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1년, 2022년 돌아보기

Hyeon·2023년 1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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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시작한 코딩

2021년 8월, 단순히 반응형 웹이 만들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전공과 생판 다른 코딩을 접했다. 우연히 소개 받은 코딩 학원을 4개월 동안 다녔다. 주 2회 2시간이라 많은 걸 배울 수는 없었다.

4개월이 지난 2021년 12월의 나는 그리 코딩 실력이 늘은 것 같지 않았다. 겨우 HTML, CSS 조금 아는 정도. 중간에 파이썬 공부를 조금 했지만 기억이 조금 나는 수준이었다.

사실 2021년은 나에게 중요한 해였다. 대학 졸업을 한 학기 남겨놓고 휴학을 했던 시점이었고, 졸업 후에 어떤 곳에 취업해야 할지 고민하던 시점이었다. 이제까지 밟아왔던 과거를 생각해보면 영상 미디어 쪽으로 취업을 정하는 게 맞았으나, 그게 나에게 맞는 길일까 하는 고민이 더 컸었다.

뭐 여튼 그런 시기에 코딩을 접하게 되었고 여러 고민 끝에 코딩을 시작해보기로 했다. 무모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난 원래 그런 사람이다.


무작정 공부하기

그 뒤로 12월 한달 간은 전자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HTML, CSS 공부를 했다. 그리고 공부한 것을 바탕으로 웹페이지를 만들었다. 주제는 포트폴리오. 내 힘으로 웹 페이지를 만든 것이 뿌듯했지만, 아무런 기능 없이 정적으로 있는 내 웹페이지를 보자니 더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 다음으로 공부한 게 자바스크립트였다. 언어를 본격적으로 배우는 건 처음이라 모든 게 낯설었다. 머릿 속에 넣었는데 빠져나가는 느낌. 지금 생각해보면 하면서 실습을 많이 해보지 않은 것이 큰 문제였던 것 같다. 지금 시점에서 제이쿼리는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는다.


어쩌다 42서울


역시 독학은 무리겠다 싶어서 국비교육을 찾아보던 때, 주변 사람에 추천으로 42서울을 알게 되었다. 취업을 고민했던 시기라 이 과정을 밟는 게 맞을까? 생각했는데, 100만원의 유혹은 생각보다 컸고, 때마침 6기 체크인 미팅 직전이었던 터라 짧은 망설임 후 42서울을 신청 하게 되었다.

운좋게 42서울 라피신 신청을 완료하게 되었고, 인터넷 글을 참고하여 2주 남짓한 시간동안 리눅스 조금, c언어 조금, git 조금을 공부해갔다. 라피신을 시작하고 나니, 내가 한 공부는 정말 "조금"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꽤 많이 힘들었던 한달이었다. 모든 사람이 물에 빠져 있었지만, 다들 구명조끼 정도는 끼고 있던 모양이었다. 나만 미친듯이 허우적대가며 저 앞으로 나아가는 동료들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6기는 탈락했다. 역시 코딩을 시작한 건 무모한 짓이었나 생각했다. (무모한 짓 맞다) 그래도 이왕 시작했는데 여기서 포기하긴 이르지 않나. 일단 하던 공부를 이어서 하기로 했다.


또 무작정 공부


라피신이 끝난 2월 달 말엔 그 전부터 눈여겨봤던 인터랙티브 웹 페이지 책을 봤다. 사실 맨 처음 코딩을 배우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가 트랜지션 많고 인터랙티브한 효과가 많은 웹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가장 내가 만들어보고 싶었던 웹에 근접한 내용을 다루던 책이었던 것 같다. 물론... 지금은 그런 효과들 귀찮아서 넣지 않지만...


그 다음엔 누가 리액트도 다룰 줄 알아야 된다고 해서, 무작정 리액트 책을 빌려서 봤다. 하나도 못 알아들었다.
리액트는 공식문서의 자습서(https://ko.reactjs.org/tutorial/tutorial.html)를 읽고 숙련됐다 싶으면 책을 읽는 게 나을듯...
분명 한국어로 쓰여져있는 책인데 하나도 이해하지 못하니 자괴감만 커졌다. 내가 이렇게 바보던가...?


