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되려고 부트캠프 들어갔는데 왜 갑자기 매니저?
아마 다들 생각하는 것일 거라고 생각한다. 같이 공부했던 동기들마저 그렇게 말 했으니까. 네가 고생한 거 아깝지 않냐는 얘기도 많이 들었고!
그럼에도 내가 개발자로 취업하는 것을 미루고, 매니저를 하게 된 이유는 확실하다. 처음의 나처럼 개발자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고, 나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았으면 하는, 별거 아닌 뻔한 얘기다.
이 글을 보는 사람들은 항해에 대해 궁금해서 온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본인이 항해99와 잘 맞을까, 항해99의 자기주도적 학습 방법이 맞는 걸까, 항해99를 하면 정말 개발자로 취업할 수 있을까 등. 그렇게 항해99에 대해 찾다 보면 이런 말들이 보일 것이다. 항해의 단점하면, ‘방치한다’, ‘알려주는 게 없다’ 이런 것이고 장점은 ‘자가주도 학습을 하게 해준다’, ‘스스로 성장할 수 있게 해준다’라는 내용들.
말 그대로 항해의 장점이자 단점은 스스로 하게 하는 것이다. 정확히는 스스로 성장하게끔 서포트를 하는 것이고. 물론, 의도와 결과는 같게 나올 수가 없다. 나 또한, 항해중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도 많았었으니까. 그저 처음에는 400만원이나 냈는데, 왜 문제에 대한 답을 알려주지도 않지? 라는 생각만 했었으니까.
근데 결론만 따지면 내 공부하는 방식이 잘못 되었다는 것을 너무 늦게 알았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았다. 맨처음 발제 할 때도, 주차마다 커리큘럼을 진행할 때도, 우리 반을 담당했던 매니저님도, 기술매니저님들까지도 공부하는 방법을 정확히 알려줬었고, 나는 그 방법을 따르지 않고 있었다. 방법은 정말 간단하다.
현재 내가 만들어야 하는 것을 글로 적고, 그걸 코드로 구현하기 위해 뭐가 필요한지 적는 것이었다.
이 쉬운 걸 하지 못했었다. 나는 처음이니까, 비전공자니까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전혀 아니었다. 그냥 처음이라는 이유 하나로 기술매니저님이, 같은 조 조원이 떠먹여주길 기다렸던 거랑 다를게 없었다. 그리고 현재 내가 하는 것들이 정말 잘 하고 있는 거에 대한 확신과, 자신이 없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거기다 나 말고 다 잘하는거 같으니까 따라가기 급급했던 것도 있고...
항해 초반의 나처럼 다른 사람이 답을 내주길 바라고, 내가 맞는 길을 가고 있는 건지, 돌아가고 있는 건지 하나하나 다 짚어주길 바라는 사람들은 항해99와 맞지 않는다. 내가 만약 이런 마인드를 계속 가지고 있었다면 항해 자체를 수료 하지 못 했을 것이다. 함께 공부했던 동기들의 개발자 취업 얘기를 들어 보면, 다들 ‘항해99에서 공부하는 거랑 똑같이 일해. 아니, 오히려 쉬워. 12시간 넘게 일하진 않잖아'라고들 한다.
결국 개발자로 취업하기 위해선 개발자들이 갖고 있는, 그들이 일하는 방식을 갖추어야 한다. 항해99에서는 그걸 운영 매니저님들, 기술 매니저님들이 계속 알려주고 있던 것이다.
그래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항해가 모든 사람에게 무조건적으로 좋은 부트캠프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적어도 스스로 변화할 의지와 끈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혹은 스스로 변화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와서 경험을 해봤으면 좋겠다. 나와 같은 사람이 없게끔 하기 위해 매니저가 되었고, 내가 수강생일때 보다 더 많이 알게 된 점은 정말 어떻게든 서포트와 가이드라인을 잘 주려고 노력을 하는구나라는 것이다. 물론 현재는 내가 매니저 입장이라서 그렇게 느껴 질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이 글을 보고 있는 사람은 괜히 고민하고, 걱정하다가 개발자 취업을 포기하는, 그런 일은 없었으며 하는 마음에 솔직한 생각을 적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