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깜짝할 사이에 2025년이 되어 버렸다. 이제 나이가 20보다 30에 더 가깝다.
솔직히 개발자로서 한 것은 별로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상반기에 졸업이라는 업적(?)을 이뤄냈고, 하반기에는...
다행히도 힘든 시기에, 스펙이랄 것도 별로 없는데 LG전자에 취업하게 되었다. 상반기 회고는 이미 올려놨으니, 하반기 회고를 중심으로 풀어나가겠다.
졸업 후 여름 때 CSTS 자격증이라든가, 부스트 캠프라든가 Rust OS라든가 ARM 아키텍처 공부라든가 등 새로운 것을 배우려고 난리였다. 다 도움이 되긴 했는데 (테스팅 개념 기반 갖춤, 개발자로서 가져야 할 마인드 환기등등) 결국 가을부터 이런 것들에 집중하기보다 취업 자체의 준비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크게 밑의 활동들을 했다.
학교에서 공부했던 것들 + 프로젝트을 복습
코딩 테스트 / 인적성 검사 준비
내가 '왜' '임베디드 분야'에서 '개발자'를 하려고 하는지
내가 개발자로서 가지고 있는 강점
면접 준비
이거 같은 경우 학교 커리큘럼이 워낙 탄탄하고, 당시 내가 공부하면서 메모했던 내용들도 워낙 깊이 다뤘기 때문에 임베디드 관련 과목들을 찾아서 복습했다.
구체적으로는 운영체제, 컴퓨터 구조, 시스템프로그래밍, AI를 위한 시스템, 전산망 개론(네트워크 개론)을 전부 복습했다.
프로젝트의 경우 위 과목에서 수행한 프로젝트 외에도 1년간 한 개별 연구, 반년간 한 졸업 연구 등을 복습했다.
프로젝트의 복습이 뜻하는게 뭐냐면
보통 프로그래머스, 백준으로 많이 준비하는데 나도 그랬다.
코딩 테스트 기간 직전에 많이 풀기보다는 평소에 꾸준히 풀고 코딩 테스트 전에 좀 더 양을 늘리는 형태로 준비했다.
인적성 검사의 경우 기업에 맞춰서 준비했다.
자세한 내용은 후술.
이건 사람마다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같은 경우 밑의 이유를 가졌었다.
임베디드 분야에 관심 있는 이유는 저수준 컴퓨터 동작 + 시스템 레벨 동작에 대한 탐구심이 강하고, 흥미도 많고, 또 실력이 있다.
개발자를 하려고 하는 이유는 내 실력으로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해결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서. 실제로 개별 연구 때 이를 해냈기에 개발자를 업으로 삼아야겠다는 확신을 가졌다.
물론 회사 직무 별로 관심을 가진 이유는 추가로 있었다. 밑에 얘기하겠지만 애초에 정말로 관심있는 회사의, 관심있는 직무들에만 주로 지원을 했었다.
이것도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본인의 경우... 생각해낸 강점 및 단점을 여기에 전부 적기에는 너저분하고 어떻게 생각해냈었냐면
프로젝트나 활동 등을 통해 보일 수 있는 강점들을 주로 골라냈다. 상대방이 설득 되어야 하니까.
어떤 프로그래밍 언어, CS 지식을 갖췄냐도 물론 준비했지만 점성적인 부분에서 (성향, 가치관 등) 가지고 있는 강점의 준비에 좀 더 집중했다. 보이기 힘들고, 또 사례를 더더욱 많이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
그리고 결과물 자체에서 보이는 강점 뿐만 아니라, 그 결과물을 어떻게 더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었는지, 아니면 결과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어떤 깨달음을 얻어 발전해 강점이 되었는지등을 준비했다.
이건... 뭐 흔히 취준생들이 하는 그런 면접 준비를 했다.
자주 나오는 면접 질문, 자소서 등에서 나올만한 질문, 기업별로 물어볼만한 질문 등을 생각해보고 궁리하고 말하는 연습을 많이 했다.
저번에 상반기 때 이 부분에 대해 깊게 생각 안 한 것은 둘째치고, 이를 말로 표현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생각해서 좀 신경 썼다. 그게 면접 때 잘 되었냐라고 하면 모르겠다만
이번에 지원한 기업들은 다음과 같다.
