 내가 어떤 속도로 어떤 방향을 가고 있는지 알 수 있게 되어서 좋았다.

그로스 사일로

처음 입사하고 배정 받은 곳은 이벤트를 만들고 관리하는 그로스 사일로였다. 이벤트를 만드는 팀의 특성상 그렇게 크지는 않은 새로운 기능을, 비교적 짧은 시간안에 만드는게 중요할 때가 많았다. 그 과정에서 2022년 말에 크게 성공한 '산타 퀴즈' 제품을 만들기도 했고, 2023년에는 '가위바위보' 제품을 만들기도 했다. 이런 성공한 제품들은 출시하고 나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면서 트래픽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분석된 지표들을 보면서 개발에 재미를 느끼는게 참 좋았다.

"개발자로서 제품이 성공하는 경험을 가지는 것은 운이 좋은 것이다. 코드를 아무리 잘짜도 제품이 성공하는 것과는 별개기 때문이다." 라는 말을 팀원이 해주셨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공감이 간다. 내가 짠 코드로 제품이 잘되는 것을 경험하니 훨씬 제품에 애정이 가고 개발 자체에도 애정이 가게 되었다.

처음 입사했을 때는 모든 것이 낯선 환경에서 얼을 많이 탄 것 같다. 코틀린, msa, 레디스 등등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처음 접해보는 것들이 많았고 실무 환경에서 다른 사람들과 빠른 속도로 협업하는 것이 어려웠다. 이런저런 실수도 많이하고, 회사에서도 배우고 혼자서도 공부하고 스터디도 하고 하니 천천히 적응은 되어갔다.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처음 경험하는 것이 많았지만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법, 일정 관리하는 방법 등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다.

일정을 지키지 못해 팀에 죄송하다 말하고 주말에 풀로 일을 하기도 했고, 요구 사항에 대해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되지 않아 엉뚱하게 동작하는 기능을 만들기도 했다. 취업하기전 "개발자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공감이 가지 않았는데, 막상 일을 해보니 실제로 체감하게 된다. 기술은 어떻게든 공부를 하든, 기존 코드를 보든, 다른 사람이 도와주든 해결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본인이 노력하지 않으면 일을 진행하기가 어려워진다. 취준생일 때는 모두가 개발자인 환경이지만, 일을 할때는 디자이너, 데이터 분석가, qa 등등 다양한 직군의 분들과 원활하게 소통해야 한다.

그로스 사일로에서 이러저리 깨지며 나름 적응을 하고 있구나라고 느낀건 6월쯤 메이트 분이 휴가를 다녀오시고 나서 다른 사일로로 가시며 혼자 사일로를 운영하게 될 때였다. 처음에는 과연 내가 혼자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혼자하게 되니 또 하게되더라. 평소 내가 신경 쓰지 않던 부분도 이제는 다른 사람이 챙겨보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챙겨보게 되고 그랬던 것 같다.

그러다 7월쯤 회사의 방향성 문제로 그로스 사일로가 없어지게 되었고, 다음 사일로로 인포 사일로로 가게되었다. 팀을 옮기게 되었을 때, po분이 나보고 "제가 몇몇 개발자 분들과 같이 일을 해봤는데, 그 중에서도 적응력이 뛰어나고 성장하려는 의지력이 있어서 어느 팀으로 가도 분명 잘하실 것이다"라는 말을 해주셨다. 처음에는 이제 적응할만해졌는데 팀을 옮기는 것이 부담스러웠지만, 또 새로운 팀에 가서 새로운 기술들을 써보고 나를 스스로 테스트해보는 좋은 시간이 될 것 같았다.

인포 사일로

인포 사일로는 주식 정보에 대한 것들을 주로 담당하는 사일로다. 차트를 보여주는 기능, 해당 주식의 투자지표, 거래량, 재무 등등을 보여준다.

확실히 처음 그로스사일로에 갔을 때만큼 적응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았다. 하지만 하는 일은 완전히 달랐는데, 그로스 사일로에서는 새로운 이벤트가 기획되면 db 테이블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서 대부분을 처음부터 시작했는데, 인포 사일로는 이미 기존 코드들이 구축되어있다. 기존에 돌아가고 있는 데이터 파이프라인들을 이해하고, 신규 기능이 나오면 그것들을 잘 붙이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 공매도/cfd 거래량 같은 것들을 보여주는 기능을 추가했다. 아직 다른 증권사 대비해서 제공해주는 정보가 부족한 것들이 있는데 그런 것들을 내가 채워나갈 수 있어서 좋다.

다른 프로젝트를 만지다보니 또 다른 사람들이 사용한 기술, 코드 스타일을 보는 재미가 있다. 또 그로스 사일로에서는 주식에 관련한 도메인을 크게 만질 일이 없었는데, 인포 사일로에 오니 PER, PBR, 매매 동향 등등 주식에 대한 도메인을 많이 배우게 된다.

아직은 기존의 거대한 시스템 전체를 정리하지 못해, 요청이 들어오면 코드를 하나씩 따라가볼 때가 많은데 빨리 적응을해서 우선 인포 사일로 히스토리와 도메인을 꿰는 것이 목표다.

어떤 것을 학습했나

취업을 하고 나니 확실히 예전만큼의 학습 의욕이 나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정해놓은 최소한의 학습량은 넘기려고 노력했다. 우테코를 하면서 나는 스터디를 할 때 학습 효율이 좋았어서 취업을 하고도 스터디를 유지하려고 많이 노력했다.

코틀린

코틀린으로 우테코 레벨1 미션 돌아보기

코루틴 맛보기 (진행중)

MSA

마이크로 서비스 패턴 책 스터디

Spring Cloud로 개발하는 마이크로서비스 애플리케이션(MSA)

강의뿐 아니라 책들도 본 것들이 많은데 요즘은 비공개로 올린다.

