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덕꾸러기 인문학도, 문송합니다. 하지만 난 이겨낼 겁니다.

Bittersweet World

이번 11월 달은 나에게 가장 달콤하면서도 가장 가혹한 달이었다.

데이터 분석이라는 것을 시작한지 4개월이 흘렀다.

나에게는 4개월이 쉼없이 달려온 시간이었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은 잘 몰랐다.

그리하여 나는 나를 나름대로 표현하는 것에 열중했다.

하지만 실제로 면접들을 보러 다니면서

세상은 역시, 그리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통계학과도 아닌데 잘하실 수 있나요?

이번 면접들에서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이다.

이 질문 하나 때문에 나의 지금까지의 모든 것이 부정당했다.

물론 통계학과가 이 직군에 아주 강한 강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아마 시대가 변했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대학교에 입학할 때만 해도 통계학과는 통계청에나 들어가는 학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떠오르고 있다는 데이터 직군에서 가장 원하는 학과가 되었다.

모든 것이 숫자로 돌아가는 데이터에서 이 학과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것을
나는 단순히 잊고 있었던 것이다.

인문학을 전공한 사람이 왜 데이터를 하나요?

이번 면접들에서 두번째로 많이 들은 질문이다.

또한 그에 딸려오는 질문으로 돈을 많이 받는다해서 전향한건가요?
라는 질문과 함께 말이다.

위의 모든 질문에 대한 답

통계학과도 아닌데 잘 할 수 있나요?
➡️ 아니요, 하지만 열정과 끈기로 그에 준한 결과를 내겠습니다.
(물론 이것도 증명할 수 없고 기업에서도 리스크가 있으니
없으니만 못한 대답일테다.)

인문학을 전공한 사람이 왜 데이터를 하나요? 돈을 많이 벌어서?
➡️ 맞습니다. 솔직히 그거 아니고 누가하나요?
(그 쪽은 안그런가요? 라고 정말 되묻고 싶었다.)

그 외 나의 밑바닥까지 보여주는 질문들을 끊임없이 받았다.

결국 모든 것은 돌고 돈다.

유행은 돌고 돌고 세상도 돌고 돈다.

지난날 인문학은 전혀 쓸모없는 취급을 받았지만

지금은 르네상스만큼은 아니더라도 성능과 결과, 효율만 주장하는 현대사회에
산적한 문제들을 다루기 위해 인문학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나는 내 자기소개서에 하나의 문장을 적었다.

사람들의 흥미가 수요가 되고 그 수요가 곧 데이터가 된다.라고

당장 내 위치에서는 내가 배운 것들로 인문학적 지표를 가지고
사람들의 흥미나 어떤 것에 대한 판단을 내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럴 수도 없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할 수록 인간적인 것이 더욱 강조되는 모순의 상황에서

언제까지 인문학이 무시당할까라는 오늘도 간절한 모순의 기도를 해본다.

기술 블로그라는 벨로그에 이런 장문의 글을 쓰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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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주저않지 않는다.

면접을 보면서 내 모든 것이 부정당하고 기술로써 모든 것이 평가당할 때

내가 나를 잃지 않았던 이유는 바로 인문학을 공부했었기 때문이라고

아주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다.

대외적으로 나를 평가할 수 있게 하는 것은 기술이겠지만

결국 내 인생은 나의 것이기 때문에

어느정도의 기술만 있다면 결국 이 모든 것은 나의 승리가 될테니 말이다.

그것을 깨달은 순간 나는 다짐했다. 결코 지지 않으리라고.

꼭 이 직군에 보란듯이 입성해 성공해보이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