SK 하이닉스 (서류 탈락)
구글 SWE (서류 탈락)
쿠팡 백엔드 (코테 탈)
현대 모비스 OTA SW 개발 (1차 면접 탈)
삼성전자 시스템 LSI 사업부 (최종 면접 탈)
LG전자 HE 사업부 System SW (최종 합격)
요즘 트렌드(?)에 비하면 적게 지원했다.
본인의 학교 네임밸류(...) 때문인지 서류 합격은 항상 잘 되고 코테도 자신은 있었기에 지원한 곳은 다 면접에 갈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실제로 몇몇 경우를 빼면 그랬고 말이다.
그래서 여러 회사를 지원하지 않고 관심있는 회사들 위주로 지원을 했다. 이번에 잘 안되었으면 그때는 위 전략을 사용하지 않고 좀 눈을 낮췄겠지만... 잘 되었으니 그건 넘어가자.
각 기업별 후기는 필자 주관이기 때문에 참고만 하시길 바랍니다. + 코테 문제와 면접 질문 등의 자세한 내용은 공개가 힘듭니다.
원래 개발 직무에 지원하려고 했는데, 신입을 안 뽑았다.
그래서 이전에 지원한 Application Engineer 직무에 또 지원했는데 광탈했다. 1달 밖에 안 되서 그런 것 같다.
웹 관련 SWE인데 딱히 지원 하지 않을 이유는 없어서 지원했다. 영문 resume는 이미 만들었었기도 하고.
알고보니 경력이 어느정도 있는 사람을 요구해서(...) 탈락했다.
백엔드 직무인데 보험 느낌으로 지원했다. 서류도 그냥 resume로 충분해서 위의 구글 것을 재탕했다. 별 생각이 없었는데 서류 합격이 되고 코테를 보게 되었다. 영어 + 학벌 빨이 큰 것 같다.
코딩 테스트를 C++위주로 준비했는데 Java로 다시 보라고 해서 복습하느라 좀 애먹었다.
3시간에 3문제였나 4문제였나를 풀어야 했다. 좀 어려웠다. 구현보다는 알고리즘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코딩 스타일을 신경쓴다고 명시를 했다.
탈락 이유는 그냥 문제를 많이 못푼...것도 있고 급하게 준비해서 코딩 스타일을 제대로 못 신경쓴 것도 있는 것 같다.
서류 - 코테 + AI 역량검사 - 1차 면접 - 2차 면접 형태였다.
AI 면접은 소위 인터넷 상에서는 신역검?이라고 하는 것을 봤는데 연습을 해당 사이트에서 제공해서 해보고 그냥 풀었다.
코테는 C/C++로 꼭 풀 필요는 없지만 이걸로 풀길 권장했다. softeer에서 봤다. 3시간으로 5문제였다. 마지막 문제 빼고는 매우 쉬웠고 마지막도 자료구조/알고리즘만 잘 알고 있으면 별로 어렵진 않았다.
1차 면접의 경우 비대면 PT 면접이었는데 직무마다 형태가 다르고, 특정 직무는 PT면접도 아니니 참고. 내가 했던 내용들을 정리해서 발표를 하는 형태였다. 반억지로 직무에 맞춘 경력 + 뭔가 면접관들이랑 호흡이 잘 안 맞음 + 여전히 미숙했던 말하기의 환장의 콜라보로 탈락할 것 같았고 탈락했다(...)
1 (면접자) : 4 (면접관)의 형태였다.
서류 - 코테 - 면접 형태였다.
상반기랑 다르게 사업부를 바꿔서 지원했다. 그런데 그걸로 인해 특별한 일은 없었다.
상반기에도 지원했었는데 상반기 대비 코테가 어려웠다. 특히 2번이 세그먼트 트리가 나왔었다. 자세한 내용은 코드트리에 가서 풀어보면 된다. 저번과는 다르게 1문제만 풀었다. 준비할 때도 백준/프로그래머스랑 별도로 코드트리로 준비하는 것을 추천한다. 아니 그냥 코드트리를 최우선으로 푸는 것을 추천한다.
면접의 경우 모비스 이후 연습을 더 많이 하고 모비스/상반기 삼성 대비 답변을 잘함 + 서로 대화가 어느정도 통한다고 생각했지만 떨어졌다. 분위기도 모비스보단 나았는데... 그냥 사람을 많이 안 뽑아서 떨어졌다고 생각한다. 아니면 '어느정도' 통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았을 수도.
