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적 안목이 중요한 이유 🤔

조 은길·2024년 11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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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미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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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어릴 적에는 어른들이 예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가식덩어리라고 조롱하면서 "예술이 밥 먹여주냐?"라고 비꼬듯이 말 했었다. 생계를 유지하기 것도 버겁던 세대에게 예술은 사치였고, 가진 자들의 전유물이라는 생각에서 그와 같은 발언이 나온 것같다.

그러나 음악, 미술 그리고 문학을 포함한 예술은 상류층들의 교양을 위한 것도 아니고, 가식덩어리들의 전유물도 아니다. 예술은 그 시대 사람들의 기층 정서를 반영하고 있는 시대정신이고, 그 사람들의 논리와 사고방식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토대이다.
또한 누군가에게 예술은 뭔가 특별한 사건이 있으면 고통스럽고 평온한 날들이 지속되면 지루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삶에서 위안을 찾는 곳이기도 하다.

그동안 예술이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라는 것은 알지만, 예술적인 안목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서는 쉽게 설명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예술적 안목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서 정리해보고자 한다.

🔉 이 글에서 서술하는 내용들은 " 조승연의 에너지인터뷰 - 예술적 안목이 중요한 이유 "의 강의 내용과 필자가 그동안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했다. 🔉


"직관"이란?

직관은 쉽게 말해, "척 보는 아는 것"을 말한다.
사실 직관은 다양한 지식을 프리즘처럼 통과시키며 진짜 본질을 보는 힘에서 나온다.

다시 말해서 사람이 그동안 쌓아온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순간적으로 무언가를 판단하는 능력이다.
그래서 직관은 타고난 재능이 아니고, 꾸준한 노력을 통해서 갈고 닦을 수 있다.

예술적 안목을 높여야하는 이유

우리가 가요를 들을 때, 삑사리 나면 원래 그게 “도”를 불렸어야 하는데 반올림이 실수로 들어갔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그냥 들으면 저것이 삑사리라는 것을 아는 거다. 즉 그 소리가 듣기 싫으니까 순간적으로 파악이 될 뿐이다. 논리적으로 분석을 해서 내린 결론이 아니다.

어떤 과목에 능통한 사람들은 정답과 오답을 다 이런 식으로 골라낸다.

  • 예시)
    미국 원어민한테 토익 시험을 보라고 하면 틀린 거 다 맞춘다.
    근데 왜 틀렸는지를 설명해보라고 하면, 설명할 수 있는 경우가 거의 없다. 원어민 강사들한테 왜 그 답을 골랐는지를 물어보면, “It sounds wrong.” 귀가 뭐가 거슬린다고 한다.
    그래서 때로는 영어 선생님으로 원어민 강사들보다 한국 강사들이 낳을 때도 있다.

미술 감정을 잘 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목이 있다고 표현한다.
프랑스의 일류 감정사들은 가격이 안 나갈 것 같은 그림을 보면, “눈을 때린다.”라고 말한다.

결론적으로 일반적으로 한 분야에서 높은 경지에 도달한 사람들의 특징은 정답과 오답을 감으로 걸러내는 법을 배웠다는 것이다.
➡️ 그렇기 때문에 그 방대한 양의 일을 할 수가 있는 거다.
➡️ 일일히 하나씩 논리적으로 분석해가면서 일을 해야 되면, 방대한 양의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그 분야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없다.

하지만 생업으로 삼으로 분야에서 안목을 기른 사람들은 딱 보면, ‘아 저거는 틀렸다.’ ‘저거는 오답이다.’라는 결론이 낼 수 있게 되면서, 신속하게 일처리가 가능해진다.

감(=직관)을 기르는 방법

서양 사고는 "정돈"의 사고이다. 즉 모든 것이 논리정연해야 된다는 것이다. 이 사고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고전음악과 고전문학 마찬가지이다.

모든 것이 논리정연하고 일관적인 시점을 가지고 있을 때, 그것을 뛰어한 문학 혹은 미술이라고 한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서양 사람들의 정통적인 사고 방식이 녹여져있는 고전을 접하고 자란 아이들은 논리정연하지 않은 문장이나 공식이나 논제를 봤을 때, 굉장히 거슬린다.