무작정 만들기!


그렇게 자괴감에 빠져있던 나에게 주변 사람은 이론에 파묻혀있지말고 뭐라도 만들라고 조언해줬다. 이론은 완벽하게 이해하긴 어렵다고. 그 말에 '그래, 우울해하면 뭐가 되겠어!'라는 생각이 들었고, 곧 바로 한창 핫하던 mbti 테스트를 만들기 시작했다.
https://hyeon81.github.io/teamproject_test/

사실 여태까지 어디 책에 있는 실습 코드 배껴서 웹 페이지 만든 게 거의 다라서,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무언가 시작한다는 건 프로젝트가 처음이었다. 리액트 공부한 거라곤 공식 문서 겉핥기 한 것이 다라, 아예 맨 땅에 헤딩은 못했고 다른 사람들의 github 소스코드를 찾아가면서 어떤 식으로 구현할 지 많이 고민했던 것 같다. 사실 뭐 초반 뼈대는 거의 베낀 거라 봐도 무방...ㅎ
그래도 차곡 차곡 내 코드도 그 위에 쌓아가며, 모르는 건 주변 사람에게 물어보고... 해서 3주정도 만에 완성했던 프로젝트. 질문지부터 결과 이미지까지 내가 손수 제작했다.

이거 하나 만든다해서 실력이 그렇게 늘까,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많이 늘은 게 느껴졌다. 덕분에 우울함도 많이 사라지고, 역시 뭐라도 만드는 게 맞구나 싶었다.


그 다음 달인 4월. 아주 용감하게 트위터 클론코딩 강의를 들었다. 내 리액트 수준이 중급이라고 생각했던 걸까? ㅎㅎ 처참하게 못알아듣고 무너졌고... 클론코딩에서 가장 하면 안 될 짓인 '이해 못하고 복붙하기'를 많이 했던 것 같다. 지금 들으면 그래도 많이 이해가 될까?... 시간이 된다면 다시 들을 예정이다. 참고로 이 강의 엄청 오래 들었던 것 같다. 한 달 내내 들은 듯...



그리고 4월 중순 무렵, 공모전을 처음으로 시작했다. 처음으로 기획자와 백엔드, 프론트엔드가 갖춰진 공모전이었다. 사실 난 협업 자체를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인지라, 기획자와는 물론이고, 백엔드와의 소통 오류가 많이 발생했었다. 애초에 그런 많은 페이지를 만들어보는 것도 처음이었고, 페이지를 만드는 데에 궁금한 점을 물어볼 사람도 팀내엔 없었으며, 백엔드와 어떻게 데이터를 주고 받는지에 대한 이해도 없었다.

백엔드 팀원분... 아는 분께 소개받은 분이었는데, 많이 답답해하셨다. 아마 아는 사람도 아니라서 실컷 짜증내기도 어려우셨겠지... 지금 생각해도 정말 죄송하지만, 덕분에 나는 많이 늘었다.

홀로 한달 내내 페이지를 만들고 기능을 구현하고, 백엔드와 api 데이터를 주고 받다보니 실력이 안 늘수가 없었다. 매우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지만,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는 듯. 물론 공모전은 예선에서 떨어졌다. 하하


또 수영장


그리고 저는 또 5월달에 수영장으로 뛰어들었습니다.


그래도 이번엔 물에 빠지지 않으려고 백준도 나름 (그래봤자 실버5까지지만...) 풀어보고 C언어 공부도 다시 하고 왔습니다.
학기를 병행하면서 하느라 밤샘하고 벼락치기하고 정말 정신없던 한 달이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두 번째 하니까 42서울이 어떤 곳인지 알 것 같더라.


