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들과 함께한 2021, 너무 늦어버린 회고

밍밍·2022년 1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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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2021년은 나에게 있어 행복한 일이 가득한 해였다. 이 모든 과정은 누군가는 '힘들겠다고' 생각할 수 있는 나의 과거의 준비 시간을 거친 이후의 열매라고 생각한다.

주변 지인들에게 늘 말하지만 그 힘든 시간은 전부 미래를 위한 발판이었다. 물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당사자들에게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과거를 모두 발판으로 더 높은 미래로 도약하길 바란다!

메인 업무 - 교육 PM

고된 취준 끝에 낙이 왔다

지난 포스팅과 같이 많은 고민 끝에 나는 개발자의 성장을 돕는 직무를 갖게 되었다. 단순 '개발자가 되기 위한' 교육이 아닌 '개발자가 개발자답게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어서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회사 생활을 하고 있다.

감사하게도 내 직무 특성상 취준생부터 주니어, 미들, 시니어까지 다양한 경력과 포지션의 개발자들과 소통하게 되는데 그 과정 속에서도 그 만남들이 정말 감사하고, 귀하고, 많은 것을 배우게 되는 한 해였다.

온라인 스터디 운영

처음 담당하게 된 업무는 온라인 스터디를 운영하는 것이었다. 30명의 스터디원들과 2명의 현직 시니어 개발자(백엔드, 풀스택) 리더들과 함께 약 한 달동안 온라인 세션을 병행한 코드 리뷰 중심의 학습이었다.

처음 담당하게 된 만큼 지난 영상을 수십 번 반복해서 보며 시뮬레이션을 했던 것 같다. 다행히 큰 이슈 없이 마칠 수 있었고, 그 과정 속에서 배운 건 다음과 같다.

  • 하나의 교육 과정을 만들기까진 학생과 회사(담당자)의 관계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 교육 과정을 함께 만들 동료, 현직 개발자 리더와의 관계와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 학습을 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내가 부족한 것을 채우기 위함'이기에 학습하고 있는 개념에 대해 익숙하지 않다. 누군가가 실수했을 경우 사람을 탓하는 것이 아닌 원인을 찾아 빠르게, 함께 해결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 내 돈 주고 시작했지만 내 돈 줘도 끝을 맺기 어려운 것이 사람인지라 완주할 수 있도록 소통하는 것이 중요 포인트다.

진심을 다해 응원했고, 진심을 다해 함께했다.

단순히 내 직무여서가 아니라 한 사람의 성장을 내가 도울 수 있다는 것이 행복했다. 그 결과 지금까지 마지막 미션을 완료한 학습자들이 별로 없다고 걱정하곤 했는데 9기에만 5명이 마지막 미션을 완수했다. 이 정도면 잘한 거 맞지? (코쓱)

장기 교육 과정 PM

그 다음 바로 담당한 업무는 장기 교육 과정을 기획, 설계, 섭외, 운영하는 통칭 하나의 과정에 있어 PM을 담당하게 되었다.

그 과정을 위해서 수많은 개발자들과의 미팅, 제안, 미팅, 제안... 다들 힘들지 않았냐고 하지만 진짜 재미있었다. 전혀 다른 도메인, 천차만별의 경력을 가진 개발자들과 만나서 단순 비즈니스적인 이야기만 나누는 게 아니라 업계에 대한 이야기, 내가 하고 싶었던 것들이 현실화될 수 있을까에 대한 고찰이 연달아 이어질 수 있었다.

더불어 프론트엔드 개발자로의 성장을 위해 만들어진 교육인 만큼 모든 강의를 다 검토하고, 커리큘럼을 몇 번이나 바꾸고, 연사님들을 모시기 위해 유튜브며 웬만한 컨퍼런스 영상은 다 찾아봤다.

이 과정을 통해 또 소중한 인연들이 이어졌고, 점점 시야가 넓어지는 게 나에게도 느껴졌다. 약 40명 정도의 실무 개발자분들과의 미팅은 매번 해도 짜릿했다...!

