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부터 꾸준히 플래너를 써오고 있는 나 자신, 12월이 되면 항상 한 해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는 한다. 올해도 여김없이 해보는 연간 피드백과 연간플랜! 참고로 저는 7월부터 개발 공부를 시작했기 때문에 1-6월 리뷰에는 개발 관련 내용은 없습니다!
1분기 일년 간 준비한 졸업전시와 대학원 입시를 끝냈다는 생각에 열심히 놀았다.
2분기 취준을 하면서 개발자 커리어 전환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3분기 개발 공부를 시작했다. 부트캠프를 다니며 프로젝트 경험을 쌓았다.
4분기 개발자로 취업을 하고 열심히 일하면서 계속 공부하고 있다.
내 인생 가장 바쁘게 살았던 시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졸업학년에 과거의 나를 탓하며 열심히 학점 멱살을 잡고 끌어올리며 미국 석사를 준비하느라 GRE에 토플에 공인시험은 다 준비했다. 울면서 SOP 썼던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약간 울적해진다. 학교 기숙사 사생회를 하고, 동시에 학과 졸업준비위원회를 했으며, UX 디자이너로 스타트업에서 일하며 졸업전시를 준비했다. 몸이 열개라도 모자른 스케줄이었다. 웃긴건 바쁜 와중에도 1년 동안 공학관에서 파이썬 수업을 들었었는데, 그게 유일한 스트레스 해소 통로였다.
정말 바쁘게 한해를 보냈기 때문에, 졸업전시가 끝남과 동시에 퇴사를 하고 정말 정말 열심히 놀았다. 이 시기에 유난히 자주 동남아 여행을 가게 됐는데, 태국, 미얀마, 베트남, 2월 제대한 동생과 함께 말레이시아까지 정말 열심히 돌아다녔다.
돌이켜보면 이렇게 하늘길이 막힐 줄 몰랐는데, 막차타고 잘 논 것 같다.
뉴욕에 계신 고모가 일손이 부족하다고 해서 도와드리러 갔다!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뉴욕에 코로나가 심해지면서 강제 집콕하게 되었다. 미국에 있으면서 대학원도 더 알아보고, 현지에서 디자인하는 언니도 만나면서 매일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2주간의 자가격리 기간을 가졌고 이 기간 우쿨렐레를 열심히 쳤다. 라비앙로즈를 마스터했다.
상반기 성장과 성취감 없이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다보니 약간 우울감이 찾아왔다. 이대로 살다간 정말 큰일나겠다는 위기감을 느꼈고, 케어하는 방법을 찾아갔다. 심리상담도 받았고, 요가를 시작했고, 매일 땀을 흘리며 운동했다. 나를 위한 정갈한 식사를 매일 준비했다. 이 시기에 몸무게가 6키로 정도 빠졌다. 프론트엔드 개발을 배우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오랜 시간 해 온 디자인, 그리고 대학원 입시를 포기하기까지 밤잠 설쳐가며 고민했었다.
5월에 작성했던 노트
올해 안에는 꼭 취업하자는 스스로와의 약속을 했다.
스터디 카페를 등록해두고 매일 HTML, CSS, JavaScript 기초를 공부했다. 투두리스트 처음 만들고 완전 뿌듯했던 기억도 난다. 영어공부도 하고 정보처리기사 시험도 준비했다. 개발을 배우고 바로 취업할 생각으로 토익이랑 오픽도 땄다. 부트캠프가 시작하면 출퇴근 시간도 아까울 것 같다는 생각에 쉐어하우스도 알아봤다.
8월 중순 부트캠프가 개강했고, 2달 간 리액트 중심의 교육을 받으며 세 번의 프로젝트를 끝냈다. 인스타그램, 카카오프렌즈샵, 그리고 프라이탁 클론 프로젝트. 평생 함께 갈 동료들과 커뮤니티를 만났고, 나도 할 수 있구나! 라는 자신감을 얻게 된 시기였다. 코딩이 정말 너무너무 재미있어서 잠들기 전까지도 해결하지 못한 코드를 고민하고, 꿈에서까지 코드를 치던 시기였다. 완전히 프로젝트에 몰입한 상태였다.
