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보고 자극 받아 공부하는 습관을 기를 겸, 인사이트를 얻을 겸 개발자 커뮤니티로 커리어리(careerly)를 사용하고 있다. 해당 커뮤니티에는 '개발자 Q&A' 항목이 있는데 어느 분이 개발 업무를 하며 전공이 필요한지 질물을 올렸고, 그에 대해 답변을 올렸었는데 생각보다 내 답변에 추천을 눌러주시는 분들이 계셨다.
나 역시 비전공 & 국비지원 교육 출신 개발자였고 업무를 하면서 컴퓨터 전공에 대해 고민을 했었고, 비전공자로서 개발 직군을 준비하는 사람과 비전공 주니어 개발자들이 종종 하는 고민임을 알기에 해당 피드를 블로그에 공유하기로 했다.
💬 내 답변
공부를 하고 싶은 과목과 학사의 필요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무엇인지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취업이나 진급을 위한 학사가 필요한가 물으신다면 No, 좀 더 깊은 전문지식을 원하시는 거라면 본인의 학습 방식에 달려 있다 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케이스를 말씀 드리자면, 현재 비전공 취업으로 4년차에 있는 개발자이며, 개발을 하면서 느낀 점은, “컴퓨터공학에 대한 기본지식은 필요하다.” 였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그래서 저는 현재 방송통신대학에 편입하여 컴퓨터과학 학사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처음 제가 방송대 편입을 밝혔을 때, 회사 시니어 분들의 태도는 굳이?라는 반응이긴 했습니다. 개발자 업종 특성 상, 대학이나 학사의 여부보다는 실무에서 좋은 프로그램을 작성할 수 있는가가 개발자를 판단하는 더 중요한 지표이니까요. 저는 어느 정도 네임밸류가 있는 대학의 공대 학사가 있기도 했고, 회사에서 어느정도 자리도 잡았기 때문에 시니어분들 모두는 “왜?” 라며 이해를 못하시긴 했습니다. 크게 인정을 받지 못할 학위일 가능성이 크며, 학사 과정을 밟는 것 보다는 필요한 것만 스스로 공부하면 되는거 아니냐는게 시니어 분들의 조언이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학문으로서 컴퓨터에 대한 지식을 전문적인 커리큘럼을 따라 공부해보고 싶은 마음이 더 컸습니다. 그리고 일을 하면서 자기주도적으로 깊은 공부를 하기가 쉽지 않았고요. 그렇기에 방송대 편입을 결정했고, 현재로선 나름대로 만족합니다. ㅎ… 휴학중이긴 하지만요…
자료구조나 알고리즘, 아키텍쳐, 클린코드 등에 대한 지식은 인터넷 강좌나 기술서적으로 어느 정도 습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실무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니 공부하는 재미도 있어 짬짬히 하게 됩니다. 저 또한 그런 방식으로 공부를 해왔고요. 그 외에 실제 실무를 하며 마주보게 되는 동시성/병행성 문제라거나 메모리누수 문제라거나 이런 점은 오히려 대학보다는 현장에서 배우고 대형 회사에서 작성한 기술 블로그가 더 도움이 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운영체제라거나 컴퓨터구조, 선형대수 등 정말 학문에 가까운 지식은 어렵기도 하고 당장 실무와 연관이 없어 흥미가 떨어져 책만 사놓고 안보는 경우가 대다수였습니다. 이런 지식들이 실무에 있어 필수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분들도 계시지만… 저는 대학교에서 배운 지식은 가장 중요한 밑거름이자 건축물의 토대가 되는 지식이라고 생각하기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걸 쌓기 위해 학사 과정은 수단일 뿐이고 학위는 그저 따라오는 것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족이 길었는데…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Q: 실무와 관련된 전공 지식을 쌓기 위해 학사가 필요한가?
A: 유능하신 분들의 블로그와 기술서적 만으로 충분하다.
Q: 개발자로서 학사 과정의 전공 지식이 필요한가?
A: 멀리 보자면 반드시 필요한 지식이라고 생각한다.
Q: 그래서 학사는 필요한가?
A: ‘학사’가 학위가 목적이라면 No, 전공 지식을 배우는데 자기학습할 용기가 없다면 겸사겸사 Ye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