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회고] 2년차 SI 개발자의 첫 프로젝트 회고

young.h·2022년 3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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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3/21에 발행한 초고입니다. 퇴고를 한 번도 하지 못해 부끄럽지만 차차 하기로 하고 미리 올려둡니다. 이 자리를 빌어 함께 고생한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2년차인데 왜 첫 프로젝트야?

국비지원 6개월 코스를 마치고 2019년 12월에 현재 다니고있는 SI업체에 입사했다. SI업체에 가면 한 명씩 파견을 보내며 경력 부풀리기로 가자마자 3년차, 4년차 행세를 해야한다는데 겁을 먹어 한 명씩 파견을 보내는 회사는 가지 않았다. 우리 회사의 경우 프로젝트를 수주하면 적게는 열 명 이하, 많게는 그 이상으로 팀을 짜서 파견을 보내고 경력 부풀리기 또한 없다고 해서 마음이 놓였던 게 사실이다. 코로나가 올 줄도 모르고... 입사 후 한 쇼핑몰 고도화의 테스터로 3개월 다녀온 후 코로나 여파인지 회사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수주하지 못하게 되고 나는 거의 9개월을 본사에 있게 된다.

물론 마음 맞는 임직원분들과 vue.js로 사내 근태관리 시스템도 만들고 했지만... 나보다 몇 개월 먼저 들어온 친한 선배들은 얼마 지나지않아 다른 프로젝트로 가버리고... 학원 동기들은 경력 부풀리기로 파견나갔을지언정 프로젝트 여러개를 완수하는 걸 보며 나만 뒤쳐지는 건 아닌지 너무 불안하고 무서웠던 게 사실이다.

그러던 차에 드디어 2021년 1월! 정식으로 프로젝트에 개발자로 참여하게 되었다. 대표님께서 이야기해주셨을 때 어찌나 좋던지 정말 마음 속으로는 회사 창문 열고 소리치고 싶었다. "여러분~~ 저 프로젝트 나가요~!!!"

그래서 나가보니 어땠어?

1. 동료 == 복지 == real

프로젝트에서 계속 열심히 할 수 있었고 좋은 기억으로 남은 이유는 역시 사람, 사람 떄문이다.

개발자는 다른 사람들이랑 이야기 안하고 모니터만 쳐다보면서 할 수 있는 일인 줄 알았지...

  1. 좋은 상사분들 덕에 개발자로서의 마인드 셋을 올바르게 다잡을 수 있었다.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냐는 자소설 항목에 "디지털 소외 계층을 배려하는 개발자" 라고 썼던 게 거짓은 아니었다. 당장 나만 하더라도 처음 보는 키오스크 앞에서 헤매면 좌절하고, 엄마만 하더라도 인터넷으로 쇼핑하고 결제하는 것을 굉장히 어려워하시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난 아무것도 할 줄 몰라~ 나중에 드라마 스타트업 처럼 실력있는 개발자 되면 실천해야지~' 라고 막연하게 생각만 하다 1년 새 그 마음가짐은 잊고 있었다.

프로젝트 초반 기획, 설계 단계에 사용자 대상 인터뷰를 하며 여러 조선업 관련 공장 사장님들을 많이 뵙게 되었다. 코로나 여파에 여러 경제상황이 겹쳐 조선업 관련 공장들은 거의 가동을 안하거나 많이 해도 레일의 반 정도만 가동시키고 있었기에 화도 많이 나있으셨고, 우리 프로젝트에 회의적이셔서 적대적인 태도를 가진 인터뷰이와 인터뷰를 많이 하게 되었다. 그래서 사실 '아니 나는 일개 하청업체 개발자일 뿐인데 왜 이렇게 혼나야하지^_ㅠ'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는데 PM님께서 해주신 이야기로 완전히 마음을 고쳐 먹게 되었다. 출장 이튿 날 국밥 때리고 커피 한 잔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 하는데 내 마음을 알아채신건지

"이 분들 모두 대한민국에 뿌리가 되어주신 분들인데
이렇게 망하게 두면 안 돼. 우리가 도와드려야 해."

라고 이야기 하시는 게 아닌가. 나는 머리에 망치를 얻어 맞은 것 마냥 멍해졌다. 내 일을 사랑한다고, 멋지다고 말하면서도 그저 돌아가는 코딩만 잘하는 개발자면 그만이라고 생각한 건 아닌지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내가 하는 일이 어떤 사람들한테 실직적인 도움이 될 수 있겠구나,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일하자고 마음 먹게 된 계기가 되었다. 개인적으로 개발자 뿐 아니라 모든 직업인들이 어떤 마인드로 일에 접근하느냐가 정말 중요하고 생각하는데 좋은 기회로 일에 대한 태도나 마음가짐을 배울 수 있었던 프로젝트였다.

2. 상사란 무엇인가? 팀은 무엇인가?

작년 프로젝트 하면 또 우리 팀을 빼놓고 이야기 할 수가 없다.

우리 팀은 부장님, 차장님 나, 이렇게 세 명으로 이루어져 상품과 회원 파트를 맡게 되었다. 두 분 모두 1n년이 훌쩍 넘으신 고수들이시고 나는 이제 막 첫 프로젝트를 시작해 외않되,,,? 하고 있는 상황. 처음에는 이것도 안되고 저것도 안되고 너무너무 헤매고 알던 것도 까먹었어서...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그런데 내가 야근을 하면 항상 차장님 부장님꼐서 급한거냐, 뭐가 안되냐 물어봐주시고 약속이 없으신 날에는 항상 남아서 같이 고민해주시고, 밥 사주시고 있으신 날에도 꼭 꼭 잊지 않고 팁이라도 주시고 내일 같이 보자고 그냥 가라고 (말씀이라도 고맙잖아ㅠㅠ) 해주시곤 하셨다. 여태 내가 다른 프로젝트에 있는 사원들한테 들은 상사들은 맨날 일을 안하거나, 떠 맡아오거나, 떠넘기거나, 윽박지르거나 그런 경우 밖에 못봤는데...1년 내내 우리팀 차장님은요... 부장님은요... 하면서 다른 프로젝트에 있는 동료들에게 자랑하기 바빴다. 이렇게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시니 나도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하고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쉬웠던 점은 없었어?

물론 있다. 내 개발 실력........ 본사에서 대기할 적에 vue.js와 JPA 공부를 하고있었는데 이제는 다 까먹었... 개발은 정작 jquery, spring, mysql로 하게 되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spring이나 jquery에 대해 더 심도있게 공부를 했을텐데 지금 생각하면 무척 아쉽다. 공부한 걸 못써먹었다는 아쉬움이 아니라 사용할 기술에 대해서 깊게 이해하고 개발했다면 유지보수가 더 쉬운 코드가 되지 않았을까 싶어서. 인수인계 문서 쓰면서 코드를 다시 한 번 봤는데 몇 달 새 ...? 이거 왜 이렇게 짰어??????? 싶은 것들 때문에 진땀 한~바가지 흘렸다...

또, 다른 회사 대리님과 협업(?)이라고 하기도 죄송하게 그 분이 공통 개발하시고, 나는 하나은행 입금, 입금 취소, 가상계좌 승인 통보 API를 개발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분이 짜신 공통 코드 정말 깔끔하고 가독성 좋고... 필요없는 코드가 한 줄도 없었고... 그 때 아 백엔드개발 이렇게 하는 거구나 싶고ㅋㅋㅋㅋㅋㅋ 그 대리님 카카오가셨다는데 모두가 그럴만 한 인재라고 생각하면서도 너무 아쉬워했던 기억.(똑땍이 나간다고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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