그리고 5개월이라는 시간동안 60명의 프론트엔드 개발자를 희망하는 분들과 함께, 미친듯이 달렸다. 거기에 교육에 마음을 품고 계신 멘토님들도 정말정말 감사드릴 따름이다. 모든 분들의 이름을 여기에 적었다가 호옥시 몰라 소심하게 지워본다..... (인프피 살려....)

그렇게 5개월간 2명을 제외한 58명의 수료생들과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물론 좋은 점만 있었던 건 아니다. 1기인 만큼 부족한 점이 많았고, 그 점에 대해서 보완해나가는 것이 나의 숙제다.

영상 편집, 온라인 방송

인프라 교육 유튜브

벌써 시작한 지 1년 반이 되어버린 따배런 채널을 기획, 편집하며 인프라 공부를 지속했다.

지금은 성미쌤이 회사 업무로 인해 부산에 출장을 가시면서 잠시 업로드가 중단된 상황이지만 이번 해에는 다양한 시도를 했다.

  • 멤버십을 도입해서 수익이라는 것을 내고, 쌤과 차차와의 논의를 통해 수익금은 IT 공부를 하고 싶지만 사정이 어려워 하지 못하는 친구들에게 전액 기부하기로 했다.
  • 유튜브를 통해 연락을 주신 분은 커뮤니케이션을 해보고, 방향이 맞다면 우리가 지속하고 있는 무료 온라인 멘토링에 참여하도록 안내했다.

이번 해에는 더욱 바쁘실 거 같은데 성미쌤이 서울에 오신 거 같으니까 조만간 어벤져스 해야 할 거 같다.

나는 영상 전공도 아니고, 그냥 취미로 시작해서 여기까지 왔지만 그 모든 과정들이 헛되지 않았음을 항상 느낀다. 이렇게 내가 쓰임 받을 수 있다는 것, 그걸로 인해 누군가에게 도움을 준다는 건 진짜 행복하고 귀한 일이다.

회사 유튜브 업로드용 영상 + 강의 영상

이미 나를 아는 사람들은 내 회고만 봐도 내가 누군지 알겠지만... 내 입으로 말하고 싶지 않아서 차마 공개는 하지 않겠다.

아무튼 회사에 올라갈 다양한 영상들을 기획하고, 만들었다. 그 과정 속에는 나 혼자서 한 건 아니었지만 어쨌든 꽤나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인터뷰 영상도 있고, 음악 플레이 영상도 있고...

더불어 장기 과정에 쓰일 영상들을 초반엔 내가 편집을 진행했다. 중간부터는 내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서 개발을 아는 편집자분과 함께 편집을 진행했지만! 다시 한번 생각해도 취준 때 영상을 배워놓은 건 여러모로 쓸모가 있는 것 같다.

덕분에 빠르게 일처리가 가능했고, 종종 밤을 새우기도 했지만 영상을 검수하는 과정이었기에, 그리고 그 내용이 나도 정말 좋아하는 프론트엔드 내용이었기에 밤을 새우는지도 모르고 일했던 것 같다.

타 유튜버 인트로, 아웃트로 제작

이건 공개해도 될지 몰라서 공개를 못하겠지만(오늘 만나니까 물어봐야징)... 지인이 1만 구독자를 달성하면서 인트로와 아웃트로가 필요해져서 만들어줬다.

지금은 더 많은 구독자를 달성했는데 아직도 쓰고 있는 걸 보면 굉장히 뿌듯하다. 부족한 실력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옆에서 응원해 주고, 함께 기도해 주는 동역자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어어어어 성공해서 나 맛있는 거 사주라. ^^.

멘토링

DND, 온라인 언택트 해커톤

DND에 합류하게 된 2021년, 자잘하게 진행했던 운영 서포팅에 이어 공식적으로(?) 해커톤을 담당하게 되었다. 회사에서 손님과 함께 협업할 기회가 없었는데 해커톤을 통해서 짧게나마 경험했고, 해커톤 기획부터 운영, 마지막 마무리까지 진행했다.

항상 참가자로만 생각했던 해커톤을 주최자로, 운영자로 넓게 바라봐야 했고 그 과정에서 가장 큰 변수는 '팀 매칭'이었다.