갑분 리액트네이티브

정신없이 한달이 지나간 후, 6월 말엔 아는 동생의 권유로 갑자기 공모전을 시작했고 생판 모르는 리액트 네이티브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나름 재밌었다. 뒤로 가면 갈수록 코드 양이 하드코어해져서 이해하지 못한 날이 많았다. 와중에 공모전에 필요한 ui를 짜달라는 부탁을 받아서 처음으로 피그마도 켜봤다. 한 때 xd 공부해 본 적이 있긴 했지만 피그마는 처음이라 당황했는데,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었다.

물론 이 공모전은 예선 탈락으로 끝났다. (왜 항상 결말이...ㅎ) 그렇게 리액트 네이티브 공부도 잊혀짐...


42서울 합격


그리고 다행히도, 42서울에 합격해서 카뎃이 되었고 7월부터 지금까지 열심히 공부중이다.
다 좋지만 무엇보다도 CS를 부딪혀가며 공부할 수 있다는 게 좋은 것 같다.
처음엔 함수 하나 만드는 것도 어려워했던 내가, 이젠 척척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게 신기할 따름...


첫 해커톤

8월 말엔 처음으로 해커톤을 했다. 덕분에 갑자기 또 안드로이드 앱 공부를 했다. 일주일동안 안드로이드 앱 벼락치기 했고 해커톤에서 많이 헤맸다. 자바 해본 적 없어서 야매로 코드를 짰고, 오류가 나면 팀원에게 달려가 고쳐달라고 하기를 몇 번 반복했다. 그래도 단 기간에 내 실력이 느는 게 보여서 뿌듯했다. 물론 지금도 자바는 잘 모름. 하루짜리 실력이었나보다.


자바스크립트 스터디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42서울 안에서 자바스크립트 스터디를 시작했다. 2달 정도 진행했다. 굉장히 두꺼운 책이었고 이걸 다 읽을 수는 있나 했지만 다 읽긴 읽더라. 하지만 역시 나는 deep dive 하기엔 아직 초짜인가보다. 못 알아 듣는 부분이 훨씬 많았고 기억에 남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그래도 많은 도움이 됐다. 뭐라도 나오면 아는 척은 할 수 있게 되었다. 나중에 다시 읽어보면 또 새롭겠지?


그리고 실무

9월 달부터는 아는 사람을 통해 프론트엔드쪽의 작은 업무를 맡기 시작했다.
나의 작고 귀여운 업무. 라고 생각했지만 나에겐 큰 업무일때가 많아서, 며칠을 고전하고 고통 받을 때가 많다.
그리고 무수히 많은 pr과 pr 리젝들... 내 코드가 리젝 당할 때마다 피눈물 나지만 그래도 그만큼 많이 성장하고 있다.
덕분에 antd 마스터 할듯.


2022년 후기

개발에 들어선지 벌써 1년이 지났지만, 사실 잘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나 스스로도 무모한 선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계속 뒤를 돌아보고 후회하고 두려워한다.
앞으로 나아가는 게 무서워서 도피처로 선택한 게 코딩일 수도 있다.
하지만 뭐 어쩌겠나. 원래 게임에서 닉네임 정하면 못 돌아가는 것처럼, 번복할 수 없는 걸 정해놓고 뒤를 돌아본다는 건 미련한 짓이다.

그래서 2023년엔 웹 공부에 좀 더 시간을 쏟고 싶다.
사실 4월 이후로는 개인 프로젝트를 해 본적이 없다. 그러니까 아예 백지부터 시작해서 코드를 짰던 일이 4월 이후론 없었다.
대부분 다른 팀원이 짜놓은 코드에 내 코드를 덧대는 일을 했었다. 또 시간에 쫓겨 코드를 짜다보니 매번 비효율적이지만 익숙한 코드를 짜게 된다. 안 좋은 습관이다. 고로 개인 프로젝트 하나는 꼭 하고 (아마 블로그 만들지 않을까...), 자바스크립트 타입스크립트 리액트 등... 프론트엔드 공부하는 것이 이번 상반기 목표. 하반기는... 취업 관련 준비를 하지 않을까...? 아직 고민.

여튼... 아직 난 초보니까 레벨업 많이 할 수 있다! 레벨업 왕창 하자고.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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