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프론트엔드를 골랐을까?

Bam·2023년 1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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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엔 다양한 위기들을 맞으며 보냈다. 악운들이 띄엄띄엄 다가온다면 멘탈을 잡아내고 견딜 수 있는데, 한꺼번에 몰려오니 이것들을 도대체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지?하고 막막했었다. 그리고 그 막막함들이 나를 무기력과 쾌락 주의에 빠지게 만들었다. 머릿속엔 항상 이렇게 살면 안되는데 하지만 키보드 앞에선 손가락이 움직일 생각도 안했고, 뇌도 동시에 굳어버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몇 달을 보내버렸다.

시간이 약이라고 하던가, 최근엔 많이 회복되서 다시 마음이 잡히게 되었고, 무거운 발을 이끌며 다시 한 보 한 보 전진하게 되었다.

이제 진짜로 무거운 심정들을 털어내고, 공부에 대한 동기도 불어 넣을 겸 또는 공부하기 싫어서 내가 왜 프론트엔드를 골랐는지 한 번 정리해보려고 한다. 겸사겸사 나중에 면접에서 직무에 대한 질문을 했을 때 대답이 되었으면 좋겠기도 하고...


컴퓨터와의 첫 만남

첫 만남은 중학생 때 였었다. 계기는 마인크래프트라는 게임이었는데, JAVA 언어를 알면 자유롭게 모드들을 만들어서 게임을 천지개벽시킬 수 있었다. 내가 한 건 아니고 내 친구가 한창 그 게임에 빠져있었는데, 거기서 나름 모드나 서버들을 뚝딱 뚝딱 만드는 것이 신기했었다. 이 일이 나의 삶에 프로그래밍이란게 있구나를 알려준 일이었다.

본격적으로 프로그래밍을 만나게 된건 중학교 3학년 때 여러 특성화고에서 학교 체험을 시켜주었었다. 그때까지만해도 솔직히 장래희망은 도대체 뭘 적어야할지 너무 어려워 했었는데, 마침 세명 컴퓨터 고등학교에서 체험을 하러 오라는 것이었다. 머릿속에 프로그래머라는 직업도 있었지했던 나는 호기롭게 신청해보고 세명 컴고에서 어떤 수업을 받는지, 간단한 게임 만들기 정도만 했었다. 거기에서 뭔가 컴퓨터 창에 복잡한 영어와 수식들이 주르륵 써져있는 작품들을 몇 개 감상했고 그건 마치 영화에나 나오는 멋있는 무언가(?) 같아서 인상에 깊게 남게되었다.

물론 나는 세명컴고에는 가지 않았다. 일반 인문계로 진학했다. 뭔가 인상에는 남았지만 이것만으로 장래희망을 고르기엔 무리였는지 결국 선린인터넷고도, 세명컴고도 쓰지 않았었다.

그렇게 고3이 되고, 원서를 써낼 시간이 다가왔다. 솔직하게 말하면 그때까지도 난 아무것도 정하지 못했다. 하고 싶은 것도 흥미있는 것도 전혀 없었어서 쓰긴 써야겠고 도대체 뭘 쓰지하고 고뇌했다. 결국에는 컴퓨터/소프트웨어 공학과들을 골라서 쓰게 되었다. 뭔가 인상에 깊었던 일들은 위에서 언급한 프로그래머의 길 정도였고, 주변 친구들도 컴공을 꽤 많이 썼기에 그래? 그럼 나도같은 느낌으로 쓰게 되었다.


첫 프로그래밍

첫 프로그래밍은 대학교 입학 전이었다. 친구가 나에게 예습도 할 겸 마인크래프트의 플러그인을 만들어보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그래서 나랑 같이 카페에서 프로그래밍을 알려주며 프로그래밍을 했던게 내 인생에서 첫 프로그래밍 경험이었다. 내가 메모장같은 무언가(이클립스)에 영어 몇줄을 뚝딱 쳐주니 신기하게도 실제로 게임에서 동작하는 무언가가 되었다는게 너무 신기했었다.