부트캠프 프로그램 상 마지막 달은 기업협업을 나가게 되어있었다. 나는 역삼에 있는 브랜디로 출근하게 되었고, 어드민 페이지 클론을 진행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좋은 백엔드 팀원분들 덕분에 모델링도 살짝 맛봤다. 벨로그에 작성했던 클론 프로젝트 리뷰를 보고 연락을 받아 인턴십 진행중에 운좋게 채용되었다. 스스로 약속한 시간보다 두 달이나 빨리 취업을 했기 때문에 한달 내내 엄청 들떠있었다.
첫 배포를 경험했다. 아직은 1인분을 하기도 벅찬 개발자이지만, 내가 참여한 프로덕트가 사용자들에게 보여지고 또 사용자들이 버그없이 잘 이용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은 정말 짜릿한 경험이었다. 처음 팀에 배치되고나서는, 기존의 코드를 익히는 기간이 필요했다. 사용해본 적 없는 TypeScript나 MobX를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고, 배포를 위한 React와 styled-component로 디자인 구현하는 일을 맡았다. 빠르게 진행되는 QA를 바로바로 쳐내고, 번역 반영 작업도 진행했다.
처음에는 해석하기도 어려웠던 코드가 하나 둘 익숙해지거나, 공부한 것을 처음 적용해서 성공했을때 너무 재미있었다. 클론 코딩을 할 때는 알 수 없었던 실무 전반이 어떻게 돌아가는지(기획 및 디자인팀과의 소통, 개발 일정 산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분석)를 경험으로 배울 수 있었다!
배포 이후에는 쭉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정말 좋은 회사다... 헤헤...•♥ 급하게 진행되는 일이 없을 때는 개발 공부를 하고 있다. 요즘엔 자바스크립트 개념부터 NEXT.js를 공부하고 있는데, 빨리 익숙해져서 일할 수 있는 범위를 넓혀가고 싶다.
사실 근래 무기력함을 느끼고 있는데, 아직 내가 모르는게 너무 많다는 것을 체감하면서 앞으로 얼마나 더 해야 1인분을 거뜬히 해내는 개발자가 될지 막막한 것 같다. 세상은 넓고 능력자는 많고, 정말 노력하면 그들처럼 될 날이 오긴 할까 하는 생각도 든다. 지나치게 생각이 많아지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해서, 조급해하지 않고 당장 필요한 부분부터 차근차근 공부하고 있다.
모든 습관의 바탕이 되는 가장 중요한 습관이다. 개발을 시작하고 나서부터 완전히 무너졌다. 12시가 지나서도 노트북을 닫지 못하는 삶.. 야근이 아니라 그냥 혼자 뭘 자꾸 한다.
→ 12시에는 노트북을 닫자.
→ 눕고나서 유튜브 보지 말자.
26년 인생 가장 열심히 운동했다. 체중도 8kg이나 감량했고, 식습관을 완전히 고쳤'었'다. (재택하면서 배달음식을 먹는중)
→ 매일 요가를 하자.
→ 배달음식은 주 1회 이상 먹지 말자.
→ 기회가 되면 바디프로필 준비를 해보고 싶다.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첫 커리어를 시작했다. 일단 이 사실 하나만으로 스스로를 칭찬해주고 싶다. 2020년은 나에게 너무 힘들지만 동시에 너무 행복한 한해였다. 용기있게 결정한 나에게 칭찬과 환호와 박수!!!!!
→ 당장 필요한 공부를 시작하자. React, ts, CS 기초, Angular, AWS
→ 그외에도 흥미가 있었던 분야에 도전해보고 싶다. 텐서플로우, Node(Deno),인스타 필터, 학부시절 하다 포기한 유니티도.
→ 디자인도 꾸준히 해서 멋지게 포트폴리오 사이트도 만들자
→ 정보처리기사 꼭 따서, CS 지식에 대한 갈증을 해결하자.
→ 코로나가 완화되면 오프라인 컨퍼런스나 개발자모임도 참여해보자.
독서
상반기에는 읽고 싶었던 책들을 몰아 보는 시기가 있었는데, 하반기 개발을 시작하면서 독서랑은 거의 담을 쌓고 지냈다.. 개발서적 외에는 거의 글을 안본 것 같다.