형태는 직무 + 임원. 각각 30분. 전부 1 (면접자) : 3 (면접관)이었다.
실제로 상반기 대비 면접 본 인원이 많이 적고 서류 탈락도 많다는 얘기가 많았던걸 보면 회사가 많이 힘들긴 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메일이 와야 붙었다는 것이 확인이 되는데 마지막에 메일이 안와서 하루종일 우울했다
언젠간 또 지원할 수도 있겠지.
그리고 집이 멀어서 면접비가 많이 들어와서 기분이 조금 좋았다...는 합격을 해야지 젠장
서류 - 코테 + 인적성 - 1차 면접 - 최종 면접 형태였다.
코테는 2시간이었나 3시간이었나에 3문제였다. 초기 2개는 구현 관련이고 3번이 그래프 관련이었는데 3번이 조금 까다로웠다. 나는 2문제만 확실히 풀었다. 3번은 틀렸을 것 같다.
인적성의 경우 SKCT 이후 첫 인적성 이었는데... 이전의 10분 15문제가 아닌 20분 20문제였다. 분야는 4개니 총 80분 80문제. 분야는 SKCT랑 유사하다.
필자가 국어가 맛이 갔음을 저번 SKCT때 느껴서 (...) 걱정했는데 여기 국어는 그거에 비하면 쉬워서 안도했다. 다 풀고 그럭저럭인데 라고 생각했는데 톡방에서 예전보다 어렵다고 난리나서 좀 당황했다. SKCT보단 쉬운데 기존 인적성 보다는 어렵다고 생각하면 될듯하다.
1차 면접은 비대면 PT면접으로 본인 프로젝트 + 직무 관련 수업에 대한 설명이었다. 직무마다 면접 형태는 달랐던 것으로 기억하니 참고만 하자.
발표 이후 전공 질문 + 프로젝트 질문이 좀 들어왔는데 전공은 전부 공부한거고, 프로젝트 관련 질문도 예상한 것들이라 별 일 없었다. 그 외에 자기소개 말고는 딱히 묻지도 않아서 거기에 집중하면 될듯하다.
특이사항으로 첫 다대다 면접이었다. (면접자 2 : 면접관 3) 개인적으로는 혼자 보는 것보다 부담이 줄어드는 느낌이라 좀 더 편했다. 그리고 같이 본 사람이 같은 학교 출신이어서 신기했다. 일부러 같은 학교를 매칭한 것 같기도.
다대다라서 내가 PT한 이후 다른 분이 PT를 했다. 그 다음에 각각 개별 질문이 들어갔다.
2차 면접은 대면 인성 면접이었다. 면접관이 임원?인지는 모르겠다만 이전보다 직급은 조무더 있어 보였다. 이것도 다대다 면접이었다. (면접자 3 : 면접관 2) 마곡 사이언스파크에서 봤는데, 근무지도 마곡이 된 것을 생각하면 면접 본 장소가 추후 근무지라고 생각해도 될 것 같다.
50분을 봤는데, 면접자가 3명이라 삼성 대비 그렇게 질문을 많이 받지 못했다. 삼성이 엄청 많긴 했다. 공용 질문이 대부분이었고 개별 질문은 별로 없었다.
같이 본 면접자 중 한 분은 이전의 1차 면접때의 면접자였어서 반가웠고, 다른 분은 석사생이었다. 두 분 다 사람은 좋았는데 여기든 다른데든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1차도 같은 장소의 두명 다 합격했으니 2차도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으니까 말이다.
면접관 분이 지금까지 본 면접관들 중 가장 반응을 열심히 하셔서 분위기를 편히 하려고 노력한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다른 두 분은 딱딱했다고 느껴서 또 당황했다(...)
당시 면접관가 나 사이의 대화가 서로 잘 전달된다고 느꼈고, 상대쪽이 나를 좋게 생각하는 느낌이 들었어서 잘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대로 이어졌다. 근데 정말 그때의 느낌이 맞는건지는 모르겠다. 정작 준비한 내용들이 이전 기업들과 거의 동일한데 다 온도차가 다른 것을 보면... 1차 면접 때 좋은 인상을 남겼나? 라는 생각도 들었었다. 이건 뭐 뇌피셜이니 너무 진중하게 받아들이진 말자.
여튼 고생했다 내 자신 (토닥토닥).
건강 검진도 한번에 정상인걸 보고 난 건강하다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았다. 운동 + 집밥의 성과인 것 같다.
