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5.31을 마지막으로 이전 직장 틴고랜드에서 퇴사하고 약 6개월간의 구직기간을 거쳐 새로운 회사 디버에 백엔드 개발자로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6개월이지만 그 기간에 많은 심경 변화도 있었고, 배운 점도 많았습니다. 어떠한 생각을 했는지,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그리고 이제 어떻게 할 건지 기록하고 공유하려 합니다.
이전 직장에서 자의적으로 퇴사를 한 건 아니었습니다. 세계적인 경제 위기로 투자 심리 위축과 서비스 성장 둔화 등 여러 이유로 인해 투자 유치에 실패했습니다. 대표님께서 여러 가지 방법을 찾아보셨지만 결국은 최소 운영 인원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들은 안타깝게 권고사직을 받게 되었습니다. 물론 저를 포함해서 말이죠.
사실 권고사직을 당할 당시에는 걱정이 많이 되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스스로에 대한 알 수 없는 자신감이 있었고, 회사에서 서비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고 운영해 봤다는 경험이 있기에 이직이 어려울 거라는 생각도 하지 않았습니다. 유명 개발 멘토링 서비스도 받고 있었고, 자바/스프링으로 스택을 전환하여 조금 더 큰 규모의 회사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건 저의 희망 사항이자 착각이었습니다. 유명한 교육 프로그램을 받으면 내가 성장할 거라는 어리석은 기대였습니다.
자바와 스프링을 공부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Node.js 진영에서 사용하는 Nest.js를 더 잘 사용하고 싶었습니다. Nest.js와 스프링이 비슷하다는 말은 어디선가 들었습니다. 네스트를 위한 자료는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했고 스프링과 자바를 공부하면 네스트와 비교해 가며 더 깊게 공부할 수 있겠다는 혼자만의 기대를 했습니다.
또한, 더 좋은 코드와 객체지향 프로그래밍을 공부하기 위한 한국어로 된 교육자료는 자바/스프링 진영에 비해서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인프런의 백엔드 분야 인기 강의들이나 한국어 번역된 유명 서적들은 거의 자바를 베이스로 두고 있었습니다. 백엔드 관련 코드들을 구글링 했을 때도 자바 코드를 모르는 이상 이해하기 어려운 자료들이 많았습니다. 이러한 자료들을 더 잘 이해하고 답답함을 해소하고자 자바를 공부했습니다.
우선 자바로의 스택 전환을 시도했기 때문에 자프링 기반 사이드 프로젝트들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코딩 테스트와 기술 면접을 대비하기 위한 공부를 중심적으로 했습니다. 이것저것 한 번에 하다 보니 하나도 제대로 건진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6개월이라는 기간에 위에 나열한 것들을 제대로 완수하기는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이 기간을 통해 앞으로의 공부 방향을 더욱 잘 설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약 250개 정도의 기업에 이력서를 제출한 것 같습니다. 원티드, 잡코리아, 랠릿 등 여러 개의 채용 플랫폼을 이용해서 지원했습니다. 구직 초기에는 자바 개발자로의 전환을 원했었기 때문에 기술 스택이 자바/스프링인 곳으로만 지원했습니다. 어려운 현재 개발자 채용 시장 상황과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자바/스프링 스택의 서류 합격률은 아주 처참했습니다. 구직 과정이 길어지면서 내가 꼭 자바/스프링 진영으로 스택을 전환해야 하나? 라는 스스로에 대한 질문과 현실적인 문제들로 인해 다시 노드 스택을 사용하는 회사들로 지원을 시작했고, 자바를 사용하는 회사들에 비해서는 준수한 서류합격률을 얻어낸 것 같습니다.
<자바를 사용하는 기술 스택>
서류 합격률 : 1.7% (약 230개 지원, 4개의 회사 서류 합격)
<노드를 사용하는 기술 스택>
서류 합격률 6 / 25 : 24% (약 25개 지원, 6개의 회사 서류 합격)
서류합격률과 별개로 면접을 보면서 배우게 된 점도 많았고, 황당한 질문들도 많이 받았습니다. 확실한 것은 면접을 보면서 기본적인 CS 지식이 많이 부족하구나라는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고, 열심히만 해서는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다는 것을 몸으로 체감했습니다. 열심히 했다면 그것들에 대해서 기록하거나 공유할 만한 것들이 있어야 함을 다수의 면접을 통해 알게되었습니다.
공유와 기록의 관점 외에도 면접관분들은 저의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훑어보시고 왜 이렇게 조치를 취했나요? 근거가 있나요? 라는 질문을 많이 하셨습니다. (물론, 일반적인 답이 있는 기술 질문도 많이 받았습니다) 그때마다 구현에 급급했던 저는 폭 넓은 대답을 하지 못했고, 변명 비슷한 것들을 늘어놓기에 바빴습니다. 그저 돌아가는 코드를 짜놓고 기뻐했던 제가 부끄러웠습니다.
운이 좋게도 가장 희망하던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구직 초기에 가졌던 자바로 스택을 전환하고 싶은 마음은 이제는 없습니다. 언어는 문제 해결을 위한 도구이고 노드, JS 그리고 TS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충분한 언어였고, 부족한 것은 나의 마음가짐과 스스로 닥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조금 더 나은 환경에 기대어 성장하려는 저의 안일함이 아니었을까 하고 스스로를 평가해 봅니다.
그래도 자바와 스프링을 짧게나마 공부해 본 경험은 백엔드 개발자로서는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바로 된 도서들과 자료들을 읽어나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고, 다양한 백엔드 개발자들과 소통할 기회가 늘어났다는 점에서는 매우 만족합니다.
이제는 다시 노드, TypeScript, JavaScript에 집중하여 공부해 보려고 합니다.
나열한 것들을 목표로 공부를 계속해 보려고 합니다.
회사를 나오게 된 후로 6개월 정도의 공백기를 가지게 되었고, 그 기간을 짧은 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번에도 자의로 회사를 나온 후 이직 준비를 한 것은 아니었지만, 앞으로는 다니던 회사를 나온 후 이직을 준비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적지 않은 나이에 재직 중인 회사 없이 이직을 준비하는 것은 멘탈 관리에 엄청난 영향을 줬습니다. 서류가 떨어질 때마다 느껴지는 불안감을 자처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혹시나 이직을 준비 중이시거나 계획하고 계신 분들에게 조금의 도움이라도 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이력서 멘토링은 어떤분이 가장 괜찮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