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가기 전, 난 뭘 했나.

Bard·2022년 8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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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별로 회고를 하고자 했다.

1분기에는 이 글을 썼었다.

그래서 6월을 마치면서 한번 썼어야 하는데, 8월 29일 입대여서 입대 전에 한번 쓰려고 미뤘었다.

6월에 썼어야 했다. 7월, 8월을 약간 해이하게 살았던 것 같다.

약간의 반성과 함께 회고를 시작해본다.

블로그

기간 대비 많이 못썼다. 인턴 일이 많이 바빴기도 했고, 공부도 별로 안한 것 같다. 오케스트라 연주회 준비만 엄청 열심히 했다ㅋㅋ

Musetown

6월 19일자로 Musetown 인턴이 마무리되었다. 이 회고를 잠깐 하고 넘어가자.

어떤 일을 했는가

처음 받은 일은 현재 A 라이브러리로 이 기능을 구현해서 사용중인데, 이걸 B 라이브러리로 바꿔달라는 요청이었다.

그 기능이 비즈니스 로직에서 굉장히 중요한 위치에 있는 기능이었어서 사실 엄청난 압박이었다.

게다가, 이런 서드 파티 라이브러리를 사용해본 경험이 굉장히 적어서, 어떻게 시작해야하는 지 모르겠는 것도 컸던 것 같다.

결국은 잘 해냈고, 현재 고객들이 잘 쓰고 있다고 한다.ㅎㅎ

이후에는 데이터 시각화에 관련된 업무였는데, 이 때는 서드 파티 라이브러리 없이 생으로 새 페이지를 구현하는 일이었어서 오히려 더 쉽게 진행했던 것 같다.

이때 성능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한 스크롤의 아이디어를 가져온 적이 있었는데, 정말 재밌었다!

뭘 배웠는가

사실 기술적인 부분은 회사 외적으로 진행한 스터디나 자습이 훨씬 도움이 많이 되었다.

그 사이에 테오의 스프린트를 진행하기도 했고, 여기서 얻은 게 엄청 많았다.

그 대신 이 회사에서는 을 잘하는 방법에 대해서 많이 배웠던 것 같다.

대표적인 것 몇 가지만 나열해본다.

장애물을 만났을 때 대처법

일을 하다보면 분명히 문제가 생긴다.

아무 문제 없이 스무스하게 프로젝트가 성공한 적이 단 한번도 없다.

그래서 planning을 믿지 않는다. 한번도 원래 계획한 일정대로 진행된 적이 없다.

일정을 내가 정한다고 하더라도 안될 여지가 무조건 있다.

일을 하다가 나오게 되는 장애물은 그 때 알게 되면 된다.

자 장애물을 발견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우선 이 사실을 공표해야 한다.

이걸 혼자 끙끙 앓게 되면 본인이 망하는 길이다.

일단 무조건 말을 한다. 난 보통 이렇게 했던 것 같다.

이런 문제가 생겨서 해결해야 한다.
그래서 이 정도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
혹시 해결책을 알면 알려달라.

이거 안하면 망한다.

처음에는 잘 못했다. 뭔가 내가 이걸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에 사로잡혀 계속 붙들고 끙끙 앓고 있었다.

결국은 계획했던 시간을 훨씬 초과했고, 그 사이에 업데이트를 안했기 때문에 내가 그만큼 논 것처럼 되어 버렸다.

사수님께서 해주신 말이 기억이 난다.

나는 개발팀 리드로서 일이 얼마나 진행되었는 지를 항시 알아야 한다. 그래야 다른 팀과의 회의에서도 우리 일이 이러한 것 때문에 이만큼 더 딜레이될 것 같다.라는 것을 말할 수 있다.

용욱님께서 이 부분을 좀 같이 도와주셨으면 좋겠다. 업데이트를 자주 해달라.

비즈니스 로직을 잘 이해하는 법

대표님께서 개발팀 각자에게 dogfooding을 한번 해보라고 하셨다.

dogfooding은 자신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해보는 테스트를 말한다.

이 과정에서 비즈니스 로직을 굉장히 깊게 이해할 수 있었다.

실제로 인플루언서를 모집하는 일을 해봤었는데, 어떻게 이 회사가 인플루언서라는 고객군을 바라보고 있는지, 몸소 느낄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사실 이건 개발자의 입장에서 개선될 수 있는 부분을 찾으라고 요청하셨던 일이었지만, 뭐 내가 본다고 뭘 알겠는가.

그보다는 회사 일을 많이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다.

적절한 시간 안에 결정을 내릴 것

한 1년 전쯤 이런 고민을 해본 적이 있다.

풀어내는 데 AA 만큼 시간이 걸리는 문제를 풀어야 한다.

이 문제를 더 빠르게 풀기 위해 BB 만큼의 시간을 들여서 CC 정도 시간으로 해결할 수 있게 고안한다면,

과연 A>B+CA>B+C 일 것인가?

나는 대부분의 경우에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후부터는 그냥 해결책이 하나라도 떠오르면 일단 그걸로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했다.

일을 하면서도 비슷한 점을 느꼈다.

우리가 보통 결정이 늦어지는 이유는 어려운 문제에서 완벽한 결정을 내리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내가 가진 정보 안에서 조금 완벽하지 않더라도 그냥 시간 안에 결정을 하는 것이 낫다.

실패했으면 그에 대한 데이터를 쌓을 수 있는 것이고, 성공했다면 그만큼 앞질러 갈 수 있을 것이다.

Scoping 에 대해서...