그리고 본인도 논술을 쓸 때, 자기가 거슬리는 것은 안 쓰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정돈되고 논리정연한 글이 나온다.

예술적 안목을 학습하고 길러야 하는 이유도 그와 같다.

뭔가 논리에 안 맞는 말이 있으면 어색한 것처럼
우리가 항상 들어오면 음악의 음이 틀리면 삑사리가 나는 것처럼

서양 사람들의 사고 방식을 미적으로 정리해놓은 음악이나 미술이나 문학을 자꾸 접하다 보면, 그 근본이 다른 논리를 접했을 때 그게 삑사리 나듯이 갑자기 다 거슬린다.

예를 들어서, 영어 시험같은 경우에 원이민이 “다음 문장 중 틀린 것은?”을 고르라고 할 때, 크게 생각하지 않고 맞추는 것도 이와 같은 원리이다.

"시험"의 본질

지금은 시험 유형도 공부하고 시험을 준비하는 다양한 방법이 생겼다. 하지만 원래 시험은 무슨 문제가 나올지 몰라야 의미가 있는 거다.
시험의 취지는 내가 모르는 문제에서 오답을 걸리낼 수 있는지 보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원래 안목이 있나 없나를 테스트하는 게 시험이었다.

대입 시험도 어느 정도 안목이 있는 학생들을 뽑아서 더 교육을 시키자.
입사 시험도 어느 정도 안목이 있는 사람들을 데려다가 일을 시키자.
이게 원래 목적이다.

그래서 안목이 있으면 시험 문제는 다 풀리게 되어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안목을 길러주는 게 본질이라는 것을 몰랐다.
이 교육체제는 한국 전통의 교육제도가 아니고, 학교라는 제도를 수입해올 때 학교의 본질이 무엇인지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가정에서 해줘야 할 일

30%를 학교에서 배운다면, 나머지 70%의 교육은 가정에서 배웠다.
그래서 그 안목을 길러주는 것은 학교에서 하는 게 아니라 가정교육의 일부였던 것이다.

예를 들어서 우리나라도 서당에서 30%를 가르쳐주면, 집에서 그 서당에서 가르쳐준 거를 어떻게 써먹어야되고, 사람들과 관계는 어떻게 유지해야 되고, 공자님이 어떤 말씀을 하셨으면 그게 어떤 의미고 등등 70%의 교육은 가정에서 담당했다.

서양교육도 원래 마찬가지다.

학교에서 국영수는 배우는 것은 30% 이지만, 국영수를 연결해가지고 어떻게 리더로 크고 어떻게 훌륭한 인물이 되는데 그것을 사용하는지는 가정에서 가르쳐줬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채택하고는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대학교" 교육시스템은 서양에서 수입해온 체제이다.
문제는 이 체제를 수입해올 때, 70%는 가정에서 해줘야 된다는 것은 몰랐다.

특히나 요즘같이 부모는 맞벌이에 애들은 저녁 늦게까지 학원만 다니는 집이 많다보니, 가정에서 무언가를 맡아서 교육하는 시간은 점점 줄어만 간다.

그래서 이 70%가 없는 30%를 우리가 가지고 인생을 살려고 하다보니까, 청소년들이 굉장히 힘든거다.

  • 그럼 나머지 70%를 어떻게 충족해야 될까?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그 70%를 만들 수 있는 것이 바로 문화 교육이다.

문화라는 것을 어디가서 폼 잡고 오페라 뭐를 듣고 왔고 뮤지컬 뭘 보고 왔고 이런 허세를 위한 교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같다.

그런데 원래는 문화라는 게 “터전을 간다”라는 뜻이다.

  • culture의 어원

culture는 원래 "밭을 갈다, 경작하다"라는 뜻의 라틴어 콜레르(colere)에서 유래한 말이다.
즉 이 단어가 문화라는 뜻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은 "문화"가 사람의 사고방식이라는 땅을 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서양인들의 사고에서 나온 것이다.

그리고 거기서 "땅"를 의미하는 agri-라는 접두사가 붙어서 명확하게 땅을 가꾸고 수확까지 하는 개념을 가진 농업(agriculture)이라는 뜻으로 확장된다.

cult-는 "경작"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이게 명사형이 되면 culture = 문화가 된다.
그리고 동사형이 되면, cultivate = 경작하다, 구축하다가 된다.