이건 입사초기에 혼자서 강의를 듣다가 어려워서 중간에 말았다. 하지만 msa 스터디도 했고, 실무 구조도 어느정도 파악을 했으니 지금 다시 보면 좋을 것 같아 보려한다.

스프링

스프링 부트 - 핵심 원리와 활용

Redis

블로그 정리

경험에서 배운 것들

Batch Job 경험에서 배운 것들

멀티모듈

스프링 빈 List로 주입 받기

(A, B)와 (B, A)에 유니크 제약 조건 걸기

100만 데이터 마이그레이션 경험 (feat. Zset)

스프링 어플리케이션 이벤트

정찰병 카프카 컨슈머 활용기

카프카

카프카 핵심 가이드

스터디

  • 함께 자라기
  • 엘레강트 오브젝트
  • 대규모 시스템 설계 기초
  • 카프카 핵심 가이드
  • 마이크로 서비스 패턴 (진행중)

이 외에도 혼자 웹플럭스 강의를 듣다가 실제로 사용하지 않았어서 듣다가 말았다. 이제는 웹플럭스 코드도 봤어서 다시 보면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매주 일요일 밤에 스터디를 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1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보면 스터디를 하지 않았으면 학습량이 터무니 없이 적었을 것 같다. 정말 최소한의 선을 지키기 위한 장치로라도 두는 것은 좋은 것 같다.

다만 스터디의 참여율이 작년만큼은 되지 않아서 어떻게 어느정도 동기부여를 하면서 잘 유지할지는 조금 더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어떻게 살았나

우테코 과정을 하면서 책을 많이 못읽은 것이 아쉬웠다. 그래서 취업을 하면 책을 많이 읽으려했다. 또 3~5월쯤 정말 바쁠때, 하루에 4~5 종류의 일들을 왔다갔다 하면서 처리해야할 때 스스로 좀 이상하다고 느꼈다. 집중력이 정말 짧아져서 텍스트를 볼때 3페이지 이상 집중이 되지 않았고, 좋아하던 유튜브도 집중이 되지 않아 넘겨가면서 보게 되었다. 그때 '도둑 맞은 집중력' 책을 읽었는데, 소설이나 책을 봐서 집중력을 조금씩 늘려나가는 것이 좋다고 해서 해보았는데 실제로 효과가 있었다.

아무래도 소득이 생기니 재테크에 관심이 생기는데 그 중에서도 회사 도메인인 주식에 가장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되어서 주식 관련 책을 많이 읽었다. 지금도 꾸준히 학습을 하며 실제 투자를 하는 중이다.

  • 회복력 시대
  • 브라질에 비가 내리면 스타벅스 주식을 사라
  • 강방천&존리와 함께하는 나의 첫 주식 교과서
  •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 라틴어수업
  •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
  • 돈의 속성
  • 전설로 떠난 월가의 영웅
  • 도파미네이션
  • 도둑맞은 집중력
  • 공화주의
  • 나는 주식 대신 달러를 산다
  • 자유로부터의 도피
  •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
  • 서재형의 투자교실
  • 피프티 피플
  • 세이노의 가르침

주식은 종합 예술이다 라는 말이 있는데 공부를 하고 경험할 수록 그런 것 같다. 매크로 경제에 대한 이해, 세상의 흐름, 기업에 대한 바텀업 분석, 또 스스로 마음을 다스릴 줄 아는 멘탈 등등. 그래서 증권회사에서 주식 도메인으로 일하는 것이 정말 좋다.

아직까지는 운이 좋아서 금리보다, 시장 지수보다는 나은 성적표를 보여주고 있는데 조금 더 공부를 해서 이 지식 역시 블로그 같은 곳에 정리해서 올리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생각이 있다.

운동과 식단은 작년에 비하여 열심히 하지 않고 있다. 운동이야 그래도 주 3~4회는 하려하고 있지만 식단은 회사에서 다른 분들과 같이 식사를 할 때가 많으니 식단을 하기가 어려웠다. 주변의 권유로 크로스핏을 한달 경험해봤는데, 생각보다 부상의 위험성도 있고 수업 시간이 정해져있어서 내 라이프 패턴과는 안맞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만두었다. 최근 근육이 줄고 지방이 늘은 것 같아 다시 하루 1끼 샐러드 먹기에 도전중이고 헬스도 다시 열심히 하는 중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

그래도 1년이라는 사이클을 경험하고 나니 회사 생활이라는 것에는 나름 패턴이 보이는 것 같다. 스트레스 관리를 잘못해서 두통에 시달리기도 하고, 페이스 조절을 잘 하지 못해서 주말만 되면 무기력증에 빠진적도 있지만 그것 역시 지나가고 좋은 경험이었다. 다음에 비슷한 상황이 오면 조금 더 잘 대응할 수 있지 않을까.

회사에는 정말 '와 내가 저 연차가 된다하더라도 저런 실력을 가질 수 있을까'하는 분들이 많다. 예전에는 이런 생각에 그쳤다면 최근에는 다시 그런 분들을 따라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조금 더 의지를 내서 개발 공부를 하고 그게 정 힘들다면 또 다른 스터디를 구성해서라도 해야할 것 같다.

1년간 고생 많았고, 평가를 하자면 나는 '잘했다'라고 평가하고 싶다. 그리고 앞으로 발전할 수 있는 부분, 잘할 수 있는 부분도 많이 찾았기에 2년차 회고에서는 또 더 나아진 부분들이 많을 것 같다.

3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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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31일

지난 1년 정말 치열하게 지내셨네요. 항상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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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1일

최고다 최고 👏
글이 술술 읽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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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16일

좋겠다 우테코도 가고 토스도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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