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초, 막연하게 개인 프로젝트를 하나 진행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때였다.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이 정말 생각만 하고 있던 그 무렵, 매우 뜬금없이 만들어 보고 싶은 것이 생겼다!
주제는 다름아닌 게임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 그것도 비디오 게임 철권8에 대한.
철권 시리즈는 일본의 반다이 남코에서 개발/서비스하는 3D 대전 액션 게임이다. 대한민국에서는 1999년에 발매하여 2000년대 대한민국 오락실 시장 큰 광풍을 불러일으켰던 철권 태그 토너먼트1이 아마 대중적으로 가장 유명하지 않을까 싶다.
현재는 가장 최신작인 철권 8이 올해 초, 2024년 1월에 출시되어 그 인기와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얘기를 왜 했느냐? 바로 나도 다년 간 꾸준히 철권 시리즈를 플레이왔던 철권 유저이기 때문이다.
모르나요? 모르나요? 모르면 맞아야죠!
라는 말,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지도 모르겠다. 한국의 철권 대회 진행 도중 상대방의 기술을 잘 알지 못해 속수무책으로 경기를 내주는 장면이 나왔는데, 이를 보며 해설진이 날렸던 불후의 명대사다.
경쟁 게임은 대부분 그렇다. 상대방에게 승리하기 위해서는 더 많이 알고 있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하지만, 유독 대전 액션 게임 분야에서는 더더욱 심하다고 볼 수 있다. 개중에서도 철권 시리즈는 더더더욱 그렇고. 정말 모르면 맞아야 한다!
위 영상을 예시로 들수 있겠다 ㅋㅋㅋ 초보 두명의 대결에서 한 기술로만 상대를 시종일관 두들겨 패는 모습인데, 상대가 잘 모른다면 저렇게 기술 하나만으로도 압도적인 승리를 거둘 수 있는 게임이, 철권 시리즈다.
이러한 지식의 중요성은 상대방이 쓰는 기술을 완벽하게 파훼하고, 승리를 따냈을 때는 짜릿함으로 돌아오지만, 막 게임을 처음 시작한 초보자들에게는 커다란 진입장벽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것이 철권 플레이어들이기에, 다양한 게임 플레이 가이드와 기술 데이터들을 서로 물어보고 공유하는 문화가 커뮤니티 전반에 활성화되어 있다.
이번에 제작하게 된 정보 제공 어플리케이션도 이러한 문화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겠다.
게임을 플레이하며 필요한 정보는 여러 가지 있다. 상대방 캐릭터 기술을 파훼하는 방법이 필요할 수도 있고, 초보자라면 게임 시스템에 대한 정보가 필요할 수도 있고..
개중에서도 철권 플레이어의 입장에서 가장 많이 찾아보게 되는 정보는 아무래도 '무브리스트'라고 불리는 형태의 정보다. 유저들 사이에선 기술표, 혹은 프레임표 등으로 불리는데, 각 캐릭터들의 기술들에 대한 스펙들을 자세하게 나열해 둔 형태를 의미한다.
다른 개발자분이 서비스 중인 웹 철권8 무브리스트
실제 내가 즐겨 사용했던 철권7 무브리스트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바퀴를 다시 발명하지 말라는 프로그래밍 격언이 있다. 이미 만들어진 서비스를 다시 만들지 말라는 의미인데, 잘 만들어진 서비스들이 존재하고, 완성도가 빼어나다면 굳이 비교적 실력이 부족한 내가 뛰어들어 개발할 필요는 없을 것. 위의 서비스들의 완성도는 훌륭하지만, 실 사용자 측면에서 아쉬운 부분들이 분명히 존재했다. 이를테면
등등에서 하나씩 아쉬운 부분들이 존재했다. 현행 서비스들의 반응을 확인해본 결과 내가 느꼈던 아쉬움을 토로하는 유저들도 확인되었고.
실제 게임 플레이어로서, 혹은 서비스 사용 유저로서 현행 서비스들에 아쉬운 점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내가 한번 만들어보자!
느낀 아쉬운 점들을 해결하고, 차별점을 두기 위해 내가 기획한 MVP 기능들은
그렇게 3월 13일, 개인 프로젝트 비포리벤지를 시작하게 되었다.
본인이 관심있는 분야에 부족한 점을 스스로 채우다니 재미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