→ 하루 최소 한페이지를 읽겠다는 약속을 하자!
정정. 당장 공부할 개발 기초 학습은 먼저 끝내고! 독서를 하자..
영어
취업용 자격증은 땄는데, 영어 공부는 전혀 못한 것 같다. 또르르..
→ 적어도 쌓아둔 영어에 대한 감을 잃지 않도록 원문으로 된 개발 문서를 읽고, 새로운 기술을 익힐때도 국내 강의보다는 코세라, 유데미 강의를 듣자.
경제
주식과 부동산 공부를 시작했다. ㅋㅋㅋㅋㅋㅋㅋ 인생은 한방!
→ 79분의 조언으로다가 해외 주식에도 관심을 갖고 도전해보기로...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놀았고, 또 그만큼 열심히 살아온 2020년이었다. 코드만 친 줄 알았더니 상반기에는 여행도 많이 다녔고, 할거 다 하고 살았구나 싶다.
좋은 습관들을 만든 점이 올해 가장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와 한 약속을 꾸준히 지켜냈을때, 스스로에 대한 신뢰와 긍정적인 자존감이 생긴다는 것을 배웠다. 운동을 시작한 것, 좋은 음식을 먹은 것, 꾸준히 공부하는 것 모두 나에게 그런 의미가 되었다.
이 벨로그를 쓰기 시작한 것도 그 좋은 습관들 중 하나다. 7월 HTML
부터 공부하며 썼던 TIL을 다시 보면 기분이 묘하다. 처음 개발을 배우면서 가장 힘이 되었던 것이 다른 비전공자 출신의 개발자들이 작성한 포스트들이었다. 하니까 되더라, 라는 누군가의 기록이 가장 위로가 되고 응원이 되었다. 완벽하지 않은 나의 흔적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희망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열심히 기록을 남기게 된다.
(사실 여부도 알 수 없는 아래의 트윗을 보고 6개월 전 엄청나게 용기를 얻었다.)
최근 인스타그램 친구 분의 스토리에서 정말 공감되는 글을 봤다. 감정은 버릇이 된다는 것, 불안하고 걱정하는 것 역시 습관으로 자리잡는다는 사실. 변화가 많은 시기인 만큼 내 감정에 지배되는 순간들이 많았던 것 같다. 내년엔 이런 감정을 잘 다스리고 훈련하여 상황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감정을 지배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겸손하되, 용기있게 살자.
잊지 말자! 존버가 답이다! 스스로를 존중하며 버티기!
부트캠프서칭 ->로켓펀치 -> 벨로그까지 오게되었어요!
가장 끌렸던 위코드가 조기마감되어 다른 곳에서 공부하게 되었지만
지형님 글을 보면서 개발자가 된 제 모습을 설레며 기다리게되네요!ㅎㅎ
긍정적인 기운 가득한 글들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부트캠프 서치해 보다가 여기까지 왔네요! :)
시작하려고 마음 먹을 때는 이 악물고 해 보자! 하는 마음이 컸는데 이런저런 고민도 많고, 인터넷 서치도 많이 해 보며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괜히 불안해지기도 했는데요. 그러던 도중에 이 글을 발견했고 지금은 지형 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하니까 되더라”의 힘을 믿고 도전해 보려구 해요! 다음 주에 위코드 방문 상담 예약을 냅다.. 해 버렸습니다 😋
아직도 걱정되는 게 아예 없어진 건 아니지만 앞으로는 걱정보다 다가올 변화에 두근거리고 싶네요 ^-^ 생각해 보면 제가 정말 무섭고 두렵다고 느낀 건 제가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제 주변 환경이었던 것 같아요 ㅎㅔ헤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지만 보이지 않는 걸 믿는 힘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계속 나아가 볼게요! 가까운 미래에는 저도 지형 님처럼 다른 비전공자 개발자들에게 힘과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며.. ㅎㅎ >//< 글 잘 읽구 갑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
트렌딩 통해 접했다가 쭉 읽게되었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한가지 질문드리고 싶은 점이 있는데
회사에서 먼저 컨택이 오게된 본인의 코드만의
특별한 점을 꼽는다면 어떤 점이 있을까요?
정말 부럽고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