결국 사고방식이라는 땅을 갈아서 씨가 뿌려지면, 거기서 내 지식에 싹이 틀 수 있게 그 기초를 만들어주는 게 문화의 진정한 의미이다.

문화생활(cultural life)는 상류층들의 허세도 시간날 때 하는 여가 생활도 아닌, 학교 교육에서 부족한 70%를 채울 수있는 모두가 해야하는 활동이다.

근데 우리는 그 문화라는 것을 안 간 상태에서 씨를 뿌리다보니까, 바람이 한 번 불거나 비가 한 번 내리면 다 씻겨져 나간다.

그리고 그 빈자리에 애들이 계속 씨만 뿌리는 것의 반복이다.
심지어 심어지지 않는 씨를 계속 뿌리기까는 하는 것이 주입식 교육이다.

근데 왜 한국이 주입식 교육으로 갈 수밖에 없었냐면, 땅 갈기를 안 가르쳐줬기 때문에 그런 거다.
그렇기 때문에 결론은 기초 문화에 굉장히 충실해야 한다.


문화생활을 아무거나 하면 되는가?

아니다.

일단 어렸을 때는 난해하고 어려운 거를 떠나서 뛰어난 논리적 구조가 들어있는 것 중심으로 문화 생활을 시키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서,
빅터 위고르 같은 경우는 시를 쓸 때도 음절이 12개로 한 줄에 맞춰져있다.

어렸을 때부터 그런 단조로운 논리정연한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

그래서 시험을 내는 사람들 혹은 학과목을 만든 사람들은 대부분 서양 석학들이다.

공부를 잘 하려면 그들과 같은 취향을 가지게 되는게 굉장히 중요하다.

같은 취향을 가지게 되면, 그 사람들이 왜 이런 문제를 냈고 어떤 답을 요구했는지 갔다가 본능적으로 안다. 그냥 안다.

같은 입장에서 같은 시각으로 보는 거니까!

그래서 어렸을 때 문화 생활을 굉장히 많이해야 된다. 그리고 그 문화 생활은 가정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와야 한다.

삶은 여기 있고, 문화는 다른 곳에 있으면 안 된다.

결국 끝에 가서는 사고방식을 경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성향을 어떤 방향으로 바꾸는 것이 된다. 그래서 문화는 자기 자신의 성향을 만들어가는 작업이기도 하다.

학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

프랑스 신문 르 피가로에서 "학생들의 학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것을 알아보기 위해 성적 분포, 가정환경 등을 조사한 적이 있다.

처음에는 IQ를 한 번 테스트해보자!
IQ가 좋은 애가 공부 잘 하는 것이 당연한 거 아닌가?
그랬더니 별 관련성이 없었다.

학생이 공부에 투여한 시간을 조사해봤는데, 그것도 학업 성취도와 크게 연관성이 없었다.

여러 시도 끝에 가서 발견한 것이 기초 문화 투자액수학업 성취도의 상관관계였다.

다시 말해서 부모님들이 기초 문화 교양에 쓰는 돈의 액수자녀의 학업 성취도가 가장 큰 연관성이 있었다.

부모님들 본인들이 공연도 가고 박물관도 가고 소설책도 사읽고 어려운 영화도 보고, 이런 부모님 밑에서 자란 애들이 결국 자기 노력이나 자기 지능에 관계 없이 학업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고 가장 좋은 대학에 간다는 결론이 나왔다.

결론적으로 부모님들이 밭갈이 해주는가 못 하는가에 따라서, 나중에 자녀가 편하게 공부를 잘 하는가 아니면 엄청난 노력을 쏟아붓고도 생각보다 공부를 못 하는가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는 것이다.


✍글을 마치며

"언어는 사고를 지배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어떤 단어가 어떤 의미로 쓰이는지가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정서를 나타낸다는 뜻이다.

서양인들의 사고방식과 그들이 만든 교육체제 속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들에게 문화의 중요성과 문화 생활이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었다.


🎓 자료 출처 및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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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길로만 가는 "조은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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