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회사를 떠나게 되었다.

DongHwan·2023년 3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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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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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월에 카카오 엔터프라이즈에 들어와 1년이 조금 넘는 시간동안 회사를 다니다 이번에 퇴사를 하게 되었다. 나에게는 과분할 정도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 더없이 좋은 경험들을 할 수 있었다. 너무나도 좋은 경험이었던만큼 이 1년간의 경험들은 꼭 회고 글을 작성하고 싶었다.

🤔 왜 퇴사했는가?

나는 정규직으로 일을 하고 있는만큼 퇴사를 한다고 했을 때, 당연히 많은 사람들이 왜 퇴사하는 것인지 물어봤었다. 내 친구들은 대부분 학생으로 취업을 목표로 하고 있기에 퇴사를 하는 내 결정을 쉽사리 이해하지 못하였다. 먼저 취업을 한 친구나 선배, 동료들까지 비슷한 이야기를 많이 하셨다. 당연히 나도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떠나 퇴사하는 것이 너무나도 아쉽다. 퇴사를 해야할지, 회사를 더 다닐지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을 했고 결국 몇가지 이유들로 퇴사를 결정하게 되었다.

우선 표면적인 이유부터 말하자면, 복학을 하기 위해서다. 분명 학교로 돌아가는 것보다는 현업에서 개발을 이어나가는 것이 커리어적으로는 더 나은 선택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학교에서 얻을 수 있는 지식과 경험들이 내가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또, 나는 나 혼자 성장하는 것보다 남들과 함께 성장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내가 얻어왔던 지식과 경험들을 우리 학교 사람들에게도 나누어주고 싶은 마음도 크다. 그렇기에 결국에는 복학을 할 생각으로 회사에 들어갔고(당연히 이건 인턴때부터 팀원들에게 말씀드렸다.), 지금은 돌아갈 때가 왔다고 생각하여 돌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이 이유만으로는 왜 "지금" 퇴사하는 지에 대한 충분한 답변이 되지 못한다. 단순히 복학을 위해서라면 휴학을 할 수 있는 최대 기간인 3년을 채워도 된다. 1년이라는 기간은 사실 그렇게 길지 않다. 주변 동료들도 1년만 더 일하고 가도 정말 좋을 것 같다고 말씀해주시고, 나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한다. 현재 팀원들과 1년 정도만 더 일하더라도 개발자로서 정말 큰 성장을 할 것이라는게 명확했다. 당연히 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 많지만, 1년 뒤에 가도 충분하지 않았을까?

"지금" 퇴사를 하는 본질적인 이유는 "과연 앞으로도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 때문이다. 나는 회복탄력성이 좋은 편이다. 나는 어떤 일을 하든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고, 많은 상황들에서 불안과 스트레스를 느낀다. 하지만 오히려 이러한 내 성향을 원동력 삼아 공부를 하고 여러 활동들을 하며, 그로부터 얻는 경험들과 성취감들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어왔었다. 오히려 이러한 성향 덕분에 실제로 좋지 않은 상황이 찾아오더라도 스트레스 받지 않고 잘 해결할 수 있었다. 심지어 겉으로는 이러한 것들을 내보내지 않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를 굉장히 긍정적이고 밝은 사람으로 보기까지 한다. 실제로 틀린 말은 아니고 말이다.

그러나 작년 언젠가부터 그러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지금은 분명 내가 한 노력들이 결과로써 돌아오고 있고,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스스로 느끼는 성취감으로 충분히 행복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분명 그렇지 않은 시기도 올 것이다. 무슨 일을 하더라도 잘 풀리지 않고, 내 노력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스스로도 더이상 성취감을 느끼지 못하는 상황말이다. 그러한 상황이 왔을 때, 내가 버틸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도 과연 내가 행복한 사람으로 살 수 있을까? 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스스로 하게 되었다. 내가 한층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었다. 그러나 그 답변은 아직도 하지 못하였다. 내가 만족할 수 있는 답변을 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때로는 여유롭게, 때로는 바쁘게, 많은 생각을 하기도 하고, 혹은 반대로 생각을 비우기도 해야, 그렇게 해야만 스스로 답변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라 느꼈다. 이러한 것들을 가장 하기 좋은 곳은 학교이다. 당연히 학교에서도 공부, 취업 준비, 대외 활동, 동아리 등등등 할게 정말 많다. 그러나 그렇다할지라도 학교만큼 생각을 많이 할 수 있는 곳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지금이 아니라면 내릴 수 없을 것 같았다. 그저 나중에 생각하지라는 마음으로 일을 더 하게 된다면, 분명 추후에 "그땐 힘들었나봐~"라는 단순한 답으로 끝이 날 것 같았다. 나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하면서 나 스스로 깨닫는 것들이 많을거라 생각한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바라는 목표가 무엇인지, 앞으로 어떤 것을 하게 될지, 다른 많은 질문들에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지금보다 더욱 성장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 퇴사를 하는 것이다.

💻 회사에서 어떤걸 했는가?