그때 당연히 맨땅에 헤딩식으로 해서 객체 개념이 너무 어려웠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쉽게 알려준거였고 그것도 모르는 내가 머글이었다...

아무튼 아무튼 개강을 하고 본격적으로 수업에 들어가서 C언어로 프로그래밍을 하게 되었다. 입학 전에 JAVA를 깔짝댔었기에 개념 이해 자체는 생각보다 쉽게 했는데, 응용하는게 어려웠다. 지금이야 슥삭~하지만 그때 윤년 판별기 처음으로 짜는데 오랜시간이 걸렸던 기억이 난다.


웹 프로그래밍을 만나다

1학년 2학기 웹 프로그래밍 입문이라는 수업에 들어갔다. 수업내용은 HTMLCSS 였다. 이 수업에서 나는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느낌을 받는다. 그동안 C, JAVA 강의들을 들으며 했던건 cmd 창이나 콘솔에 결과들을 내보내는 정도였다. (C 언어를 1년동안 배웠기에 1학기때는 제어구조까지만 나간 상태) 태그를 슥슥 작성해서 웹 페이지에 결과가 빠릿하게 나오는 HTML은 정말 신세계였다. 이때 느낀 바로는 나는 결과가 확실하게 눈에 보이는 것에 흥미를 갖는구나~ 싶었다. 그래서 다른 수업은 몰라도 웹 프로그래밍 수업은 정말 재밌게 잘 들었던 것같다. 그리고 내 마음속 작은 한 켠에서 처음으로 웹 프로그래머가 되고싶다라는 마음을 은연중에 심어주었다.

웹 프로그래밍에 흥미를 가진 나는 1학년을 마치고 군휴학을 다녀오며 나는 웹 프로그래머가 되기로 결심을 했다. 휴학 기간에 웹 프로그래머는 다시 프론트엔드와 백엔드로 나눠짐을 알게 되었고, 여러 정보들을 습득한 끝에 결과가 확실히 나타나고, 사용자와 직접 상호작용 할 수 있는 프론트엔드에 큰 매력을 느끼고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되고 싶다고 느끼고, 목표를 삼은채로 복학하게 되었다.

정말 짧게 요약하자면 결과물이 확실하게 나타나는 점이 상당히 매력적이고 즐거움을 주었기에 프론트엔드 개발자를 선택했다고 할 수 있다.


이 과정들이 내가 왜 개발자를 장래희망으로 갖고 그 중에서도 프론트엔드 개발자를 선택하게 된 이야기이다.

솔직히 처음에는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을 단어도 너무 멋있고 묘사도 너무 멋있어서 골랐다. 네온 사인이 가득한 도시에서 컴퓨터 하나로 도시를 주무르는 모습으로 자주 등장하다보니 그게 너무 멋있었다. 물론 현실은 미디어와는 많이 달랐다......

그래도 난 여전히 멋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가끔 다크모드 적용된 ide에 코드 적은걸 몇 미터 밖에서 보면 멋있다고 느낀다.("키야~ 영화에서 보던 화면이네"하고) 물론 가까이에서 보면 똥같은 프로젝트 코드지만 ㅎㅎ;

누군가는 멋으로 직업을 고르는게 말이 되냐?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 멋을 위해 나는 공부하고 노력한다. 어쩌면 이라는 것은 나에게 동기부여를 해주는 것들 중 하나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 이 나에게 재미를 주고, 흥미를 주어 계속 공부해나갈 힘을 주기에 나는 아직도 이 중요하다고 느낀다. 면접장에서 프로그래머가 왜 되고 싶었어요?라고 물으면 "멋있어서요"라고 대답하고 싶지만... 그러면 광탈당하겠지?

마지막으로 약간 덧붙이자면, 결과가 확실하게 나타나는 것으로는 앱 개발도 있을텐데, 왜 웹 개발을 골랐냐면 단순히 웹 개발을 먼저 접했기 때문이었다. 앱 개발을 먼저 접했다면, 이 블로그는 앱 개발과 관련된 글들로 가득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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