첫 온보딩부터 나에게 말씀해주셨던 내용은, "scoping하는 능력을 잘 길러야 한다" 였다.

사실 처음엔 난생 처음 듣는 단어여서 좀 어리둥절했다.

알고나니 업무의 범위(scope)를 잘 결정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당장 할 수 있는 일과 나중에 해도 되는 일을 구분하자.

그래야 내가 이 일을 하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정확히 예측이 가능하다.

그러려면 각 팀이 맡고 있는 업무가 무엇인지, 각 팀이 맡고 있는 책임이 무엇인지를 우선 알아야 한다.

왜 이 업무가 우리팀에 주어지는지, 왜 이 업무는 다른팀과 연관이 있는지 알 수 있게 되고, 결정을 할 수 있게 된다.

PPO-F-MAN

이전 회고에서도 작성했듯 테오의 스프린트 4기에서 만난 분들이다.

온라인에서의 단 일주일의 만남으로 벌써 7개월째 네트워킹을 하고 있다.

오프라인 만남도 한번 가졌었고, 내일도 만나러간다! 유후~

모던 자바스크립트 Deep Dive

딥다이브 책 한 권을 읽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앞에서 블로그 챕터에 쓴 34. 이터러블 이런 글들이 자바스크립트 스터디를 진행하면서 내 발표 차례에 썼던 글들이다.

솔직히 말해서 내가 열심히 읽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남이 열심히 읽은 내용은 열심히 들었다!ㅋㅋ

모닝인증

4월 27일부터 모닝인증을 시작했다.

거의 매일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인증글을 남겼고 아래 사진처럼 쓰레드로 안부인사를 했다.

하길 잘했던 것 같다. 아침에 이렇게 한번 웃고 시작하면 기분이 좋다!

쿠버네티스 스터디

Google Cloud Study Jam 에서 하는 쿠버네티스 스터디에 뽀프만 사람들과 참여했다.

사실 배운건 별로 없다ㅋㅋ 열심히 안했다.

내용도 좀 완전 기초적인 내용이었다.

군대가서 생각나면 다시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 중 2순위이다.

오케스트라

원래 19년부터 오케스트라 소속이었지만, 코로나 때문에 기껏 다 연습하고 두 번의 연주회 취소가 있은 뒤로부터 활동을 잘 안했었다.

이번엔 코로나 상황이 조금 좋아졌기도 했고, 군대가기 전에 할 것도 없어서 신청하게 되었다.

연주회 포스터는 이렇게 생겼다.

진짜 어렵고 힘들었지만 3일뒤면 연주회다! 이때까지만 힘내보자!

군대가서는 뭐하지...

이게 좀 중요한 것 같다.

앞으로 1년 반의 계획을 좀 잘 세워둬야 할 것 같다.

일단 생각은 운동을 열심히 하고 틈틈히 공부를 하려고 한다.

공부도 원래는 뭐 알고리즘 공부를 해야하나 백엔드 공부를 해야하나 이것저것 욕심이 많았는 데, 못할 것 같다.

애초에 군대에서 코딩 공부를 한다는 게 웃긴 것 같다.

주변에 다녀온 친구들 중에도 운동과 공부 두 개를 성공한 사람이 없다.

그래서 운동만이라도 열심히 하고 공부는 정말 딱 목표한 정도만 하려고 한다.

공부할 책

마케팅 공부를 해야한다.

이전에 지인들과 서비스를 런칭하려고 할 때가 있었는데 마케팅의 필요성을 정말 뼈저리게 느꼈다.

난 본업과 별개로 고정 수입이 들어오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여러 개 하고 싶은데, 이때 1인 기업으로서 필요한 지식이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군대.... 정말 가기 싫지만 이참에 1년 반동안 기초부터 탄탄히 공부해보자.

마케팅, 제대로 공부하기 를 참고했다.

기본부터 공부하기 위해서 아래 책,

그 다음은 이론서와 심리학 관련 공부를 하기 위한 책,

마지막은 기획 관련 서적이다.

이렇게 7권이다. 말도 안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1년 반이면 충분한 시간처럼 보인다.

아마 앞으로는 군대에서 종종 벨로그에 마케팅 관련 포스팅을 하지 않을까 싶다.

2월 28일 전역 후 1학기를 마치고 2학기 개강하기 전까지 서비스 하나를 런칭할 계획이 있기 때문에 무조건 다 읽어서 내 지식으로 만들어와야 한다. (이미 서비스 구상까지 마친 상태이다.)

마인드.

지금 23살에 군대에 가니까 진짜 거의 나보다 어릴 거다. (요즘 말년이 22살이라더라;)

그 와중에 이것 저것 핑계 대면서 빼면 나라도 진짜 꼴보기 싫을 것 같다.

병원에 실려가지 않는 이상 빼지 말고 열심히 훈련 받고, 일하고,

평일 개인정비때는 운동 열심히 하고,

군생활 좀 적응되면 연등 써서 공부하고,

주말에도 운동이랑 공부 열심히 하면 성공적인 군생활이 되지 않을까 싶다.

오래 걷거나 땅에 무릎을 댈 수 없는 오스굿 슐라터가 있는데, 테이핑하면 그나마 괜찮아서 훈련소 갈 때 스포츠 테이프 두 덩이를 가져가려고 한다. 자기전에 말고 자야지 ..

예전에는 어떻게든 꿀 빨 생각 뿐이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많이 잘못된 생각인 것 같다.

이왕 가는 거 열심히 한번 갔다 와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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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andering Caretaker

2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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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25일

군대가서도 목표한 바를 다 이룰 수 있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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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29일

엄청 많이 하셨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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