나는 회사에서 카카오워크의 서버 개발자로 일을 하였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카카오워크의 서버 중에서도 계정과 관련된 기능들을 주로 맡았다. 가장 처음 맡았던 외부 스페이스 과제부터 마지막으로 맡은 접속 기기 관리까지 여러 기능들을 개발했는데, 그 과정에서 정말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우선 처음 회사에 들어가는 것을 결정하게 된 계기가 실제 살아있는 서버를 개발해보고 싶다는 것이었는데, 그 목적을 충분히 채울 수 있었다. 단순히 이론을 공부하고 혼자 개발해보는 것과 실제 살아있는 서버를 다루는 것은 큰 차이가 있었다. 그 차이를 몸소 느끼면서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내가 더 성장하기 위해 어떻게 공부해야할 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정말 운이 좋게도 우리 팀원들은 모두 단순한 개발을 넘어 개발 편의성이나 서비스의 안정성 등을 높이는 것에 열정적인 분들이셨다. 이는 내가 예전부터 가지고 있었던 개발 가치관과 같았고, 덕분에 굉장히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 서비스에 캐시를 달아 급작스럽게 폭발하는 트래픽에 대응하도록 했고, 이를 더 잘 활용하기 위한 아키텍쳐를 같이 고민하였다. 개발의 편의성과 서비스의 안정성을 위해 이미지를 처리하는 기능들을 별도의 서비스로 분리하기도 했다. 후술할 Github Actions 역시 같은 맥락의 작업이었다. 이렇게 좋은 팀원들 덕분에 단순 기능 개발을 넘어 더 나중을 보는 개발을 배우고 실제로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서버 개발과 별개로 진행한 Github Actions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다. 이전에 작성한 회고 글에 나와있듯이, 카카오 엔터프라이즈 블로그에 게시글을 작성하였다. Github Actions은 정말 밑바닥부터 개발을 시작해 마지막에는 성능과 사용성을 굉장히 끌여높였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사내 블로그에 글까지 작성할 수 있었다. 그 과정들은 '내가 앞으로 그런 경험을 다시 한번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재미있었고 의미있는 경험이었다. Github Actions에 대한 내 생각들은 회고 글에서 더 자세히 적었으니 여기서는 이정도로만...

우리 회사의 특성상 정말 다양한 것들을 많이 배우고, 시도할 수 있어서 좋았다. 대기업의 인프라를 가진 스타트업이라는 말이 적절할 것 같고, 주니어 개발자로서 두 분류의 장점을 모두 겪을 수 있어 좋았다. 잘 구축된 인프라를 사용하면서도 새로운 것들을 계속해서 붙여볼 수 있는 점이 매우 좋았다. 또 MSA 구조를 취하면서 여러 서비스들에 적용된 다양한 기술들을 겪어볼 수도 있었다.

1년이라는 기간동안 정말 많은 것들을 접하고, 배우고, 개발할 수 있었다. 정말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었고, 공부했던 경험들은 추후 큰 도움이 되리라 조심히 확신해본다,

👥 좋은 사람들

앞에서도 계속 언급했지만, 나는 회사에서 정말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우리 팀원들은 단순히 사람 대 사람으로서 서로 잘 맞는 것은 물론이고, 개발자로서도 굉장히 잘 맞았다. 서비스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서비스를 더 개선하고 더 좋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 고민하는 개발자였다. 단순히 자신의 성장만을 목표로 하지 않고, 함께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개발자였다. 새로운 기술을 두려워하지 않고 받아들이며, 오픈소스에도 꾸준히 기여하는 개발자였다. 우리 팀은 함께 일하면서, 서로에게 자극이 되어가며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당연히 우리 팀의 퍼포먼스와 평가 역시 굉장히 좋을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앞 섹션에서 말했던 수많은 배움들과 성과들은 우리 팀원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거라 단언할 수 있다. 나는 좋은 팀원들과 함께 누구보다 빠르게 배울 수 있었고, 팀원들을 원동력으로 내 역량 그 이상을 보여줄 수 있었다. 팀원들도 나를 통해 새로운 자극을 받으며 팀 자체에 큰 원동력이 되었다고 말해주었다. 우리는 서로를 깊게 신뢰하면서 함께 성장할 수 있었다.

직접적인 팀원들 말고도 함께 일했던 개발자, 기획자, 테크니컬 라이터 분들까지 정말 좋은 사람들만 만났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나도 다른 사람들을 신뢰하며 개발을 진행했지만, 반대로 다른 사람들도 나를 신뢰하는 것이 느꼈었다. 이러한 신뢰 속에서 나는 개발하는 것이 굉장히 재미있었고, 너무 편했던 기억이 있다. 내가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이런 다양한 사람들의 신뢰와 도움 덕에 가능했었다. 특히나 Github Actions의 경우는 DevOps팀과 정말 많은 논의 끝에 성공적으로 개발을 끝낼 수 있었고, 회사 블로그에 글을 쓰는 과정에서 테크니컬 라이터 분의 도움을 많이 받았었다.

너무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 행복한 1년이었다. 다음에 다시 개발자로서 일을 시작하게 된다면, 이처럼 좋은 사람들을 다시한번 만나고 싶다.

✨ 총총

카카오 엔터프라이즈를 통해 나의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였다. 첫 시작을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어 너무도 행복했다. 더 성장한 사람이 되고 싶어 내 발로 회사를 떠나게 되었지만, 이 인연이 여기서 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음에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더 성장한 사람이 되기위해 노력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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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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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13일

멋있어요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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