일단 채용 공고 수가 저번보다 줄었는지에 대해서는 그닥 체감하진 못했다. 상반기랑 비슷한 것 같다.
그런데 삼성전자 면접 인원을 보고 아 많이 힘든 상황이긴 한가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LG전자에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1순위는 아니지만 어쨌든 여기서도 일하고 싶어서 지원한거기도 하고. 그리고 알아볼수록 그냥 여기가 더 좋은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취업이 운칠기삼이라 생각했다. 준비야 일단 당연히 열심히 해야 하는데, 운도 중요한 것 같다. 정확히는 면접 때 만나는 면접관과의 호흡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모비스는 서로 말이 핀트가 엇나가는 느낌이었고 그대로 떨어졌고, LG는 서로 핀트가 매우 잘 맞는 느낌이라 붙겠네 생각했고 붙었다. 물론 붙기 전까지는 벌벌 떤 것은 마찬가지지만 말이다. 삼성도 지금 돌이켜보면 분위기는 괜찮았는데 약간 미묘한 핀트가 그대로 결과로 나온 것 같다. 채용인원이 줄어든 것 같은건 덤이고 말이다.
취업 준비하는 분들은 물론 준비야 열심히 해야 하지만, 못 붙어도 그냥 그 기업이 자기랑 안 맞았나 보구나 생각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는 붙었으니 말이 쉬운거지 붙기 전까지는 살얼음판이었다. 하필 LG도 제일 마지막에 결과 발표를 했기에 최종 결과 전까지는 느낌이 좋았어도 속으로 끙끙 앓았다. 결과 나오기 며칠 전에는 개발은 물론 게임도 집중이 안되서 그냥 유튜브만 24시간 틀면서 멍때렸다 (...)
올해는 이미 좀... 안좋아보이는 소식이 취준 톡방에 보이는데 그냥 다들 힘내야할 것 같다. 나는 그런 분들 생각하며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
먼저 회사에 들어가기 전에 맘껏 놀기(...). 착실히(?) 수행 중이다. 대신 백준은 매일 풀고 있다.
다음으로 임베디드 개발 실력을 많이 늘리고 싶다. 현재 계획 중인 것은
운영체제, ARM 아키텍처, Linux, C++ 서적 각각 한권씩 읽기 (분기별로 한 권씩)
STM 보드 갖고 내가 필요한 거 하나 만들어보기 (뭘로 할지는 생각 안해봤는데 일단 실내 온도 측정기를 고민 중이다.)
웹/앱 서비스 하나 만들어보기. '취업' 목표가 아닌 형태로 진행하는 프로젝트라서 좀 더 여유를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와 별개로 회사에 잘 적응하고 싶다. 사실 회사에서 일을 잘한다는 것은 개발 실력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닐거다. 소통 문제라든가, 눈칫밥(?) 문제라든가, 회사 내 프로세스 이해라든가 대인관계라든가. 이 부분에서 일단 잘 적응하고 싶고, 그리고 잘 적응하면 더 발전하고 싶다.
다음으로 개발이나 기술 관련 서적들을 매달 1권씩 읽을 생각이다. 오래 일하고 경쟁력 있는 개발자가 되려면 실력도 중요하지만 현 시장 상황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상황이 파악되고 공부하는 능력은 어느정도 갖춘 편이니, 일단 트렌딩 중인 사업을 파악하고 눈을 넓히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했다.
그래서 앞으로 매달 책을 1권 읽기로 결심했다. 일단 이번달은 '칩 워'라는 책이다. 현재 유의하고 있는 분야는 로보틱스, 자동차, AI, 그리고 대규모 데이터베이스 및 클라우드인데 이 분야 관련 기사나 책을 주로 읽을 것 같다. 겸사겸사 회사 생활, 경영, 개발자 교양 관련 책을 읽는 것은 덤.
마지막은 경영 포트폴리오를 설계하고 잘 실천하는 것. 개발과 게임을 많이 하고 싶은 사람이 안정적으로 이를 할려면... 돈이 많아야 하는 것은 어쩔수 없으니까. 세금/행정 관련 제도들도 많이 공부할 생각이다.
그래도 작년에 취업하면서 느꼈던 압박감이 올해는 없을...거라고 믿고 싶다. 회사 생활은 또 다른 압박감이 느껴지겠지만 말이다.
안녕하세요. 사내 ps 스터디 같이 하실래요? (마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