다른 해커톤과 달리 우리는 과감하게 팀 매칭을 해 주겠다고 했고, 그 매칭 담당은 온전히 내가 했기 때문에 꽤나 머리 아픈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행했던 이유는 내가 개발 공부하면서 항상 느꼈던 '모든 포지션 지인이 있어야만 해커톤 참가할 수 있음'의 벽을 없애보고 싶었던 것 같다.

사실 이렇게 진행한다고 했을 때 친구들(a.k.a. 개발자들)은 다들 그거 가능하냐고, 미친 거냐고 하긴 했다.

근데 정말 놀라운 건 1팀을 제외한 모든 팀이 완주했다는 것, 결과물이 나왔다는 것, 그리고 1등과 2등이 팀 매칭으로 처음 만난 사람들이라는 것.

이 과정은 나에게 있어 특별하고도 새로운 경험이었기에 추후 자세히 포스팅해볼 예정이다. 아무튼 좋은 기회 주셔서 감사합니다!

IT 멘토링

2년 정도 지속해 온 멘토링이 새로운 기수(?)를 맞이했다. 가장 유의미한 과정이었던 건 중간에 원래 이 분야를 공부하던 친구들과 모르는 친구들과의 격차가 벌어졌고, 성미쌤께 2시간의 멘토링을 1시간씩 나누어 초급, 중급으로 진행하자고 제안 드렸던 점이다.

그게 꽤나 멘티들에게는 좋은 환경 요소가 되지 않았나 싶다. 물론 초급인 친구들은 속도가 느리긴 하지만 꾸준히 나아가려고 서로가 (조용히) 응원하는 느낌이었고, 중급인 친구들은 토론 형식으로 멘토링을 진행했다.

생각해보니 이번 기수는 코로나 때문에 다 같이 모여서 밥을 못 먹었네... (아쉽).

모교 특강

존경하고, 감사한 우리 교수님께서 교수님의 수업 시간에 특강을 해줄 수 있냐고 연락이 왔다. 수업 시간에 진행하는 특강이라서 페이가 나오는 건 아니었지만 예전부터 교수님께 "교수님, 제가 경험을 공유할 수 있을 정도가 된다면 언제든 불러만 주시면 특강 진행할게요!" 라고 해 왔기에 기쁜 마음으로 진행하겠다고 했다.

아무래도 같은 전공 후배들이기에 내가 했던 고민들, 개발을 꼭 해야 하는가 더 나아가 나에게 맞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과정과 극복기에 대해 이야기했고, 나의 큰 자산이 된 여러 현업 개발자들과의 이야기들을 녹여 신입 개발자들에게 원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이후 2명의 후배님에게 연락이 왔고, 그 중 한 후배님은 지속적으로 연락하면서 멘토링 중이다.

마무리

정리하고, 되돌아보니 감사한 분들이 정말 많다. 그리고 가장 크게 느낀 건 처음에도 말했지만 내가 했던 것들이 하나도 헛되지 않음이다.

사실 취준할 때, 그리고 음악하고 개발이라는 걸 시작할 땐 '내가 그럼 지금까지 돈을 왜 써서 음악을 했나, 내가 개발이 맞긴 한가?'라는 고민도 많이 했는데 결국 그 과거들이 지금의 발판이 되어 나는 큰 성장을 이뤘다고 자부할 수 있을 사람이 되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누군가도 어떤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는 중일 수도 있다.

그 과정 속에서는 넘어질 때도, 현타가 올 때도 있겠지만 그 모든 것은 결국 미래에 다 어떻게든 발판이 될 거라고 응원하고 싶다.

내년엔 더 열심히 살아서 투룸으로 이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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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제로부터 시작하는 IT세계 생활

4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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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19일

고생하셨습니다. 2022년에도 화이팅입니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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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20일

모교 교수님이 직접 연락해주시다니 감동이네요.. 저도 얼른 성장해서 후배들에게 도움 줄 수 있는 경험 공유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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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21일

많은 걸 해내신 1년이네요!! 멋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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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22일

2021 한해 고생하셨습니다. 2022에 진행되는 교육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지난 포스팅으로 연결되는 링크가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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